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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및 지역공모 선정작 발표...지역공모 단편 극영화 5편 선정 코미디, 스릴러, SF 등 다양한 장르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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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및 지역공모 선정작 발표...지역공모 단편 극영화 5편 선정 코미디, 스릴러, SF 등 다양한 장르 출품
  • 백석원 기자
  • 승인 2022.03.17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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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선정작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출처/전주국제영화제)

오는 4월 28일(목) 개막을 앞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단편경쟁 및 지역공모 선정작을 발표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공모는 지난해 11월 24일(수)부터 2월 3일(목)까지 진행됐다. 올해 공모에는 총 993편의 출품작을 받아 마감했던 지난해보다 약 170편 많은 1169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그 가운데 극영화 19편, 다큐멘터리 1편, 실험영화 3편, 애니메이션 2편, 총 25편이 선정됐다.

심사에는 영화 평론가 김병규, 손시내, <씨네21> 김소미 기자, <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 임지선 감독, 독립영화 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 진명현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작년에 비해 많아진 출품수를 보고 “지속되는 팬데믹 속에서 각자의 단절, 고독, 무력감과 싸워낸 결과다. 현실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시공간을 새롭게 상상하고, 관계의 회복을 도모하려는 비상하고 다채로운 시도, 그리고 그 또렷한 창작의 의지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올해 출품작들은 연애, 그리고 가족관계의 이면을 엿보는 주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연인과 부부의 고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결렬되고 이별한 사람들이 중심인 선정작들은 모두 과잉과 혐오에 함몰되지 않은 채 연결, 그리고 유대를 향한 새로운 가능성을 담담히 제시한 작품들이다”라며, “높은 완결성에 감탄하게 만드는 작품이 있었던가 하면, 불균질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거부하기 힘든 정감과 사랑스러움으로 마음을 낚아챈 작품도 있었다”라는 심사평을 남겼다.

“동시에 팬데믹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공고하게 주어진 접촉의 제한, 외부 세계의 울타리를 의식하고 이를 감각적으로 소화했다. 일상의 균열을 긴장감 있게 묘사하며 미묘한 정서를 힘 있게 풀어나간 작품들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선정 기준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작품 편수가 많지는 않았으나 매끈하게 조직된 서사와 이미지의 범람 속에서 균열을 내는 실험 영화들을 높이 평가한 반면, 다큐멘터리 출품작 관련해서는 심사위원들을 설득한 작품을 찾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선정작 (25편, 가나다 순)(출처/전주국제영화제)

한편, 전북 지역에 주소지를 두었거나 전북 지역 학교의 재학생인 감독, 제작자의 작품, 혹은 전북 지역에서 50% 이상 로케이션한 작품이면 지원 가능했던 ‘지역공모’는 올해 6회째를 맞이했다. 심사를 맡은 문석 프로그래머는 “지역공모는 이제 자리를 확고하게 잡은 것 같다”며, “올해 출품작들은 지난해에 비해 질적 수준 측면에서 한 단계 뛰어오른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코미디, 드라마, 스릴러, SF, 실험영화까지 뽑게 됐다. 지역영화의 스펙트럼이 보다 넓고 짙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정작은 총 5편으로, 강지이 감독의 <마음에 들다>, 김규민 감독의 <매일의 기도>, 고경수 감독의 <문제없어요♪>, 윤효진 감독의 <유실>, 김은성 감독의 <Mercy Killing>이다. 심사에는 전주대학교 영화방송학과 정승은 교수, <태어나길 잘했어>, <연희동>의 최진영 감독, 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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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선정작 '겹겹이 여름'(출처/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심사평

2022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총 1169의 단편영화들은 모두 지속된 감염병 팬데믹 속에서 각자의 단절, 고독, 무력감과 싸워낸 결과입니다. 현실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시공간을 새롭게 상상하고, 관계의 회복을 도모하려는 비상하고 다채로운 시도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그 또렷한 창작의 의지에 감사를 전합니다.

6인의 예심 심사위원들이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약 24편의 영화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올해는 연애, 그리고 가족관계의 이면을 엿보는 주제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내밀하고 독점적인 관계가 불러일으키는 긴장과 불협화음이 그 자체로서 영화에 매혹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이미지와 긴밀히 스며들어 감응을 일으켰습니다. 연인과 부부의 고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결렬되고 이별한 사람들이 중심인 선정작들은 모두 과잉과 혐오에 함몰되지 않은 채 연결, 그리고 유대를 향한 새로운 가능성을 담담히 제시한 작품들입니다. 이들 중에는 신선한 착상, 세련된 감수성, 유려한 촬영 등으로 높은 완결성에 감탄하게 만드는 작품이 있었던가 하면, 불균질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거부하기 힘든 정감과 사랑스러움으로 마음을 낚아챈 작품도 있습니다.

동시에 창작자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공고하게 주어진 접촉의 제한, 외부 세계의 울타리를 의식하고 이를 감각적으로 소화한 듯 보입니다. 익숙한 공간은 영화적으로 때로는 섬뜩하게, 때로는 기분 좋게 해체되었습니다. 극영화,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틀어 일상의 균열을 긴장감 있게 묘사하며 미묘한 정서를 힘 있게 풀어나간 작품들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실내극이 증가한 만큼 공간 묘사의 기법과 시각적 독창성이 질적 성장을 이뤄냈고, 그 자리에 인간 심리를 파고드는 사유의 깊이가 더해졌습니다. 당연한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려는 새로운 노력의 일환으로서 도시와 자연 공간을 산책, 모험, 배회, 추적하는 걸음걸이 또한 돋보입니다. 날씨에 대한 기민한 감각을 담은 대화의 영화, 자유분방한 로드무비, 환상성을 품은 로컬 영화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작품 편수가 많지는 않았으나, 매끈하게 조직된 서사와 이미지의 범람 속에서 균열을 내는 일군의 실험 영화들도 인상적입니다. 화자, 데이터, 프레임 등 이미지의 매개로 기능하는 요소를 과감히 분할해 화면의 긴장을 유도하는 이들 작품은, 극장 없는 영화의 시대에 작가들이 품은 미학적 포부를 보여줍니다. 다큐멘터리 출품작들의 경우 많은 아쉬움을 낳았습니다. 출품된 분량도 적었고 심사위원들을 설득하는 작품은 더욱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문제의식과 집요한 취재가 돋보이는 다큐멘터리가 부재한 가운데, 에세이 필름에 가까운 일부 다큐멘터리들이 흥미로운 논의를 이끌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현실의 실체를 찾아내고 나아가 감정의 물성까지 탐험하는 작품에 주목했습니다.

아쉽게 탈락한 작품 중 상당수는 공감 가는 이야기와 주제 선정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길이와 밀도에 관한 고민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형식적으로 첨예한 구상을 지닌 극영화가 드물었습니다. 단편다운 표현에 있어 소극적인 스타일은 한국 단편영화의 오랜 경향이기도 하며, 세대교체 과정에서 창작자들이 쇄신을 고민해 볼 대목입니다. 사회적 의식과 역사성을 담아낸 작품, 시의성 있는 이슈를 극대화한 작품들이 희소했고 이에 따라 심사위원들이 균형의 측면에서 후한 평가를 도출한 작품도 있습니다. 기성 서사와 장르의 답습에 주력한 작품들은 준수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제외했습니다. 참신한 발상과 대중성을 갖추었으나 과연 디지털 플랫폼이 아닌 영화제에서 소개할 가치가 있는 작품인지 고민하는 순간들도 더러 있었는데, 이는 앞으로도 영화제가 꾸준히 숙고할 과제일 것입니다.

짧은 영상을 누구나, 언제든 찍기 쉬운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굳이 ‘단편영화’를 만들어 진지한 주제와 고유의 미학을 실현하려는 창작자들의 야심과 과제는 어려워져만 갑니다. 특별히 지난 2~3년을 통과하며 매우 좁고 외로운 과정을 겪어낸 필름메이커들에 위로를 전합니다. 2022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의 영화들을 통해 이 낯설고 끈질긴 단편영화의 운명을 관객 여러분들도 직접 마주해보시길 바랍니다. 결속과 해체를 그리며 자기 앞의 세계를 응시하는 올해의 영화들이 분명 담담한 용기를 나눠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단편경쟁 예심 심사위원 김병규, 김소미, 손시내, 이재은, 임지선, 진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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