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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우리나라 무형문화재의 맥이 끊기지 않기 위해서는 보유자의 새로운 명칭 개선이 시급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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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우리나라 무형문화재의 맥이 끊기지 않기 위해서는 보유자의 새로운 명칭 개선이 시급하다. ①
  • 백석원 기자
  • 승인 2022.06.07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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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제정된 우리나라 문화재 보호법 제2조에서 문화재에는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문화재 등을 포함한다고 되어 있다. 이중 유형문화재에는 국보, 보물이라 칭하는데, 국보는 사전을 찾아보면 ‘나라의 보배’라는 의미로 설명되어 있다. 반면 무형문화재는 그 대상이 형체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그 기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지정의 대상이 되는데 보유자라고 부른다. 보유자라는 단어의 의미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거나 간직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데 주택을 가지고 있으면 주택 보유자,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주식 보유자라고 말한다. 유형문화재인 국보는 나라의 보배라 칭하면서 그것을 만드는 장인은 단순히 기술 보유자라고 칭하고 있다. 보유자라는 명칭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형문화재에 대한 어떠한 인식을 심어주는지 살펴보고, 무형문화재에 대한 가치를 제고해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진흥하는 취지로 본지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4인의 견해를 들어본다. 인터뷰이 4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5호 조각장 곽홍찬, 제60호 장도장 박종군, 제106호 각자장 김각한, 제113호 칠장 정수화 장인이다. [편집자주]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진행한 무형문화재에 대한 인터뷰이 4인 좌측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113호 칠장 정수화, 제60호 장도장 박종군, 제35호 조각장 곽홍찬, 제106호 각자장 김각한 이다.

지난 2008년 화마에 불탄 우리나라 국보 1호 서울 숭례문 현판을 복원하는 일은 ‘각자장’ 보유자 김각한 명장이 한 일이다. 그의 손끝에서 현판이 되살아 났다. 이 작업이 가장 보람있었고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고 한다. 국보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고 문화재이지만 결국 이것을 탄생하게 하고 지켜나가는 것은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몫이다.

국가무형문화재 박종군 장도장은 “처음에 시작할 때 애초에 1962년도에 문화재보호법 만들 때 이미 그때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꿴 겁니다. 가치에 대해서 좀 더 잘 생각을 해보고 명칭을 결정했다면 보유자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을 겁니다.”라며,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유형문화재는 국보하고 보물로 나눴습니다. 그런데 무형문화재는 보유자라는 명칭을 부여했습니다. 유형 문화재가 보물이고 국보면 무형문화재도 같은 국가 보물로 국보라고 불러야 되는데, ‘보유자’라는 명칭을 붙여가지고 지금 60년이나 계속 쓰고 있습니다. 스스로 우리가 무형문화재 품격을 낮춤으로 국격을 낮춰버린 겁니다.”라고 보유자라는 명칭이 무형문화재에 적합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일본의 무형문화재 보호제도

일본의 무형문화재 지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중앙대학교 아시아문화학부 교수 임장혁의 무형문화재와 민속자료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문화재보호법과 일본의 문화재보호법 성립에 관한 2021년 연구에서 일본에서도 처음 문화재보호법을 만들 당시 무형문화재를 포함하기 어려웠던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의 문화재보호법 제정 배경에는 법륭사 화재 사건뿐만이 아니라 국보와 문화재의 소유자가 경제적 불안정으로 이를 방치하거나 매각하며 이에 따른 해외 유출의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만으로 문화재보호법에 무형문화재·민속자료·매장문화재를 포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카이노 아스카(境野飛鳥)는 문화재보호법 제정 과정에 있어서 GHQ(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이후 1945년 10월 2일부터 6년 반 동안 일본에 있었던 연합국 사령부이다.)가 문화재를 유형과 무형으로 구분하는데 부정적이었으며 일본의 경제 상황에서 무형문화재를 추가할 필요가 없다는 논지였으나, 일본 측의 노력으로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이토 나오코는 GHQ가 공예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 일본 본토와 규슈(九州), 시코(西國) 등의 공예품과 제작 기술을 조사하고 장인들의 주소 목록을 작성하여 교류하였으나 무형문화재의 보호에 구체적인 시책을 제안하지는 않았음을 밝혔다. 그러면 일본은 어떠한 목적에서 무엇을 보호하기 위하여 무형문화재 제도를 도입하려 했던 것일까.

신헌법이 제정되며 천황의 정치적 권위가 변하였고 궁내성마저 해체됐다. 이로 인해 궁중 제사와 아악을 담당하던 식부직악부(式部職樂部)가 해체의 위기에 이르렀다. 참의원은 황실의 예술을 보호할 필요성에 대해 1946년부터 논의했다. 참의원은 유형문화재가 ‘정적 국보’라면 무형문화재는 ‘동적 국보’ 또는 ‘고전예술’이라는 논리로 인류적 견지에서 황실 예술을 보호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마침내 문부성도 아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재보호법이 1950년에 제정되면서 무형문화재가 포함됐다.

이렇듯 일본의 무형문화재 지정도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아악부가 없어지면 일본의 전통 황실 예술이 사라질 것을 감지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이었음에도 무형문화재를 문화재보호법에 포함시켰다. 또한 그 때 참의원의 인식에 무형문화재가 ‘동적 국보’라는 인식이 있었다.

일본의 무형문화재 명칭 보지자와 인간국보(人間國寶)

일본 도호쿠대학 동북아시아연구센터 조교수 김현정(2012) 연구에 따르면 문화재보호법에 대해 1975년 대대적인 개정이 이루어졌다. 골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중요무형문화재의 ‘보지단체’(保持団体) 인정제도의 신설과 문화재보존기술 선정제도의 신설, 중요무형민속문화재 지정제도의 신설이다. 전남대학교 대학원 김재희의 석사학위 논문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인정대상에 따라 ‘각개인정’, ‘총합인정’, ‘단체인정’으로 구분한다. 각개인정은 보유자 개인을 독립적으로 파악하는 것으로서 우리의 개인종목의 개별 보유자와 유사하다. 이들 각개인정 보유자가 그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며, 일본에서 ‘인간국보(人間國寶)’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1950년의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래 무형문화재의 중에서도 특별히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개인을 선발하여 ‘인간국보’라는 칭호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 ‘인간국보’라는 말은 속칭이며, 정식으로는 중요무형문화재 기·예능 보지자이다. 일본의 각개인정 보유자의 수는 116명으로 고정되어있다는 것이 한국과 상이한 점이다.

Q. 일본에서는 인간 국보, 베트남에서는 황금의 손이라고 칭하기도 하는 보유자 명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박종군 장도장 : 보유자라는 명칭을 사용하니 국민으로부터도 존경을 받을 수 없는 위치가 되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외부로부터 다른 국가로부터도 우리의 어떤 문화 국격이 없어진 겁니다.. 우리 스스로가 60년 동안 보유자라는 명칭을 써 왔는데 이제 우리가 바로잡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일본은 인간국보(人間國寶)라 그럽니다. 우리도 이제 국보라는 명칭을 써야 됩니다. 그랬을 때 현재 문화재의 품격도 올라가고 자긍심도 갖게 되고 배우려는 사람도 생깁니다. 지금 배우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전수 장학생이 기능 예능 합해서 68명입니다. 전수 장학생은 20대, 30대 층이에요. 젊은 층인데 허리가 없다는 소리이고 다음 세대에 우리는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못 만들어놨다는 얘깁니다. 국보라는 타이틀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국민들부터 관심을 받게 되고 존경도 받게 되고 그 명분 때문에 우리가 정부에서도 일을 많이 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히 무형문화재 예산도 생기게 됩니다.

Q.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전승자가 줄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다른 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칠장 정수화 : 나도 우리 아들 안 시키고 싶습니다. 지금 내가 우리 아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절대 이거 하지 말라고, 내가 너 이거 데려온 거 너무 후회한다고, 내가 어제 그 소리 했습니다.

A. 박종군 장도장 : 그만큼 우리는 환경을 조성을 못 했기 때문에 지금 맥이 끊어져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안 배우려는 거고 그렇다면 우리가 젊은 전승자들에게도 국보라는 타이틀을 걸어줬을 때 나 국보 이수자야 라면서 자기 긍지라는 게 생깁니다. 국보 전수 교육사야 나 조교야 즉 국보가 붙었을 때 긍지라는 게 있습니다. 보유자 이수자 전수장학생 이런 사람들이 못 알아듣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그런 명칭을 줘가지고 우리한테 긍지를 가지고 처신을 잘해라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원 의원(수원시갑)은 2020년 10월 12일 전수교육의 대가 끊길 위험에 처한 무형문화재 보호 방안에 대해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김승원 의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에 확인한 결과, 4건의 무형문화재가 보유자·보유단체가 없어 전수교육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디장(제88호), 나주 샛골 나이(제28호), 백동연죽장(제65호), 배첩장(제102호)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35개 종목이 이수자가 고령이거나 기술 전수가 어려워 전수자 계승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정이 가장 심각한 종목은 바디장이라고 한다. 보유자였던 구진갑 씨가 별세한 2006년 이후 14년째 보유자가 없는 실정이다. 마지막 전수조교 또한 20년 전에 사망해 현재 바디장은 전수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유일하게 혼자 남아있는 이수자마저 사라진다면 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88호는 지정해제되는 수순만 남게 된다. 보유자가 있는 다른 무형문화재들 중 일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통장(제93호)과 윤도장(제110호) 보유자는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자이며, 선자장(제128호) 한지장(117호) 또한 여든에 가까운 나이다. 네 종목 모두 전수조교 없이 이수자 1~2인만 남아있는 상태여서 보유자가 사망할 경우 바디장의 전철을 밟게 된다.

Q. 한국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가치에 대한 견해는?

A. 조각장 곽홍찬 : 우리 보유자 선생님들이 사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국격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한국이 세계 선진국 반열에 들어가 있습니다. 선진국은 문화 강국이라고 합니다. 문화가 뒷받침해줘야 하고 그 중심에 이제 가장 한국적인 정체성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있는 선생님들이 지금 보유자 선생님들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명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라의 국보나 보물이 그 나라의 문화를 대표하고 있는데, 그것을 제작하고 다음 후손에 물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선생님들이십니다. 후손들한테 그대로 위에서 받아서 내려주는 그 역할을 하시는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요즘에 우리 주변을 들여다보면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 일본의 독도 침탈과 역사 왜곡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소중한 무형유산입니다. 그것을 강력하게 지켜나가야 된다는 말입니다.

박종군 장도장은 "5월에 새로 부임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공예에 관심이 많고 글도 많이 쓰시고 전승공예대전에 심사도 직접 오셨습니다. 공예에 대한 식견도 있으시고 장인들의 어떤 애로사항도 많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라고 전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60년 만에 ‘문화재(文化財)’라는 명칭이 ‘국가유산(國家遺産)’으로 바뀐다. 

문화재위원회와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지난 5월 1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문화재를 국가유산으로 명칭을 바꾸고 그 하위에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두는 개선안을 논의·확정하고 문화재청에 전달했다. 문화유산은 국보·보물·사적·민속유산을 포함하며, 자연유산은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아우른다. 무형유산은 전통 예술, 의식주 생활관습, 민간신앙 의식 등 무형문화재 개념이다. 지정·등록문화재 명칭도 기존 ‘문화재’에서 모두 ‘유산’으로 변경된다. 문화재청은 이를 바탕으로 국가유산기본법 제정 등 관련 법령과 체제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대대적인 체제 정비의 시기에 보유자 명칭에 대해서도 재고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재청의 2022년 문화재관리 재정현황 자료에서 사업별 세출예산, 기금운용계획 현황 자료가 있는데 무형문화재전승 2022년 예산은 566억 3000만 원이고 유형문화재와 기념물문화재 보존에 쓰이는 예산은 약 4861억7천만원이다. 무형문화재는 그 기능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살아있는 문화재이고 유형문화재를 만들 수 있고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장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현시대가 녹아든 새로운 문화재를 탄생시키고 있다. 영속성이라는 측면으로 봤을 때 유형문화재는 잘 보존하면 후손에게 계속 물려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생사(生死)가 있어서 영원히 보존될 수는 없지만 대신 후진 양성을 통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끊임없이 이어 나가고 있다. 기능을 가지고 있던 보유자가 사망하면 다른 기능보유자가 대신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은 오산이다. 명품 국보를 만드는 일을 쉽게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보유자 지정이 필요하겠는가? 보유자 지정과 함께 국가에서는 여러 지원을 해나가고 있다.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고 무형문화재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일은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의 효과성을 더욱 증대시키리라 여겨진다. 앞으로 무형문화재보유자 없는 그들만의 잔치... 공개행사 등에 관한 4인의 기획 인터뷰 기사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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