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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칼럼] 일곱번째 이야기) 이번 휴가, 시간여행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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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칼럼] 일곱번째 이야기) 이번 휴가, 시간여행으로 떠나보자.
  • 윤온유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1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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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빠 아이들이랑 놀 시간이 없어 미안해요..."

외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고, 심지어 또래보다 크고 건강해 보였던 아이의 건강검진에 영양결핍과 소아비만 초기 증상의 결과가 나왔다.
어머님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찾아오셨고, 대화를 시작했다.

"어머니, 이 부분은 잘 먹지 않아서 문제가 아니라, 좋지 않은 것을 먹어서 생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으신 어머님은 한숨을 내쉬며,

"알죠.. 알지만, 자주 볼 시간도 없고 아이를 일찍 맡기고 늦게 데리고 가니 미안해서……. 괜히 먹고 싶다는 것마저 먹게 하지 않으면 아이가 엄마는 자기를 진짜 싫어한다 생각할까 봐....."

"어머님이 퇴근하고 집에서 아이와 볼 수 있는 시간이 몇 시간 정도 되시나요?"

"저도 퇴근하고 집에 가면 아이들 밥 준비에 밥 먹으면 정리해야죠, 씻겨야죠, 재워야죠, 이야기 나눌 시간은 정말 하나도 없어요. 퇴근했는데 또 다른 근무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근무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 자신을 위한 시간도 없을 만큼 일하고 와서 또 아이들을 위해 움직여야 하거든요.."

라고 울먹이며 이야기하신다.
현실이 그렇다는 거다. 직장에 가면 일에 치여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집중하며 일하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 데리고 오거나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과 퇴근 시간을 맞게 해서 오자마자 바로 가사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간식거리를 사두게 되었고, 간식 통이 어디 있는지 아는 아이는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어 어느덧 간식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입맛이 바뀌면서 건강한 식단보다는 기름기, 탄수화물, 당류, 조미료가 들은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들에 반응하고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음식이 아니면 아예 먹을 생각도 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아이가 간식을 먹을 때, 또 원할 때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이고, 부모와 함께 있지 못했던 시간에 보상받는 것으로 보여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 만큼 먹인다는 것이었다.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엄마, 아빠랑 집에서 뭐해?"

"엄마 아빠는 바빠서 나랑 못 놀아줘요. 집에서도 바빠요."

너무나 이해되고 공감되는 것은, 현시대가 요구하는 기준에 따른 상황을 다 이루기에는, 근로의 노예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고 시간의 한계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할 생각 자체가 사치가 되어버리는 현실적 문제는 누구도 위로할 수도, 대신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아이의 식습관을 형성하게 했던 부모의 행동이 무조건 잘못됐다거나 잘했다는 내용으로 말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실제 그건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면적으로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므로 무조건 부모님이 잘못하셨다고 단정 짓기에는 적절한 대안이 아니다.

2018년에 경기도에서 실시한 맞벌이 부부의 경제활동 상태 및 가사분담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 출처 / 통계청 >
< 출처 / 통계청 >

 

남편만 직장이 있는 경우가 42%, 맞벌이 부부가 37.9%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경우가 33.6%, 부인이 주로 하고, 남편이 분담하는 경우가 52.1%로 나타났다. 그 외 직장이 둘 다 없는 경우가 14.3%,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가 11%, 부인만 직장이 있는 경우가 5.8%, 나머지는 남편이 전적으로 가사를 책임 지거나, 남편이 주로 하고 부인이 분담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남편만 직장이 있는 경우와 맞벌이 부부가 높은 만큼, 가사분담에 부인이 주로 역할을 하는 부분이 많았다. 사회적 구조가 과거보다 평등해졌다 하지만, 가사분담은 역할을 일정하게 업무적으로 처리하듯이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 분담을 지속해서 이루어가기에는 가사 외에 신경 쓸 사항들이 너무 많아 책임 소지를 묻는 갈등이 시작되고 심화될 즈음 어느 한쪽이 "해버리고 마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구조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정책의 변화와, 사회적인 민간단체의 활동으로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맞벌이 가족의 증가와 저출산 현상으로 지원이 많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교육기관과 현장에서 들리는 소리는 "맞벌이 부부는 자녀 양육이 어렵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부모를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리며, 그 업무에 치여 돌아온 부모님의 힘든 상태를 보는 것보다 자신들과 한마디라도 더 나누며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고, 즐겁게 놀아줄 부모님을 보기 원하는, 부모님과의 시간을 기다린 단지 "자녀"이기 때문이다.

▲출처/픽사
▲출처/픽사

가족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며 직장 현장에 나가고, 어떤 문제나 상황이 와도, 상사에게 지적당하고 거래가 취소되어도, 업무적으로 조직적으로 힘든 곳에 있다 하더라도, 아이들의 얼굴을 생각하며,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참고, 버티고, 도전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정작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부재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고, 주 개척자에 대한 애정 결핍으로 인해 그것이 식탐으로, 유튜브 중독으로, 공격적 성향으로 나타나게 되어 결국 자신에게, 혹은 타인에게 위험한 상태가 돼버리면, 부모의 마음에 "미안함과 억울함, 그리고 책임감"의 짐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열심히 한 결과가 아이를 망치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큰 우울감이 생기는 것이다.
나의 열심과 시간이 아이에게는 힘든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은, 아이에게 내적으로 혹은 외적으로 나타나는 결과가 치명적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럴 때 가족끼리 서로 핑계 대거나, 문제를 더 크게 확산 시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내외부적인 문제들이 모든 부모가 머리에 띠를 두르고, 피켓을 만들어 시청 앞을 가서 시위하며 정책을 바꾸면  해소될 수 있을까? 그것이 아이들의 궁극적인 욕구불만과 애정 결핍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본질이 될 수 있을까?

사회적인 환경이 변화하고, 지원체계가 바뀌어 복지적 혜택이 증가함으로 인해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너무나 감사하겠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에서도 자녀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 또한 부모의 선택적 책임이다.

같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 시간을 자녀와 함께 의미 있게 나눌 것인가, 혹은 나 자신을 위해 아이를 먼저 재우고 나의 개인적인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는 시간의 길이와 상관없이, 정책의 한계와 상관없이 그 주어진 시간을 어떤 것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다.

우리의 아이는 소중하다.
소중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는 부모가 서로 만나 함께 하자는 약속과 소중한 사랑의 시간에 대한 결과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은, 아이와 부모가 이제는 함께 사랑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는 것과 같다.

그런데도 우리가 아이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은 최대 대략 만3-5세 안에 마무리가 되어버린다.

부모도 바쁘고, 아이도 바쁘고, 서로가 바쁘기에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의 시간들이,  어느 순간 사치가 되어버려 소중한 시간을, 바쁘다는 이름으로 바쁘게 지나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아이들은 내 품 안에 들어오기에는 너무 커버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시간을 소중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우리 아이에게 궁극적으로 사랑하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선택하라.
퇴근하고 돌아와서 나에게 남은 시간을 계산해보라.
분명히 30분 정도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아이를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이 식사 시간일 수 있고, 설거지하고 잠깐 앉아있는 시간일 수 있고, 샤워하는 시간이거나, 잠옷을 입히려는 시간이거나,

자기 전 시간일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응응~듣고 있어" 하며 TV를 보고 있는 그 시간, "그만해, 안돼, 하지 마, 이거 해야 해"라고 지시하는 그 시간,
"엄마 바쁘니까 일단 먼저 자고 내일 얘기하자. 자기 전에 보고 싶은 유튜브 한 개 보여줄게."라는 그 시간.

그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던 그 시간이, 우리 아이들이
"엄마, 엄마, 엄마," "있잖아, 있잖아, 있잖아"
라고 하며 부모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고 싶어서 이것저것을 말하다, 안되면 만들어내기까지 하며 온갖 방법을 써서라도 갖고 싶어 하는,
"부모와의 소중한 시간" 일 수 있다.

어떤 시간을 선택할 것인가?
10분이라도 괜찮다. 10분이 일주일이면 70분이다.
10분의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할 시간을 정해보자.

두 번째, 집중해라.
시간을 선택했다면, 이미 끝났다.
그 시간에 우리 아이들에게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내용으로 집중하면, 원래 하던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이에게 오로지 집중해서,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라면, 짧아도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나와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만으로도 정서가 교감 되고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을 먹는 것으로, 다른 매개체로 잘못 풀 게 되니까, 자극적인 것에 중독되어 아이들은 "부모와의 대화" 보다 나의 욕구를 채우는 "다른 것"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과의 시간을 선택했다면, 그 잠깐의 시간을 아이들의 눈에, 말에, 행동의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하여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말자.

▲출처/픽사
▲출처/픽사

세 번째,  조절하라.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는 시간을 선택하는 것만큼, 소중하지 않은 것에 빼앗기는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서 나오는 조절되지 않는 것을 조절해주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
아이의 영양결핍과 소아비만 증상이 나오게 되었던 원인 중에 하나도,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에게 불필요한 것에 대해 조절해주지 못한 부분에서 나오는 결과이기도 하다.
소중한 아이를 위해 UN의 아동 권리 협약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중 가장 중요한 생존권과 발달권을 무시하면서까지
"아이가 좋아하는 유해한 음식"을 지속해서 허락한다면 그것도 아이의 신체와 건강한 뇌 발달을 저해하는 문제요인이 될 수 있다.
아이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면서, 동시에 그 시간을 아이에게 집중하고, 아이를 위해 조절해 줘야 할 것들을 내가 먼저 조절하고

합리적으로 제공하고 절제시킬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

"나랑 안 놀아주고, 내가 좋아하는 것 안 주는 엄마"가 아니라

"나랑 놀아주고, 나를 사랑하지만, 내 몸에 안 좋은 것은 안 주는 엄마"가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하지 말자.
우리의 현실에서 각자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 그것부터 조금씩 실천해보자.
우리는 시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아이였기 때문이다.
산타 할아버지처럼, 크리스마스라는 어느 특별한 날에 큰 선물을 받는 것처럼
엄마 아빠가 나에게 멋진 장난감을, 맛있는 초콜릿을 사주는 것도 엄청나게 행복한 것이지만

우리는 그저 하루의 시간 중 일부를 엄마·아빠와 이야기하고, 책도 읽어주고 나를 괴롭힌 아이에 대해 같이 화내주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를 가르쳐 주는 그 잠깐의 시간이 우리 엄마, 아빠는 나와 " 함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주었던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 시간이 조금씩 쌓이면서 아이들은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고
자리 잡히며, 안정감을 찾게 되어 가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 우리, 함께 떠나라.

아이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으로 떠나보자.
그것은 내 방에서, 아이의 방에서, 거실에서, 부엌에서, 화장실에서 그 어디서나 가능하다.
이번 휴가는 멀리 가지 않아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여행을 떠나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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