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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김용배 에세이] #7 오해하지말고 이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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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김용배 에세이] #7 오해하지말고 이해하라
  • 김용배 강사
  • 승인 2019.08.2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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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늘 기분이 좋을 수만은 없다. 상대방에게 섭섭하기도 하고 화가 잔뜩 날 때도 있다. 이럴 때 좀 더 쉽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기분 나쁜 순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는데, 30대 직장인 A가 이야기를 꺼냈다.

▲출처/픽사
▲대형마트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출처/픽사)

"지난주 휴일에 오랜만에 김치찜이 먹고 싶었어요. 그래서 집 근처 대형마트로 향했습니다. 김치찜에 필요한 야채를 사고, 정육 코너에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직원으로 보이는 50대 중년 아주머니께서 제 카트를 스캔하시더니 따뜻하게 웃으면서 "김치찜 만드시려고요?"라고 물으셨어요.

그러면서 "김치찜에는 이 삼겹살이 딱이에요!" 하시면서 친절하게 팩에 쌓여 있는 고기를 카트에 넣어주셨습니다. 장을 다 보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주신 고기를 열어보니 윗부분은 신선한데 아래쪽으로 갈수록 고기가 오래되고 심지어 냄새까지 났습니다. 한 부분만 그랬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자로 잰 듯 윗부분은 신선하고 아랫부분은 상한 상태였어요. 너무 화가 나더군요.

나에게 베푼 친절이 사실은 상한 고기를 팔기 위한 거였나 생각하니까 배신감이 들었어요. 결국 그 고기를 다시 싸서 마트 계산대로 가서 상황을 이야기하고 환불받았습니다.

그때 생각을 하니 아직 화가 나네요."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속상하고 화가 나는 A의 마음을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마트 계산대가 아니라 고기를 판 아주머니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다.

 

<비폭력대화>의 저자 마셜 로젠버그는 '사실과 감정을 구분하라'라고 말한다. 실제로 있는 일(사실)과 선입견으로 만들어낸 상상(감정)을 구분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주머니가 상한 고기를 팔기 위해서 속였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화가 나고 속상한 게 당연하다. 하지만 여름이라 평소보다 고기가 빨리 상하는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실수로 고기를 팔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주머니는 억울하게 미움을 받고 있고, A도 잘못된 상상으로 괴로워하는 상황이다.

상황을 파악하려면 직접 찾아가서 아주머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묻는 수밖에 없다.

"안녕하세요. 아까 고기를 사 갔던 사람인데요, 주신 고기가 윗부분은 신선한데 아랫부분은 이렇게 상해 있더라고요. 냄새도 좀 나고요. 다른 고기로 바꿔주시겠어요?"
사람에게는 직감이라는 게 있다. 아주머니의 반응을 보면 정말 실수였는지, 일부러 팔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때 가서 따져도 늦지 않다.

▲추측하지 말고 이야기하자 (출처/픽사)

갈등이 생기면 우리는 상황 파악보다는 먼저 상상하고 판단한다.
'저 사람은 내가 싫어서 이런 일을 시키는 거야.' '저 사람은 게을러서 늘 시간 약속에 늦더라.'

상상하기 전에 상대에게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준다면 오해를 막을 수 있다.
소통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이다.
소통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불통일 수도 있지만 나는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추측은 상대와 나를 오해하게 만든다. 추측하지 말고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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