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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박보미 칼럼] 와인&클래식-'테너'라고 다 같은 '테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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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박보미 칼럼] 와인&클래식-'테너'라고 다 같은 '테너'가 아니다!
  • 박보미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9.17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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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성악가의 분류와 그에 맞는 캐릭터 그리고 성악가의 목소리와 어울리는 와인

지난 9월 첫째 주말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된 ‘Il Luso-가을의 명곡’ 팝페라 콘서트에 다녀왔다. 한 방송사에서 진행한 오디션 음악 프로그램에서 시즌별 우승 팀들로 구성되어 기획된 콘서트였다.

12명의 남자 성악가들과 뮤지컬 배우들이 꾸미는 3시간 넘는 무대가 어떨지 기대도 되고, 지루하진 않을지 걱정도 되고 반신반의(半信半疑) 하며 들어갔는데, 현장의 열기는 어느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못지않은 규모와 관객이 보여주는 호응이 팝페라에 대한 열풍이 얼마나 높아져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여러 악기가 모인 것도 아니고 남녀 혼성도 아닌, 오로지 남성의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을 조화롭고 다채(多彩)로운 소리로 채워 주었다. 사람의 목소리는 발성기관(發聲器官) 구조와 생리(生理)뿐 아니라 말소리의 높이, 심리, 성향 등에 의해 결정된다. 성악에서 소리를 구분 지을 때는 음역(register)뿐만 아니라 음색(timbre)과 음질(sound quality)을 고려하고, 목소리에서 풍기는 성격과 연극적 능력까지 감안해서 구분 짓는다.

'Il luso-가을의 명곡 콘서트' 잠실실내체육관/사진 글로벌콘텐츠제공
▲'Il luso-가을의 명곡 콘서트' 잠실실내체육관 (제공/ 글로벌콘텐츠)

 

남성 성악가의 꽃 “테너” & 레드와인의 왕좌 “카베르네 소비뇽”
테너(Tenor)는 가성이 아닌 진성을 써서 노래 부를 때 가장 높은 음역을 내는 남성 성악가 또는 그의 목소리다. 오페라에선 바리톤이나 베이스를 제치고 테너가 거의 주역을 맡는다고 보면 된다. 보통 여주인공인 소프라노와 사랑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역할, 전체적으로 고음역대를 계속 노래해야 되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남성 성부 중 가장 빛난다고 할 수 있다.

테너와 어울리는 레드와인 하면 포도 품종 중 단연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다. 자두나 검은 과일 향과 허브, 또는 나무 향이 나기도 하는 카베르네 쇼비뇽은 숙성이 되면 초콜릿 향이나 비에 젖은 동물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를 테너에 비교하는 것은 섹시한 듯한 검은 과일 향을 가득 지니고 있으면서도 강한 타닌이 테너만이 갖는 감미로우면서도 몰아치며 찌르는 듯한 매력적인 소리와 흡사함이 있다.


1) 레제로 테너/leggiero tenore - 가벼운 소리의 테너로 날렵한 음색을 가지며 고음과 저음을 빠른 속도로 오르내리며 기교를 구사할 수 있다. 독일 오페라에선 주로 희극적 성격의 역할에 어울린다. 대표적으로 알 수 있는 역으로는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네모리노 역할이다.

2) 리릭 테너/lirico tenore - 레제로에 비해 힘이 있으나 무겁지 않고 서정적인 소리이다. 한마디로 따뜻하고 우아한 목소리로 유명 오페라의 남자 주인공은 리릭 테너이다. 현재 활동하는 테너들도 지금은 원래 목소리보다 무거운 배역을 부른다 해도 처음 시작은 리릭에서 출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릭에서 리릭레제로 또는 리릭스핀토 테너로 오갈 수 있는 경우가 있어 세분화해서 구분 짓기 애매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목소리 중 가장 많이 존재하는 유형이라 보면 될 것이다. 라 보엠의 로돌포,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역할이 전형적인 리릭테너이다.

3) 스핀토 테너/spinto tenore - 드라마틱과 리릭의 중간 소리로 소리에 금속성이 있고, 울림이 좋으며 찌르는 듯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고음 부분에서 밀어붙이듯이 몰아치며 유지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며, 더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느낄 수 있는 목소리를 가졌다. 전형적인 역으로는 카르멘의 돈 호세, 토스카의 카바라도시 등이 있다.

4) 드라마틱 테너/Dramatico tenore - 가장 무거운 소리를 가졌으며,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뚫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성량과  힘이 요구된다. 박력 있는 영웅다운 음색을 가진 테너로 낮은 음역도 요구하기에 테너들 중에서 찾기 어렵고 귀한 목소리의 테너이다.
가장 대표적인 배역은 역시 베르디의 ‘오텔로’의 오텔로 역이라 할 수 있겠으며, 돈 카를로의 돈 카를로 왕자, 아이다의 라다메스가 있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한장면/픽사베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한장면(출처/픽사베이)


흔한 듯 흔치 않은 "바리톤" & "말벡"
바리톤(Baritone)이란 용어는 1825년경 까지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오페라나 오라토리오에서 남성 여성부의 역할은 베이스의 몫이었다. 바리톤이라는 단어는 원래 그리스어의 바리톤 노스(barytonos)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깊고 낮은 음성이라는 뜻이다.

말벡(Malbec) 역시 타닌이 강한 레드와인 중 하나로 꼽히는 품종으로 타닌이 많지만 잘 익는 품종으로 너무 드라이하지는 않다. 잘 익은 어디나 자두 향이 나며, 스파이시하고, 감초 향을 풍기는데, 위에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향미가 길거나 깊지 못하다.
강한 레드와인 중 스테이크나 고기랑도 잘 어울리고, 초콜릿이나 디저트랑도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하이(high) 음역과 로(low) 음역을 소화할 수 있는 바리톤과 같은 매력을 지녔다.

1) 리릭 바리톤/lirico Baritone - 서정적 바리톤으로 감미롭고 부드러운 음성이며 거칠지 않다. 드라마틱 바리톤에 비해 가볍고 더욱 연결성이 있으며 일반적인 바리톤으로서는 높은 음역의 소리를 낸다. 주로 희극적 역할을 맡는다.

2) 드라마틱 바리톤/dramatico Baritone
음색이 풍부하고 대체로 어두운 면이 있으며 리릭 바리톤에 비해 거칠기도 하다. 드라마틱 바리톤은 권위가 있거나 보다 원숙한 배역에 많이 쓰이며, 악역 역할도 주로 맡는다.


근엄의 왕 "베이스"  & 이태리 레드의 왕 "바롤로"
남성의 가장 낮은 음역 성악가를 지칭한다. 오페라에선 대부분 왕이나 제사장 같은 위엄이 느껴지는 역이나 권위적이고 거만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도 대부분 베이스(Bass/바쏘Basso) 역할이다.

깊이 있으면서 묵직한 와인 하면 단연 빼놓을 수 없는 와인이 바롤로(Barolo) 이다. 베이스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꼽을 수밖에 없는 유일한 레드와인 같다. 네비올로로 산도는 높고 타닌은 강하고, 하지만 숙성될수록 더욱 깊은 풍미와 풍부하고 묵직한 타닌은 베이스의 깊은 울림과 여음과 흡사하다. 섬세하게 피어나는 버섯 향, 장미 향 등이 유연하고, 섬세한 베이스의 연기를 표현해 주는 듯 너무나 흡사함을 갖고 있다.

1) 바쏘 부포/Basso buffo
희극적 성격으로 탁월한 연기력이 요구된다. 낮지만 유연성이 있고, 민첩함을 갖는 소리이다.

2) 바쏘 칸탄테/Basso cantante
부포 보다는 조금 어두운 음색으로 좀 더 극적인 음색을 위해 바리톤의 서정적인 부분과 베이스의 풍부함을 동시에 겸비한다.

3) 바쏘 프로폰도/Basso profondo
가장 낮은 음역으로 가장 어둡고 가장 풍부한 음색을 갖고 있다, 왕이나 아버지 역학이 대부분이며, 근엄하고 위엄 있는 느낌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남성 성악가의 분류와 그에 맞는 캐릭터를 살펴보았다. 특정 오페라나 특정 곡이 어떤 목소리에 적합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추구하는 스타일도 달라지고, 분석하는 캐릭터도 달라지기 때문에 그에 맞게 모든 것이 변화될 것이다.
필자가 위와 같이 파트에 따라 세분화하여 설명한 것은 사람의 목소리로 낼 수 있는 것은 단순 서로 다른 음역으로 화음만을 맞추는 것이 아닌, 서로의 음색, 습관, 성향 모든 것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고, 또 그에 따른 이해관계에 따라 소리를 맞춰가며 하모니를 완성 시킬 수 있는 유일한 악기가 목소리라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모든 것은 각각의 색과 각각의 특징을 갖고, 저마다 너무나도 뚜렷한 개성이 넘친다. 와인도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좋지만 어떤 품종과 어떻게 블렌딩되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달라진다. 

같은 영역 속에서 다른 성향의 조합처럼 어려운 것이 없을 것이다. 폭발적인 성량의 남성 성악가들의 합은 잘 되어야 정말 멋지고 좋은 하모니가 되는 것이지, 반대로 고막 테러가 되기가 쉽다. 공연 초반의 음향적 문제로 사운드 조절이 안되어 다소 힘들었지만 그조차 서로 들어가며 조율해서 연주하는 가수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무대였다. 어디서든 나보다 전체의 조화를 위해 한 발짝 물러서서 나를 조금 낮춘다면, 그만큼 그 전체가 빛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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