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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브랜드 네이밍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에서 성공한 오리온 초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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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브랜드 네이밍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에서 성공한 오리온 초코파이
  • 松延유수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16 09:5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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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가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브랜드 네이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려…

중국어는 뜻글자인 한자로 쓴다. 특히 외래어의 경우 그대로 쓰지 않고 중국식으로 바꿔 쓴다. 컬처타임즈에 실린 필자의 두 번째 이야기 '아이언맨이 강철협객?' 편에서 중국어 작명법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런 작명법에는 중국 문화와 중국인의 정서가 깃들어 있기 때문에 중국어로 작명을 한 후의 파급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표의문자를 쓰는 중국인들은 실제로 그냥 아무 뜻 없이 음만 따서 지은 음역의 작명보다 좋은 뜻을 담고 있는 한자로 의역한 작명을 훨씬 선호한다고 한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당연히 음과 뜻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이처럼 외래어를 중국식으로 바꾸는 것은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만큼 중국과 비즈니스 할 때 도움이 될까 싶어 오늘은 필자가 기업의 작명법 즉 브랜드 네이밍의 현지화 전략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비즈니스 준비단계(출처/픽사베이)
▲비즈니스 준비단계(출처/픽사베이)

외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면 가장 먼저 기업 이름을 중국인의 정서에 맞춰 중국어로 브랜드 네이밍을 한다. 그 이유는 중국에서 현지화 전략을 펼쳐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이다.

처음에는 기업 이름을 중국어로 브랜드 네이밍 하는 게 뭐 그리 큰일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저 저렴한 비용으로 대충 짓는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면 브랜드네이밍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아마 이를 뼈저리게 느낀 기업은 아무래도 코카콜라가 아닌가 싶다.

코카콜라가 처음 중국에 진출해서 중국어로 '커커컨라 '蝌蝌啃蜡[kēkēkěnlà]'라고 이름을 지었다. 발음만 놓고 보면 코카콜라와 유사하다.

하지만 한자에 담겨있는 뜻을 보면 중국인들이 기겁할 만하다. ‘蝌’는 ‘올챙이’라는 뜻이고, '啃蜡'는 '밀랍(양초를 만드는 소재)을 먹는다'이니, 이를 풀면 '올챙이가 밀랍을 먹는다'라는 이상한 뜻이다. 중국인들이 이 한자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코카콜라 맛이 밀랍을 먹는 맛이라니 누가 코카콜라를 사겠는가? 게다가 올챙이란 한자도 들어갔으니 코카콜라의 판매 실적이 바닥을 치는 것은 당연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출처/바이두)
▲중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출처/바이두)

이를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코카콜라는 상금 350파운드를 내걸고 코카콜라의 중국어 이름을 공모했다. 그 결과 마침내 영국에 거주하는 장이(蔣彛)라는 중국인 교수가 지은 ‘可口可乐[kěkǒukělè]’가 당선되었다.

발음도 '커커우커러'로 코카콜라와 비슷하고 한자 또한 '입에 꼭 맞으며 마실수록 즐겁다'란 뜻을 지니고 있으니 음과 뜻을 모두 만족시키는 참으로 기막힌 작명법이었다. 그 뒤로 코카콜라의 매출이 수직으로 상승하게 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이처럼 중국에 진출할 때는 매출과 직결되는 브랜드 네이밍에 사활을 걸어야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오리온 초코파이 같은 경우 브랜드 네이밍에 심혈을 기울여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중국어 이름은 '好丽友·派[hăolìyŏu·pài]'이다. 한자를 보면 '好丽友'는 '좋고 아름다운 친구'라는 뜻이고 뒤에 '派[pài]'란 한자를 써 초코파이의 '파이'의 음을 살렸다. 이로써 '뜻'과 '음'을 모두 구현했다. 이 뿐 아니라 한국의 초코파이 포장지에 쓰여 있는 '情'이란 한자도 중국에서는 '仁' 자로 바꿨다. 공자의 나라인 중국의 정서에 맞게 '어질 인(仁)'을 써넣은 것이다.

▲중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출처/ 바이두)
▲중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출처/ 바이두)

유교에서 사람이 갖춰야 하는 다섯 가지 기본 도리를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라고 하는데, 글자의 순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다섯 가지 중 ‘인’을 으뜸으로 여긴다. 따라서 ‘인’을 가장 중요시하는 중국인의 생각을 읽고 현지화에 맞게 한자를 바꾼 것이다. 게다가 '情'은 중국에서 ‘남녀 사이의 정’(부정적인 의미)을 뜻하기도 해 ‘仁’자로 바꿨는데, 이것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생각해 보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포장지에 '좋은 친구'로 다가간다는 뜻으로 적힌 ‘好丽友’ 한자만 봐도 중국인들은 친근한 느낌이 들 텐데, 거기에 '어질 인(仁)'이란 한자까지 썼으니 중국인들이 오리온 초코파이에 사랑의 하트를 뿅뿅 날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오리온은 마침내 중국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박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비즈니스 협상이 성공적으로 체결된 모습(출처/픽사베이)
▲비즈니스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 모습(출처/픽사베이)

이처럼 중국을 제대로 이해한 덕분에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독보적인 존재로 부상해 중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 중국 브랜드 파워 지수 파이 부문에서 2019년인 현재까지도 4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통역을 나갔을 때 비즈니스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 후 중국 측에서 앞으로 잘해보자는 의미로 초코파이를 가져온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협상 테이블에서 계약이 성사된 것만으로도 기쁜데,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제품이 외국인 손에 들려있는 걸 보고 필자가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러워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한자는 이처럼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글자가 아닌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문자이다. 따라서 이런 중국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면 사업 성공의 길도 저절로 보일 것이다.

먼저 다가가라. 가슴으로 이해하라. 그리고 두드려라. 그럼 만리장성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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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 2019-10-18 09:46:25
중국 마트에서 매번 초코파이를 봐왔는데 누구도 알지 못했던 설명 감사드립니다^^

적운 2019-10-16 14:12:21
메인 사진에서 본 초코파이 상자에 왜 정이 없나 했더니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중국에 진출한 다른 브랜드 이름도 궁금해졌어요. 좋은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고영미 2019-10-16 11:20:11
초코파이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예인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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