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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지선 와인 칼럼] 국내 탑 배우들의 웨딩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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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지선 와인 칼럼] 국내 탑 배우들의 웨딩 와인
  • 이지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1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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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마시는 와인이 당신을 보여준다."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고 있다. (출처_WTOP)
▲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고 있다. (출처_WTOP)


선선한 가을이 되니 화창한 봄 못지않게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린다. 10월~11월 내내 지인들의 결혼식 소식도 끊이지 않는 것을 보니 참 결혼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아무래도 와인을 다루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결혼식을 생각하면 와인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요즘은 결혼식장에서도 와인이 서비스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결혼식장에 와인이 등장하는 것이 흔하진 않다. 

하지만 예비부부가 와인을 좋아하거나 혹은 하객들이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면 결혼식 장에서 와인이 등장하는 것은 꽤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신랑, 신부가 하객들 앞에서 축배를 들거나 식사 자리에서도 와인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한층 더 로맨틱한 웨딩이 되어줄 것만 같기 때문이다. 값비싸거나 고급 와인보다는 부담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인이라면 나의 결혼식을 빛내 줄 효과적인 마법 장치가 될 것이다.

와인을 즐기는 다수의 국내 최정상의 배우들 또한 로맨틱한 결혼식을 위해 와인을 사용하였는데, 사용되었던 와인들에는 생각보다 깊은 의미와 힘이 담겨있다. 

 

평상시에도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배용준과 박수진은 ‘와인 웨딩’ 하면 가장 떠오르는 커플이다. 배용준과 박수진은 와인과 골프가 이어주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둘 다 와인을 무척 즐긴다고 한다. 특히, 배용준은 일본 만화 원작인 일본 드라마 ‘신의 물방울’에 캐스팅되었다가 무산되었다고 하는데 박수진은 그룹 슈가를 나와 처음 찍은 드라마가 ‘와인 마시는 악마씨’라는 제목을 가졌었다고 하니 참 재미있으면서도 필연적인 만남인 듯하다. 

배용준은 평상시에도 와인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는데 자신의 저서를 출간하며 동시에 캘리포니아산인 온다 도로 (Onda d’Oro)와인에 친필 사인을 넣어 경매에 부치면서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온다 도로 와인은 캘리포니아에서 한국인 오너가 만드는 프리미엄 와인이다.

이희상 대표가 이끄는 다나 이스테이트 와이너리의 온다 도로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는 와인이기도 하다. 게다가 배용준 결혼식의 주례를 이 와이너리의 오너인 이희상 대표가 맡았었다고 하니 와인이 얼마나 그들 삶이 깊이 박혀 있는지 잘 보여준다.

 

▲ 배용준, 박수진 결혼식에서 사용되었던 프랭크 봉빌 레 벨 부아 그랑 크뤼(Franck Bonville Les Belles Voyes Grand Cru) 샴페인(출처_비비노)
▲ 배용준, 박수진 결혼식에서 사용되었던 프랭크 봉빌 레 벨 부아 그랑 크뤼(Franck Bonville Les Belles Voyes Grand Cru) 샴페인(출처_비비노)

 

국내 모수입사의 뛰어난 컬렉션을 그대로 결혼식에 옮겨온 와인 리스트는 와인 애호가들이 너무나 열광할 만하다. 배용준의 결혼식은 두 가지 샴페인으로 시작한다. 데위 블랑 드 블랑(Dehu Blanc de Blancs), 프랭크 봉빌 레 벨 부아 그랑 크뤼(Franck Bonville Les Belles Voyes Grand Cru)라는 이 두 가지 샴페인으로 시작하여 레드와인인 도멘 A.F 그로 샹볼 뮤지니(Domaine A.F. Gros Chambolle Musigny) 및 끌로 쌩장 샤또 네프 뒤 빠프(Clos Saint Jean Chateauneuf du Pape)가 제공되었다고 한다. 

프랭크 봉빌 레 벨 부아 그랑 크뤼는 포도나무 수령이 100여 년이 된 샤르도네 품종을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섬세하고 우아한 샴페인으로 그만큼 오래도록 지속되는 인연을 약속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배용준이 평소에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고 싶어 하던 와인이 따로 있었다고 한다.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omain de la Romanée-Conti)의 리쉬부르 (Richebourg)’ 라고 하는데 적어도 몇 백만원을 호가하다 보니 섣불리 대중에게 공개되는 결혼식에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모두 다가 알듯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그들이었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의 의미가 있는 와인들을 잘 선택한 듯싶다. 둘만의 시간을 보낼 때 함께 마셨다면 이미 그걸로 충분할 테니 말이다.  

 

욘사마의 웨딩 와인뿐만 아니라 장동건과 고소영의 웨딩 와인은 이름부터 의미가 남다르다. 파 니엔테 Far Niente, ‘무위(無爲):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다’ 라는 이름을 가진 캘리포니아산 와인이다. 이 와인명에는 그만의 사연과 속뜻이 숨겨져 있다.

 

▲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파 니엔테 와이너리 전경 (출처_허프포스트)
▲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파 니엔테 와이너리 전경 (출처_허프포스트)

1885년 설립되었던 파 니엔테는 1919년쯤 미국의 음주문화를 뒤흔든 금주령이 선포된 후 거의 방치되어 버려지다시피 하였다. 길 니켈(Gil Nickel)은 1979년에 이르러 이 폐허와 같은 와이너리를 인수하게 된다. 와이너리를 재건하다가 그는 석판 하나를 발견하는데 거기에는 ‘Dolce Far Niente: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 달콤하다’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는 운명처럼 그 이름을 받아들여 와이너리명으로 정하게 된다.

신혼부부에게 그 얼마나 달콤한 이름인가. 지금 이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달콤하다. 이것보다도 새로운 인생을 함께 시작하는 커플에게 잘 어울릴 문구가 있을까? 

 

▲ 공사장 인부가 디자인한 파 니엔테 샤도네이 와인의 레이블 (출처_비비노)
▲ 공사장 인부가 디자인한 파 니엔테 샤도네이 와인의 레이블 (출처_비비노)

이름뿐 만 아니라 독특한 와인 레이블도 이 와인의 아름다움에 한몫을 하는데, 어떤 예술가가 그린 것도 아닌 그림이 참 화려하고 현란하다. 길은 와인 레이블 디자인을 고심하다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그의 집에서 마케팅 담당 부서와 회의를 하게 되었다. 그 집은 개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갑자기 공사장에 있던 인부 한 명이 다가와 자신이 직접 레이블을 디자인하겠다고 제안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과연 누가 큰 기대를 했을까. 그들이 설령 기대를 했다고 해도 감히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이런 아름다운 레이블이 탄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금색 원형 테두리를 둘러싸고 넝쿨져 있는 포도나무와 중심의 와이너리의 전경은 아주 독특하고 황홀했다. 
레이블을 디자인한 인부는 본업이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이너였고 그 감각을 와인 레이블에서 발현한 것이었다. 

파 니엔테는 샤르도네(Chardonnay)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품종의 단 두 가지 와인만을 생산한다. 여느 와이너리처럼 숙성기간이나 만드는 방식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구분하지도 하는다. 오로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최고의 와인을 꿈꾸며 단일 품종의 2가지 와인에 모든 것을 쏘아 부을 뿐이다. 

장동건, 고소영의 결혼식 뿐만 아니라 타이거 우즈의 결혼식에서도 함께 했던 와인이라고 하니, 어느 날 우리에게도 로맨틱한 날이 찾아온다면 연인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달콤한 삶’을 꿈꾸며 파 니엔테로 함께 축배를 들어보고 싶다. 

국내 정상 배우들, 영국의 로열패밀리, 헐리웃 스타들의 웨딩 와인들을 들여다보노라면 그들이 최우선시하는 가치와 와인에 대한 애정이 크게 느껴진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고 했던가? ‘당신이 마시는 와인이 당신을 보여준다.’는 것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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