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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지는 한지가 아니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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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지는 한지가 아니다. ②
  • 백석원
  • 승인 2019.11.04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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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가는 우리 한지의 놀라운 생명력이 대한민국을 기록문화 강국으로 만들었다.
-우수한 보존력을 가진 한지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일본 화지처럼 변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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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일 장인 우리나라 전통한지 뜨는 장면

 동아시아에서는 오늘날까지 손수 종이를 만드는 전통이 풍부하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중국의 전통종이는 선지이며, 일본의 전통종이는 화지이다. 그리고 한국의 전통종이는 한지이다. 

 각 나라마다 그 나라의 전통종이는 있다. 전통종이의 제조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고 독특한 제조 방법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전통종이에 비해 우수한 보존성을 가지고 있다. 

 한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유산이며 우리나라 한지 제조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면면히 이어온 우리의 전통산업으로 그 질의 우수성은 수 세기에 걸쳐 근대까지 중국에서 칭찬이 대단할 정도로 뛰어난 우리의 문화로, 외부에서 전래된 지식을 더욱 빼어난 고유의 문화로 발전시킨 선조들의 지혜를 응축한 문화유산이라고 한지 전문가 임현아 박사는 말했다.

 임현아 박사는 【기록용한지 연구모임】을 만들어 전통한지 원형 연구를 하는 4인 중 한 명이며 현재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 실장으로 임산가공 제지공학 박사이다. 임현아 박사에게 우리 전통 한지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묻고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기록용한지 연구모임】중인 좌측 정재민박사 가운데 임현아박사 우측 김호석 화백

 우선 중국과 일본 전통 종이와 한지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원료와 제조 방법부터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원료와 제조 방법에 의해 한지는 강인하고 부드러운 지질(종이 질)을 가지고 있으며, 천년 이상 보존이 가능하다는 것이 외국(중국, 일본)의 전통 종이에 비해 우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인피섬유는 섬유가 길어 강인하고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지의 외발뜨기(흘림뜨기) 특성은 이합지 및 방향성에 있습니다. 즉 두 장의 종이를 한 장으로 만드는 이합지는 종이 각 부분의 결점을 서로 보완하고, 방향성은 종이를 뜨는 과정에서 앞 물질과 옆 물질에 의해 종이의 가로와 세로방향의 물성 차이가 작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전통한지 가공방법으로 ‘도침’은 다듬이질의 한 형태로서 표면에 일어나 있는 보풀을 매끄럽게 하고 종이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무구정광대다라니경’도 도침을 행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전통종이는 먹물을 잘 흡수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분량만큼만 순간적으로 고르게 퍼져 그 성질만 잘 이용하면 글씨를 잘 쓰지 못하는 사람도 명필이 될 수 있습니다. 흡수성 또한 좋아 운필을 할 때마다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 쓰는 재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퇴색 정도가 심하며, 20∼30년을 견디지 못하고 찢어지거나 삭아 부서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최근 들어 중국은 경제 발전과 함께 서예 작품 시장이 과거에 비해 활성화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서예가들도 가격이 비싸도 수명이 긴 종이를 찾고 있습니다.

  중국 전통종이 선지는 전통 기술 산업으로 지정하여 서화용에 많이 국한되어 있으며, 일본 종이 또한 기록지, 예술 용지, 공예 용지에 국한되어 한국이나 태국에서 원료를 수입하여 고급화로 화지생산(후쿠이현-에치첸화지, 고우찌현-토사화지, 기후현-미농화지, 호소가와지)에 힘쓰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종이 화지가 문화재 복원에 유명세를 떨치게 된 계기는 1960년대 피렌체 대홍수로 훼손된 고문서의 복원에 일본의 화지가 쓰이기 시작된 후입니다. 전통적인 제조 방법에 의한 일본 화지는 가볍고 광택이 있으며 내구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되어 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물 복원에는 거의 대부분 일본의 화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유럽의 중견 복원 및 보존처리 전문가들은 지류 문화재 복원 및 보존처리에 한지가 적합한 소재일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면서, 한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한지가 유럽 고문서와 회화의 복원 및 보존처리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거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부산국가기록원에 보관되어 있으며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의 원본의 현재 모습을 본 이들도 그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우리의 전통한지
▲우리의 전통한지의 모습

 일반 사람들은 한지하면 문구용품을 구입하는 곳에서 파는 만들기용, 포장용 혹은 편지지나 봉투를 떠올리거나 화선지를 떠올린다. 화선지는 말 그대로 일본 종이 화지와 중국 종이 선지를 말하며 또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한지는 일본, 중국의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진 종이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지는 한지가 아니다.' 일제시대를 거치며 변형된 일본식 종이이다. 우수한 보존력을 가진 한지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통적으로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본 화지처럼 변형되었고 품질 또한 현격히 떨어졌으며 전통한지는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 한지의 현주소이다.

 우리 전통한지가 시중에 있지 않았던 점 때문에 가격을 알 수 없어 임현아 한지 전문가에게 질문해 보니 전통방식(외발뜨기)으로 제작한 한지의 경우, 행안부에서 2015년 시범사업으로 제작했던 훈포장용 한지를 예시로 볼 때, 63*93cm 1장(4합)이 60,000원으로 책정하여 수매를 진행하였으나, 이것 또한 낮은 가격이라는 한지 장인 분들의 의견이 있었고, 현재 국내 시장에 형성된 한지 가격은 원료별, 제작방법 별, 사이즈별, 두께별 3,000원 ~ 100,000원 대로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통한지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 자긍심은 무엇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에는,

 "기록문화는 어느 문화유산보다도 정신적인 산물입니다. 즉 기록은 후손에게 그 시대를 알리고, 공동의 기억을 보존함으로써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본의 기록유산은 7개이며, 중국의 기록유산은 13개입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은 세계기록유산이 총 16건이 있으며 세계에서 네 번째, 아태지역에서는 첫 번째로 많아 이해되지 않는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신의 나라다운 기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기록유산이 잘 보존되어 전해진 것은 한국의 전통한지 위에 기록되어 보존되었기 때문입니다." 

 "천년을 가는 우리 한지의 놀라운 생명력이 우리나라를 기록문화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봅니다. 우리 선조들의 위대한 업적의 결과물인 한지의 고유한 멋과 전통의 계승 발전은 문화유산의 전승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한지 고유의 멋과 전통을 현대의 다양한 산업에 조화롭게 접목하여 발전시켜 나간다면 한지의 발전 영역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되며, 우리의 선조들과 같이 인류문화사에 길이 남을 또 다른 업적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을 통해 우리의 한지문화가 고대 문헌에 등장하는 한지가 아닌 실존하는 한지로 세계화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라고 한지의 강점과 자부심을 밝혔다.

 우리의 전통한지는 원형과 변형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을 어떻게 왜 계승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어디서 누가 전통문화를 발전시키고 재창조할 것인가 하는 두 가지 문제로 집약 가능하다. 변형은 전통문화 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원형은 원형대로 보호, 계승시키고, 변형은 변형대로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  전통은 산업화되기 쉽지 않으며 어떠한 이익이나 효과를 기대하여 투자할 대상이 아니므로 일반 기업이나 개인에게 맡겨 둘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전통 한지의 맥이 끊어질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전통 계승 분야에 있어 국가의 지속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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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2019-11-05 13:29:45
한지에 대해 새롭게 알게되었어요

한지사랑 2019-11-04 10:57:32
유익한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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