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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지선 와인 칼럼] 미국 최고의 와인들이 불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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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지선 와인 칼럼] 미국 최고의 와인들이 불타고 있다.
  • 이지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16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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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의 잦은 산불로 소실되는 세계적인 와인들
- 가장 큰 피해는 포도나무의 전소가 아니라 ‘스모크 테인트 Smoke Taint’ 현상
한 사진작가가 화재가 일어난 캘리포니아 가이저빌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Josh Edelson AFP via Getty Images)
▲한 사진작가가 화재가 일어난 캘리포니아 가이저빌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Josh Edelson AFP / Getty Images)

 

저녁식사를 하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와인쟁이다 보니 와인에 관련된 뉴스라면 더 눈과 귀가 번쩍 열리는데, 캘리포니아에서 3년째 연달아 일어난 산불 소식이었다.


“자고 나면 또 생겨나는 캘리포니아 산불.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큰불이 확산되고 있는데 북부 소노마 카운티 인근 지역 및 남부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화재로 와이너리 건물이 불타고 있다.(▲출처: 와인스펙테이터)
▲캘리포니아 화재로 와이너리 건물이 불타고 있다. (출처: 와인스펙테이터)

 

아직도 기자의 멘트가 기억에 선명하다. 응당 인명 피해와 잦은 캘리포니아의 재난이 안타까웠고 피해 지역이 소노마 카운티 Sonoma County 부근이라는 것이 더 와닿았다. 2017년 산불이 번졌을 때도 나파밸리 Napa Valley, 소노마 카운티 Sonoma County에 피해가 집중되었는데 이 두 지역 모두 캘리포니아의 가장 대표적인 프리미엄 와인 산지이다. 우리가 실제로 와인샵이나 마트에 가서 만날 수 있는 퀄리티 좋은 와인들이 태어나는 곳인 것이다.

 

▲소노마 카운티의 프리미엄 진판델 생산지로 유명한 드라이 크릭 밸리 Dry Creek Valley(출처:소노마카운티닷컴)
▲화재가 발생한 가이저빌 부근 알렉산더밸리 빈야드(알렉산더 밸리 웹사이트)
▲평상시의 포도밭 모습과 대조되는 불길(출처:빈티지레포트닷컴)

 

이 지역들과 더불어 남부에 위치한 센트럴 코스트의 몬트레이 Monterey, 산타바바라 Santa Barbara까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와인들이 태어나는 곳인 캘리포니아는 미국 와인 생산량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와인의 심장부이다.


이런 캘리포니아에서 2017년, 2018년에 이어 올해 10월 일어난 화재는 매년 엄청나게 넓은 면적의 삼림과 명성 있는 와이너리, 포도밭을 집어삼키고 있다. 차마 다행이라고 안도할 수는 없지만 올해 캘리포니아 산불은 그나마 피해가 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의 150명이 목숨을 잃었던 지난 2년간의 산불에 비해서는 말이다. 천만다행히도 올해는 이로 인한 사망자는 다행히 없었고 2017년과 2018년에 산불로 탄 면적이 각각 48만 6000ha, 64만 7000ha였던 것에 비하면 약 10만 1000ha 로 적은 면적을 내주었다. 

 

▲가이저빌 중심부에 위치한 전소된 소다락 와이너리(출처:캘리포니아타임즈)

 

올해 산불의 중심지였던 소노마 카운티 가이저빌  Geyserville의 많은 와이너리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지만 ‘소다 락 와이너리’는 불길로 인해 전소되었고 영화 ‘대부’의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설립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는 트위터에 와이너리가 안전하다는 글을 게시하며 많은 이들을 안심시키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불이 났다고 생각하면 포도밭의 타들어간 포도나무들로 인해 손해가 크겠다고 짐작한다. 그러나 포도나무와 와이너리가 타서 얻게 되는 가시적인 손해는 피해의 일부에 불과하다. 


화재나 연기의 영향은 포도 성장에 있어서 시간을 두고 서서히 나타난다. 여러 와이너리 오너들이 과거 사례를 들어 경고하는 것은 바로 포도 잎이 연기를 흡수해 결국 뿌리까지 그 영향이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연기를 온몸으로 흡수한 포도나무에서 태어난 포도로 만든 와인들은 겉으로 볼 때는 멀쩡해 보인다.

 

화재로 인한 연기가 포도밭쪽으로 바람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출처j: Vine Pair)
▲화재로 인한 연기가 포도밭쪽으로 바람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출처j: Vine Pair)

 

그러나, 병입 후 1년이 지나면 다소 불쾌한 담배 향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피노 누아 Pinot Noir 와인의 경우 맑고 투명한 외관을 잃고 맛도 끈적거리게 변한다. 실제로 포도밭에 심각하게 연기가 퍼진 와이너리들은 포도 수확을 포기한다.


이렇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연기와 그을음에 포함된 휘발성 페놀 성분이 포도 품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현상을 ‘스모크 테인트 Smoke Taint’라 부른다. 

올해 화재가 난 시기인 10월 23일은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 포도를 수확한 후였기 때문에 2019년 소노마 카운티 근처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그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겪어온 심각한 물 부족과 건조함, 높아지는 기온은 언제나 비슷한 문제를 반복할 수 있는 환경이다. 

▲와이너리 건물들이 불길에 무너지고 있다.(출처: Phil Pacheco/ Bloomberg)

 

아이러니하게도 화재가 일어난 10월 23일은 캘리포니아의 최대 전력회사가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전력을 차단시키는 작업을 한 날이었고 불씨가 그 근방에서 시작됐다는 증언들이 있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맘때쯤 전기의 작은 스파크 뿐만 아니라 작은 담배꽁초, 건조함과 뜨거운 햇빛이 언제든 성난 불을 키울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화재가 한 번 일어나면 자연재해, 어쩌다 생기는 재난으로 생각되지만 그 일이 두 번, 세 번 반복되었다면 더욱 세심한 관리와 규제가 시급해 보인다. 더 이상의 인명피해와 자연이 화마에 의해 훼손되는 일이 없길 바라며 캘리포니아의 문화유산과 같은 와이너리들 또한 보존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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