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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각장애를 딛고 일어서 음악의 선율로 승화…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의 음악인으로의 삶과 끊임없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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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각장애를 딛고 일어서 음악의 선율로 승화…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의 음악인으로의 삶과 끊임없는 노력
  • 이지현 기자
  • 승인 2019.11.2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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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바이올리니스트

"항상 배우고 노력하며, 제자들과 함께 깊이 있는 음악을 연주하고 싶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식사를 할 때, 계단을 이동할 때나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에도 안내가 필요하다. 신호등의 색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밥과 국의 위치가 어디인지 에스컬레이터는 올라가는 곳인지 내려가는 곳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일상의 모든 것들이 혼자 하기에 버거운 상황이 된다는 것을 눈이 잘 보이는 사람은 상상조차하기 힘들다. 사회의 시선이 많이 바뀐 지금이지만 아직도 그들의 어려움과 불편은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시각장애인의 문화생활이라고 하면 오감 중에서 보는 것을 제외한 부분이 될 것이다. 물론 안내자가 미술품을 설명해주거나 한다면 상상해 볼 수 있겠지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보는 문화생활은 아무래도 어렵다.

시각장애인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력은 없지만,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발달된 청력이 있다. 외부 세상의 소리를 담아 세상과 소통하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이다. 소리를 듣고 감상하는 감상자의 입장이 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천부적으로 소리에 민감해 절대음감을 소유하고 있어 실연자의 입장이 될 수 있다. 이는 이들의 예민한 청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음악적 재능이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공연한 바이올리스트 김종훈이 주목을 받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의 미라클 아이즈(Miracle Eyes) 콘서트에서 총신대학교 교수인 유지수가 피아노를 맡았으며, 미라클 체임버 앙상블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인 호른 연주자 이석준이 협연하여 의미 있는 공연을 마쳤다. 시각장애가 있으나, 이를 극복해서 또 다른 결실을 맺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종훈은 태어날 때부터 왼쪽 눈 완전 실명과 오른쪽은 사물의 형체만 알아볼 정도로 앞을 볼 수 없다. 그가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건 주위 분들의 노력이 있었다.

독일 대통령궁 초청연주회, 악셀 스프링거상(Axel Springer Preis) 수상으로 7년간의 독일 유학 생활을 마무리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은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 실내악단 하트 쳄버오케스라의 악장을 역임했고, 제11회 대한민국 장애인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했다. 연습용 바이올린으로 국내 유수의 콩쿠르를 휩쓸기도 했다.  그의 스토리는 이 겨울에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김종훈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바이올리니스트

▲ 요즘 여러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또 음악의 열정과 노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시각장애가 있는 음악인들로 구성된 ‘한빛예술단’ 음악감독과 숭실대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2006년 창단된 ‘한빛예술단’은 음악을 통해 장애인들의 직업 창출과 자립 능력 배양을 돕는 단체이고 저는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삶을 연주하고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란 자신과의 싸움일 수도, 삶의 치열함을 표출하는 또 하나의 돌파구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현실을 극복하기란 사실 어렵습니다. 아직도 쉽지는 않지만, 늘 도전 중입니다. 

평생 장애를 짊어진 운명과 막막한 현실 앞에서 좋지 않은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부정적인 것에는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저는 제 자신이 노력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모습으로 비쳤으면 좋겠습니다.

▲ 현실을 이겨내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스승들이 함께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분들은 어떤 분이신가요?

제 삶에 훌륭한 스승 두 분을 만났습니다. 두 분 다 공통적으로 제게 희망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저의 한계 앞에 자포자기했던 시절을 붙잡아 준 것은 스승 김의명 교수였습니다. 김의명 선생님은 “너는 바이올린을 열심히 하면 참 잘할 수 있겠다”라는 말씀에 용기를 갖고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저에게 큰 목표를 심어주셨고, 꿈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제 은사이신 독일 베를린 음대의 울프 발린 선생님은 저를 잘 가르쳐주셨습니다. 바이올린을 잘 할 수 있는 길로 잘 이끌어주셨습니다.

울프 발린 선생님은 “누구든지 잘 배우고,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이 두 분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주 단순하고, 쉬운 말인데 지나고 보니 쉽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말 한마디에 ‘큰 힘을 얻을 수 있구나 여러 가지 생각보다는 한 방향을 바라보고, 뭔가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신 두 분 스승님 외에 중요한 한 분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바이올린을 시작한 여덟 살 때부터 대학졸업 때까지 쉼 없이 달력에 대형 악보를 그려주신 분이 계십니다. 바로 저의 어머니이신데요. 저의 어머니께서 힘들게 마련해 주신 비용으로 더 큰 배움을 찾아 혈혈단신 독일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유학시절은 고생스러웠지만, 우여곡절 끝에 베를린 국립음대를 최고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었는데 모두 어머니 덕분입니다.

▲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세요? 음악가님과 같이 음악과 미술 등 예술 분야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저는 막연히 어떤 목표를 정해서 해내려 하고 동경하고 시도한 적이 많았습니다. 단순한 성격이 좋게 타고난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가나 예술가는 좋은 배움이 가장 절실한 거 같습니다. 자신에게 자꾸 좋은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려는 자세 등을 통해서 많이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음악을 한다는 건 자신의 무지개를 쫓아가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무지개를 가지고 좋은 배움을 찾아 끊임없이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실력이 나아지고,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음악적 재능 면에서는 음감은 타고난다지만, 노력해서 향상되는 부분이 상당히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는 노력의 배가 들 수도, 더 많은 시간의 노력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냥 머물러 있기보다는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여정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목표를 향한 집념이나 목표, 자기 도전 의식이란 것들이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필요하다면 배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음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가르치고 함께 해 온 제자들과 더불어 챔버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음악 연주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멤버들과 진지한 음악을 다루고, 깊이 있는 음악을 연구하는 목표를 가지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제가 평생 동안 가졌왔던 경험과 지식들이 잘 활용돼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의 인터뷰에서 사회에서 느꼈을 소외와 시각장애인에 관련된 법과 제도의  한계는 그에게 넘지 못할 벽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어려운 현실을 오히려 발달된 청각으로 그리고 재능과 노력으로 극복한 후, 그의 내면의 단단함과 깊음, 그리고 세상을 보기보다 마음과 영혼을 바라보는 가슴 벅참이 전해졌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예술단을 이끌기까지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해왔을 그의 치열한 노력에서 존경스러운 예술가의 긍정과 열정과 기쁨의 삶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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