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피에 싸 먹는 재미가 쏠쏠한 요리는?
고기 맛이 나는 버섯 요리는?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인 감자볶음
애피타이저로 먹을 수 있는 두부요리
중국은 식도락의 나라다. 많은 중국 사람이 우스갯소리로 평생 먹어도 중국 음식을 다 못 먹어본다고 한다. 그만큼 종류와 조리법도 다양한데 이는 중국인이 의식주 중 ‘식’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의식주라고 말한다. 원래부터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써 왔으니 필자도 입에 배어 이 세 글자의 순서가 정답인 줄 알았다. 하지만 필자가 중국에 유학 간 후, 중국인은 '의식주'가 아닌 ‘식의주’로 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이를 통해 글자 속에도 문화가 녹아 있는 것 같아 무척 흥미롭고 신기했다.

중국인들의 유별난 음식 사랑은 중국 속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속담에 ‘民以食为天[mín yǐ shí wéi tiān]’이란 말이 있는데, ‘백성은 먹을 것을 으뜸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요리는 약간 과장을 하면 하늘의 별처럼 많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중국 음식점에 가면 대체 무엇을 시켜야 하는지 늘 고민한다. 마치 여자들이 옷 사러 가서 예쁜 옷이 너무 많아 못 고르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특히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까만 한자로 쓰여 있는 메뉴판을 보면 더욱더 답답해한다. 실제로 필자도 주변 사람들한테 중국에 여행 가서 도대체 어떤 요리를 시켜야 할지 몇 가지만 추천해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필자가 한국인 입맛에 어느 정도 맞는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물론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 호불호가 있으나 필자의 경험상 대부분 한국인이 꽤 만족했던 요리였다.

먼저 필자의 첫 번째 추천 요리는 궁 바오지 딩이다. 중국어는 ‘宫保鸡丁[gōngbăojīdīng]’으로 쓰촨의 가정식이다. 닭고기를 깍둑깍둑 썰어 땅콩과 당근, 오이, 파, 마른 고추 등을 넣고 볶은 요리로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해 한국인들이 좋아한다.

두 번째 요리 징짱러우쓰는 중국어로 ‘京酱肉丝[jīngjiàngròusī]’라고 쓰며 베이징의 가정식이다. 가늘게 썬 돼지고기를 춘장에 볶아 파채와 함께 두부피에 싸 먹는 요리이다. 이때 돼지고기의 양념이 한국의 짜장 소스와 맛이 비슷해 한국인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으며, 쌈 싸 먹는 듯한 재미가 있어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세 번째 요리 깐궈차수구는 중국어로 ‘干锅茶树菇[gān guō cháshùgū]’라고 쓰며 후난(湖南)의 가정식이다. 한자를 보고 마시는 차가 요리에 들어가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차수구는 버섯 이름이다. 쫄깃쫄깃한데 꼭 고기를 씹는 맛이 나서 필자도 좋아하는 요리이다. 이 차수구와 삼겹살을 센 불에 볶아낸 요리인데, 매콤하면서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돋워 밥 한 공기는 그 자리에서 뚝딱 비울 수 있다.

이때 난 고기가 싫어. 야채는 없어?라고 생각한다면 차오투더우쓰를 추천한다. 중국어로는 ‘炒土豆丝[chǎo tǔdòu sī]’인데, 한국어로 하면 감자볶음 정도 되겠다. 이 요리는 감자채와 청고추를 가볍게 볶은 요리이지만,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먹는 감자볶음과 맛이 완전히 다르다. 중국 감자볶음은 식초를 넣어 새콤한데, 특히 감자의 아삭거리는 식감을 살려 놓은 요리라 씹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가운 요리로 가볍게 애피타이저처럼 먹을 수 있는 샤오충판더우푸를 추천한다. 중국어로는 ‘小葱拌豆腐[xiǎocōng bàn dòufu]’로 쓴다. 직사각형으로 썬 연두부를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파를 잘게 썰어 그 위에 얹은 요리로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입맛 없을 때 먹으면 딱이다.
필자가 추천한 요리는 모두 가정식으로 우리나라의 김치찌개 된장찌개처럼 중국 식당에서 대부분 만날 수 있다. 혹시 중국에 가서 음식이 입에 안 맞아 고생하는 분들은 위의 요리를 참고하기 바란다. 참 요리 주문 전에 호불호가 갈리는 고수는 빼 달라고 사전에 얘기한다. 중국어로는 "부야오팡샹차이"라고 말하고 '不要放香菜[bùyào fàng xiāngcài]'라고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