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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 칼럼] 16번째 이야기) 놀이중심대화 #2. 스스로 대안을 찾는 열린 대화의 힘, 발견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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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 칼럼] 16번째 이야기) 놀이중심대화 #2. 스스로 대안을 찾는 열린 대화의 힘, 발견 질문
  • 윤온유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2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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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돼요~안 돼요?

▲문제상황의 질문에는 "안돼요"의 대답 비중이 훨씬 높다.<출처/픽사베이>

보통 아이들이 놀이 중에, 활동 중에 갈등이 일어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나 부모는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되는지, 안되는지를 질문해서 아이가 폐쇄적인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도록 하는 질문의 형태이다.
된다, 안된다. 이상의 대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왜 안되는지, 앞으로도 계속 안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제시도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이렇게 하면 돼요~안 돼요의 행동 중에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 아이가 놀이를 하면서 이루어지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것이 위험한 행동인지 아닌지에 대한 개념보다는 놀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뛰면 돼요~안 돼요?"
그러면 아이들은 즉각적으로
"안 돼요."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의 대화에서 70%는 뒤에 나오는 말에 대한 기억이 더 강하게 자리 잡혀 폐쇄적 질문을 하게 되면 대부분이 뒷부분에 초점을 두고 대답하게 된다.
그러니, 아이들 또한 당연히 그 대답을 하게 되어있는 데다, 왜 그런가에 대한 질문이 아니기에, 굳이 왜라는 이유에 대한 답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대답부터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그래, 뛰면 위험하니까 다음부터 뛰지 마세요"
라고 대답하게 되면, 으레 이제는 제재당하는 상황에서 당연시하게 "안된다"라는 대답에 초점을 두게 되고, 그것이 어른들이 원하는 대답이라는 것에 자신도 모르게
각인되게 된다.

 

그렇다면 상황을 바꾸고 이 질문을 대입해보자.
만약 건물에 불이 나서, 아래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는 어떨까?
아이들은 "뛰면 안 된다"에 초점을 두고 대화를 했던 상황을 기억하며 뛰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안 뛰었어? 위험하게!!!"라고 소리 지를 것이다.

자,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이들은 "뛰면 위험하니까 안된다면서요"라고 대답하지 않겠는가?

▲폐쇄적 질문은 문제상황에서 이중갈등을 겪게한다. <출처/픽사베이>

그래서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질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황을 바라보는 눈과 해결하는 과정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질문에 따라 대답이 하나로 나올 수 있고, 반면에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다.

앞서 놀이 중심 대화에서 언급했던 '맥락적 경청'에도 자세히 보면 육하원칙으로 질문을 하면서 맥락을 이해하는 경청을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그 경청 속에서 얻어낸 요구 조건이나 본질적 의도를 파악한 후, 성장할 수 있는 발견 질문의 위대함을 전달하려고 한다.

위대한 발견 질문의 대표적 예로, 1994년 취임하여 어두운 뉴욕의 밤거리와 지하철 분위기를 완전히 바꾼 계기를 만들어 준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1994.01~2001.12 뉴욕시장 역임)
의 질문을 볼 수 있다. 당시 뉴욕은 누구도 밤거리를 다니지 못할 만큼 치안에 취약하여, 범죄율이 급증하였고 "뉴욕에 가면 지하철은 절대 타지 말아라"라는 여행객들 사이의 유행어가 있을 만큼 지하철은 온갖 낙서와 무임승차, 성폭행, 하수구 냄새로 인한 쥐들이 들끓는 범죄자 소굴이었다.

▲1980년대 뉴욕지하철 <출처 / jjang0u_com_20141224_105413>

이러한 상황에서 이렇게 경찰의 질문은 이러했다.
"How can we improve rate of arrest?" (어떻게 우리가 체포율을 더 개선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하고 나니, 뉴욕시에서는 경찰병력을 더 투입하여 배치하고, 잠복근무 시간을 증가하며 수시로 경찰이 도시를 점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 강력반을 전면 배치하고 범죄 지역에 CCTV를 설치했지만, 오히려 세금은 올라갔고, 뉴욕시는 더 삭막하고 항상 긴장되어 있는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었고,
범죄율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예산만 낭비한다며 시민들이 거리 시위를 하기까지 이르렀다.

 

▲1994년 1월~2001년 12월까지 뉴욕시장으로 역임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 <출처 / 위키백과>

이때 루돌프 줄리아니는 이렇게 질문했다.
"How can we reduce crime rate?" ( 어떻게 우리는 범죄율을 줄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하고 나니, 범죄율을 줄이기 위한 도시개혁이 일어났다. 지하철과 뉴욕 곳곳에 있는 무질서하게 그려진 그라피티를 지우기 시작했고, 시민들의 참여로 도시 정화에 본격적인 정비를 시작했다. 여기에서 낙서 지우기 전담반을 구성하여 6,000대에 달하는 열차 안팎의 낙서를 지우고 무임승차 및 노상 방뇨 등을 철저하게 단속하였다.
또한, 범죄자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전체 도시의 질서를 위반하는 자들을 체포하면서 수만 명에 달하는 낙서꾼들의 극성에도 불구하고 2년 후 중범죄가 50% 이상, 연간 2,200건에 달하는 살인사건이 1,000건으로 줄어들었으며, 5년 후에는 75%로 줄어들어, 세계 최고의 범죄자 소굴이었던 뉴욕의 밤거리와 지하철이 안전하고 세련되고 화려한 세계 3대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물론, 정책을 반영하여 그 질문에 대해 실행하며 실패도 극복해가면서 소신 있게 정책을 이행해 온 루돌프 줄리아니의 리더십도 큰 역할을 했지만, 그 리더십과 함께 긍정적 변화를 끌어낸 것은 성장할 수 있는 "발견 질문"의 영향력도 매우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아이들에게 이러한 발견 질문을 통해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 가능성을 끌어내어, 다양한 사고의 확장을 열어주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체를 보며 선택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 논리적 사고를 통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어느 곳을 가더라도, 어떠한 문제와 사건을 만나더라도, 긍정적인 대안을 가지고 협력하며 해결해 나가는 능동적인 행동 양식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의 시작은 성장을 기반으로 한다. <출처 / 픽사베이>

그렇다면 발견 질문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여기에도 육하원칙을 기억하면 된다. 이 육하원칙의 발견 질문을 시작할 때는 "긍정적 성장"이 전제되어야 한다. 추궁하거나, 문제 원인을 분석하는 데에만 초점을 두게 되면, 긍정적 성장보다는 부정적 판단의 대화가 오가며 실제적인 대안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발견 질문을 통해 열린 대답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긍정의 대안들을 통해 해결 중심의 대답이 나올 수 있어야 하고, 책임 추궁이 아닌 가능성을 추구하는 질문을 통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대답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뛰면 돼요, 안 돼요?"를 발견 질문으로 바꿔보자.

육하원칙으로 발견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여기서 뛰면 '어떻게' 될까?"
"뛰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언제 뛰면 될까?"
"어디서 뛰는 게 좋을까?"
"누구와 함께 뛰고 싶니?"
"왜 뛰고 싶었을까?"

뛰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뛰었을 때 일어날 문제, 혹은 지금 뛰고 싶은 마음에 대한 아이의 생각, 또 뛰고 싶은데 뛸 수 없는 상황에서는 다른 무엇을 했을 때 좋을지에 대한 대안적 생각 등 무조건 안 된다는 닫힌 대답이 아닌, 아이가 스스로 지금은 뛰면 안 되는 상황과 뛰어도 되는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발견 질문인 것이다.

아주 간단한 것에서부터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당연히 듣고자 하는 대답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도 모르게 닫힌 질문들을 매우 당연하고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우리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아이들과 대화하는 순간마다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인지, 아닌지를 먼저 인지할 수 있게 되고, 아이에 대답에 따라 우리 또한 유연하게 또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피드백과 질문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놀이세계에서는 어떤 환경도 문제되지 않는다. <출처 / 픽사베이>

우리는 모두 아이였다.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주어진 상황, 장소, 시간, 잡히는 모든 것이 놀이가 된다.
그래서 그 상황이 위험한지, 더러운지, 어려운지에 대한 논리는 후속편이 된다.

우리 또한 놀다가 혼나고, 제재당하는 반복적인 상황을 계속 겪었던 이유도, 우리의 모든 사고에는 '놀이'가 우선순위 중 가장 최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놀이 속에서 잘못된 이유를 내가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에 의해 이유도 모른 채 왠지 화가 난 얼굴로 말하는 모습에 억눌려 어쩔 수 없이 잘못했다고 대답하면서도 왜 그 대답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 제재를 가한 어른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았을 때는 말할 수는 없었지만 "자기도 못 하면서…."라며 속으로 억울해하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것이 반복되면서 나도 모르게 답답한 어른으로, 나 또한 그렇게 아이들에게 "돼요, 안 돼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무조건 나의 논리로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답답한 어른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에게는 "싸우면 안 돼요, 양보하세요~" 하면서, 나 또한 아이들 앞에서 싸우고,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어른은 되고 아이는 안되는' 모순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이해할 수 있는 유연적 사고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어쩌면 모순일 수밖에 없는 어른들의 상황들까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여러 문제를 직면했을 때 다양한 대안을 생각할 수 있도록 발견 질문을 해 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항상 누군가가 제시한 대답에 따라 움직일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의 인생에서 홀로 문제를 맞닥뜨리는 상황이 되었을 때 스스로 상황을 분석하고 정리하며 결정하여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러한 사고능력이 갖춰질 수 있도록 우리는 아이들에게 긍정적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대화의 힘, 발견 질문을 나 자신에게 먼저, 그리고 아이에게 적용해 보는 실천이 필요하겠다.

오늘도, 아이를 만나면 아이의 오늘이 어떠했는지 물으며,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을 때도 무의미하게 칭찬하는 것 말고, 어떻게 그렇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다시 한번 물으며 자신의 해결 과정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게 하고, 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억울해할 때는 어떻게 해결해 가면 좋을지 생각하는 질문을 해준다면, 누구보다 나를 이해하고, 내가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신뢰하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을 얻은 아이들이 될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현실에서 가장 잘 부딪힐 수 있는 상황에 따른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대화기술의 달인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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