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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怪)의 미학(美學)과 동아시아서의 현대성(現代性) 추사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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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怪)의 미학(美學)과 동아시아서의 현대성(現代性) 추사 김정희
  • 백석원 기자
  • 승인 2019.06.17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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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 중국국가미술관 한중교류프로젝트2
▲추사 김정희전 (출처/ 주중한국대사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전>을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중국국가미술관(관장 우웨이산 吳爲山)과 공동으로 오는 6월 18일(화)부터 8월 23일(금)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괴(怪)의 미학(美學)과 동아시아 서(書)의 현대성(現代性)’을 주제로 개최되며, <같고도 다른 似與不似 : 치바이스와 대화 對話齊白石>(2018.12.05 ~ 2019.2.17 /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 이은 두 번째 한(韓)·중(中) 국가예술교류프로젝트다. 예술의전당과 중국국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고 예술의전당과 과천시 추사박물관(과천시장 김종천)이 공동 주관한다. 

특히 유교로 관통하는 추사의 학예일치 '학문과 예술이 하나'와 유희삼매 '예술이 극진한 경지에 이름' 경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걸작과 자료 총 87건이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간송미술문화재단, 과천시추사박물관, 영남대박물관, 제주추사관, 김종영미술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수원광교박물관, 선문대박물관, 청관재, 일암관, 정벽후손가, 그리고 개인 등 총 30여 곳에서 출품된 현판, 대련, 두루마리, 서첩, 병풍 등이 총 망라되어 있다.

유 사장은 “이번 전시가 19세기 동아시아 세계인이었던 추사 김정희 선생을 통해 21세기 동아시아 평화와 예술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우리만 아는 추사가 아닌, 세계인이 함께 감상하고 느끼는 추사 서화(書畫)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뜻을 밝혔다.

18일 개막식에 이어 19일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전시 학술포럼이 진행된다. 유홍준(명지대학교 석좌교수, 전 문화재청장),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 최준호(광주대 교수), 허홍범(과천시 추사박물관 학예연구사) 등이 한국 측 발표자로 나서고 션펑(전 중국서법가협회 주석), 왕위에촨(베이징대학교 중문과 교수, 베이징대 서법예술연구소장), 예신(중국국가화원서법전각원 해외서법연구소 부소장) 등이 중국 측 발표자로 나서 추사의 서(書)를 매개로 한 한중간 진정한 의미의 예술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19세기 동아시아 서(書)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바라본 ‘추사체’
“괴(怪)하지 않으면 역시 서(書)가 될 수도 없다.”

이번 전시는 19세기라는 동서(東西)역사와 동아시아라는 시공간의 지평에서 ‘서(書)’와 ‘추사서(秋史書)’를 함께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예술을 ‘기괴고졸(奇怪古拙)’한 조형미학을 특징으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추사 개인적인 성취에 주로 머무르거나 신화화되어 왔고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진위논쟁에 빠져 정작 추사체(秋史體)의 미학(美學)을 객관성과 보편성, 독자적인 성취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였다. 청조(淸朝) 금석고증학(金石考證學)의 발흥으로 19세기 동아시아 서사(書史)는 첩학(帖學)에서 비학(碑學)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러한 때 추사 김정희와 옹방강 · 완원의 한중간 대화(對話)의 가장 큰 성과는 학예일치(學藝一致)와 비첩혼융(碑帖混融)의 결정인 ‘추사체’를 창출한 데 있다. 추사체의 조형미학과 정신경계는 한마디로 기괴고졸(奇怪古拙)과 유희(遊戱)라 볼 수 있다. 추사 생존 당대에도 추사체의 괴미(怪美)에 대해서는 비난과 조롱이 비등하였다. 하지만 추사는 이에 대해 “괴(怪)하지 않으면 역시 서(書)가 될 수도 없다.”라고 응수했을 정도다. 이러한 추사의 학예성취에 대해서 《청조문화(淸朝文化) 동전연구(東傳硏究)》 저자인 후지스카 치카시(藤塚鄰, 1879~1948)는 “청조문화(淸朝文化)에 정통하고 새로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학문을 조선에 수립 선포한 위대한 공적을 이룬 사람은 전에도 없었고, 고금독보(古今獨步)라는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괴(怪)의 미학을 키워드로 ‘추사체’의 성격 전모를 19세기의 한중은 물론 동아시아와 세계라는 공간에서 바라보며 ▲학예일치(學藝一致) ▲해동통유(海東通儒) ▲유희삼매(遊戱三昧) 등 총 3부로 구성하였다.
   <학예일치> 섹션에서는 옹방강·완원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입장의 경학(經學)과 금석고증학(金石考證學)을 역사와 서법을 하나로 고예(古隷)에서 완성해내는 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옹방강이 추사에게 보낸 제3편지>, <실사구시잠(實事求是箴)>, <복초재시집(復初齋詩集)>, <상량·상견(商量·想見)>, <소영은(小靈隱)>, <문복도(捫腹圖)> 등 추사와 청조문인과의 교유관계 핵심작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임군거효렴경명(臨君擧孝廉鏡銘)>, <임곽유도비(臨郭有道碑)>, <예학명임(瘞鶴銘臨)>, <배잠기공비제발(裵岑紀功碑 鉤勒本 題跋)>, <진흥북수고경(眞興北狩古鏡)> 등 추사체(秋史體)의 궁극인 고예(古隷)와 고해(古楷) 재해석 작품과 <양한금석기>, <해동금석영기>, <해동금석원>등 조(朝)청(淸)문인들의 금석학 연구 자료들을 통해서는 서(書)가 왜 학문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살펴본다.
   <해동통유> 섹션에서는 제주 유배라는 극한의 실존에서 유마거사를 자처하면서 유불선(儒佛仙)을 아우르는 통유로서 추사의 정신세계를 보는 것이 관건이다. <문자반야(文字般若)>, <칠불설게 도득문지(七佛說偈 都得聞之) 등 게송(偈頌) 모음, <직심도량(直心道場)>, <영모암편배제지발(永慕庵扁背題識跋)>, <명선(茗禪)>, <단연죽로시옥(端硏竹爐詩屋)> 그리고  <향조암란(香祖庵蘭)>, <부기심란(不欺心蘭)>, <추사 소치 합작 시화 ‘산수국’>은 통유(通儒)와 서화일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걸작들이다.
   <유희삼매> 섹션에서는 비첩혼융(碑帖混融)의 ‘추사체’가 발산하는 불계공졸(不計工拙)과 천진(天眞)의 미학골수를 보는 것이 핵심이다. <계산무진(谿山無盡)>, <도덕신선(道德神僊)>, <사서루(賜書樓)>, <순로향(蓴鱸鄕)>, <완당집고첩(阮堂執古帖)>, <판전(板殿)>, <무쌍·채필(無雙·彩筆)>, <인고·폐거(人苦·弊去)> 등은 추사체의 유희삼매 경지가 어떤지 두 눈으로 목도하게 한다.

마침 올해는 1809년에 추사가 연행(燕行)을 한 때로 따지면 210년이 되고, 6월 3일은 추사가 태어난 날이기도 하여 이번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한중은 늘 지리적,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20세기 근현대 100년간 식민지 서구화과정에서 국가간 예술교류프로젝트로서 개최되는 본격적인 전시로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예 장르를 가지고, 그것도 한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임은 물론 19세기 당시 동아시아 세계 서예 역사에서 추사체로 가장 독자적인 성취를 이룬 인물로 평가 받는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학예 세계 전모를 가지고 가는 데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추사와 2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청조(淸朝) 학예거장이자 추사의 중국 스승인 옹방강(翁方綱, 1733~1818) · 완원(阮元, 1764~1849)과의 대화를 통해 한중은 물론 동아시아 문명의 미래를 ‘필묵공동체’란 화두로 이야기하는 것은 추사 개인을 통해 정치를 뛰어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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