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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 칼럼]19번째 이야기)놀이 중심 대화#5. 놀이를 빌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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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 칼럼]19번째 이야기)놀이 중심 대화#5. 놀이를 빌미로
  • 윤온유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3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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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놀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아이는 함께 놀 때 반응해주길 기다린다 (출처/픽사베이)

아이를 교실에 맡기고 내려와 여러 이야기를 하는 중에, 가정에서 아이와 놀이하는 시간의 필요성을 말하자 어머님이 한숨을 내쉬며 말한 대답이었다.

"아이가 나랑 소꿉놀이하자는데 처음에는 잘 받아주다가 반복적으로 놀아달라 하면 더는 반응이 안 나와요."

하루 이틀이지, 매일 아이가 놀이를 진행하는데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놀이를 맞춰줘야 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질문이었다. 강의를 듣거나, 원의 선생님이나 원장님의 말을 들으면 당연히 가정에서도 아이와 놀이를 하고 상호작용하며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의 생각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그것이 메일 반복된다 했을 때는 어디까지 해줘야 하며, 내가 해야 할 여러 집안일들이 겹쳤을 때 일어나는 불편한 감정들을 속이면서 언제까지 맞춰야 하는지 힘에 부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 현실적인 상황에서 무조건 아이가 중요하니 아이의 놀이에 그래도 맞춰야 된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함께하길 원하는 놀이에 그때그때 반응해줘야 하는 부담감으로 인해 서로가 떠넘기게 되고,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을 피하고자 갖은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이것은 사실상 행복한 놀이가 될 수 없다.
놀이는 서로 상호 간에 새로운 경험과 기존의 경험들이 하나 되어 즐겁고 엔도르핀이 솟아나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행복한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자칫 놀이가 짐이 되고, 한쪽의 기쁨을 충족하기 위해 누군가는 희생(?) 해야 하는 시간이라면 지속하기 어렵게 되고 놀이 시간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놀이하다가 호통을 치는 상황이 나오기도 하고, 놀이하면서 학습을 시키려는 내재된 부모님들의 욕구와 기대가 아이에게서 나타나지 않으면 놀이하는 중에 아이한테 답답함을 느껴 놀이에서 갈등으로 나타나는 결과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이제는 놀이를 시작하는 아이가 자신을 쳐다보지 않을 수 있는 놀이를 하게 하려고 "아이 혼자 놀 수 있는 놀이"를 고안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놀이 중심 대화에서 전달했던 내용을 보면 놀이의 본질은 "상호작용을 통한 자아 발견"에 있다.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혼자 교구와 혹은 콘텐츠와 놀이를 하며 발견할 수 있겠지만 그 발견이 누군가, 즉 부모나 교사의 언어표현으로 나타내 주지 않으면 아이가 혼자 발견한 것은 그저 발견으로만 끝나게 되며 그것이 아이가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 잠재된 능력으로 발전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아이들은 놀이에서 자아를 발견해나간다.(출처/픽사베이)

그래서 놀이를 하는 유아가 혼자 놀이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부모, 교사, 혹은 친구가 놀이 속에 아이의 잠재된 가능성을 말해주고 인정해주고 반응해주는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와 지속해서 놀이를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놀이를 준비한다고 하면 장난감을 세팅하고,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놀이가 진행되도록 놀 자료와 매개체를 완벽히 기획하고 마련하라는 말이 아니다.
놀이를 지속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아이의 다양한 질문, 계속되는 놀이 참여 유도에 적극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논리와 아이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준비하면 된다.

놀이를 빌미로, 다이어트를 시작하자.
아이와 놀려면 일단 체력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는 살을 빼기 위함이 아닌, 건강한 체력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아이와 놀이를 하는데 요리 놀이를 해보자. 간식보다는 건강한 식단을 먹일 수 있도록 함께 식사하면서도 맛있게 먹기 게임을 할 수 있고,
야채 이름 대기, 좋은 음식, 안 좋은 음식으로 게임을 하면서 놀이를 진행할 수 있다. 이때, 놀이를 하는 사람이 중간에 간식을 먹게 하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본인이 너무 좋아하게 되면 아이도 당연히 몸에 좋은 음식보다 혀가 좋아하는 음식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와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다이어트가 시작될 수 있다.
놀이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면서 의도치 않게 체형도 예뻐지고 체력도 준비하여 아이의 놀이에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하자.

▲모든 것을 놀이로 바꾸는 능력이 필요하다.(출처/픽사베이)

그리고 아이와 놀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고가 장착되어야 한다.
"너는 왜 그런 질문을 하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그만 좀 부르고 혼자 놀아봐"

물론, 저 말이 정말 가슴 깊숙한 곳에서 순간적으로 나올 만큼 당황스럽고 지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칠 아이보다 더 아이스러운 사고가 필요하다.

"우와~ 그런 생각을 했어? 질문이 창의적이다.~!"
"엄마도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한번같이 찾아볼까?"
"엄마가 지금 바로 가고 싶은데 우선 이걸 먼저 하고 갈게~ 만약 엄마가 잊어버린 것 같으면 또 말해줘~"

같은 상황에서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는 기술, 그것은 아이를 위한 기술이기도 하면서 나 자신을 위한 기술이기도 하다. 아이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면서 동시에 내 생각에서도 우리 아이를 보는 눈이 긍정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훈육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거나 놀이를 하다가도 화나게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도 있다.

또 어떤 상황에서는 너무 웃기는데 체면이 있어서 웃지 않거나 아이는 웃긴다고 하지만 나는 전혀 안 웃기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아이는 놀이 중에 슬퍼하며 우는 척 연기하는데
"우는 척하지 마세요~"
하면서 놀이의 맥을 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내가 네가 되는 "감정이입" , 그리고 너보다 더 너같이 하는 "감정 표현" 아이템이 그것이다.

아이가 우는 척 연기하면 "어머~ 우리 아이가 그래서 슬펐구나~"하며 공감하고 같이 감정을 이입하고 "엄마도 너무 슬프다 진짜…." 하며 함께 우는 척 연기해준다.
또, 아이가 엄마에게 짜증 내거나 화를 내면 엄마도

"엄마도 네가 화를 내니까 화가 나, 엄마도 너와 똑같이 화날 수 있어."
라고 말하며 화난 얼굴로 마주 대한다.
아이가 어디서 배웠는지 모를 몸 개그를 보여주면, 엄마는 같이 개그에 장단 맞춰주거나 손뼉을 치며 웃어준다.

왜 이래야 하는지 묻는다면, 그것은 아이들에게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분화를 자연스럽게 느끼고 경험하게 해주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너무 이성적이고, 항상 일관적인 표정으로 웃는 모습만 보여준다고 정서가 안정된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도 자신이 슬프고, 자신이 아픈데 그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해 가슴 앓이 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할 수 있다.
또 너무 화만 내고 자신의 감정에만 몰두하면, 아이들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하여 자칫 사회에서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려면 놀이를 빌미로 놀이의 종류와 상황과 내용에 따라 감정도 적절히 아이들에게 비춰주어야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나타내고 표현할 수 있으며 그것이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한 사고로 솔직히 표현을 하며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되 긍정적으로 나타낸다.(출처/픽사베이)

우리는 모두 아이였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눈물도 메말라지고, 웃을 일이 많이 없어지다 한다.
"그때 솔직하게 표현했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일도 생긴다.
아이였을 때, 표현하지 않다가 갑자기 몰아서 화를 내는 어른을 보거나, 또 너무 표정이 포커페이스여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어른을 볼 때면 '진작 말을 하지. 왜 이제 와서 저러는 걸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느꼈다. 그리고 물어보면 "애는 몰라도 돼"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마다 나한테 뭐 물어보면 "어른은 몰라도 돼"라고 대답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어른이지만 나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해를 구하면 아이였지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기에 그러한 어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걸 그때는 고맙다는 느낌인지 몰랐지만, 그 당시에는 그 어른을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돌아서서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고마움이었다.
아이여서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협 된 사고가 아닌, 생각할 수 있고, 이해해 줄 수 있을 거라는 아이 존재 자체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 그 어른에 대한 고마움 말이다. 아이인 나에게 정중히 자신의 입장을 말하면서, 또 내 입장을 생각해주었던 "어른다운 어른"이었다.

놀이 중심 대화는 기술도 필요하고, 대화 기법도 필요하겠지만, 사실 본질은 "아이 중심 사고"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겠다.
놀이를 빌미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 속에 들어가 보자. 멋진 놀이, 화려한 놀이 말고 항상 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하면서 지속할 수 있는 일상에서의 놀이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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