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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박보미 칼럼] 뮤지컬 '아이다'가 가고, 원작 오페라 '아이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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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박보미 칼럼] 뮤지컬 '아이다'가 가고, 원작 오페라 '아이다'가 온다
  • 박보미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03 14: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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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구해줄 공주는 어디 있는가?
'아이다' 블루스퀘어 공연장면/출처 신시컴퍼니 공식사이트
▲'아이다' 블루스퀘어 공연장면 (출처 /신시컴퍼니 공식사이트)

뮤지컬 ‘아이다(AIDA)’가 2/23일 블루스퀘어에서 공연을 마지막으로 화려하고도, 빛나는 작별을 하였다.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Disney Theatrical Productions) 제작으로 팝의 거장 엘튼 존이 작곡을 하고 뮤지컬 음악의 전설 팀 라이스가 작사를 하여, 탄생시킨 디즈니 최초의 어른을 위한 뮤지컬이다. 뮤지컬 <아이다>는 한국에서 2005년 8월 LG아트센터 초연 이후 2020년 2/24일 마지막 서울 공연까지 총 5번의 시즌 동안 공연 838회를 진행하였고, 옥주현, 정선아, 김우형, 민우혁, 윤공주, 아이비 등 주연배우뿐 아니라 조연, 앙상블 배우들의 역량을 한층 증폭시키고 그들의 연기력과 실력을 더욱 부각(浮刻) 시키는 작품이었다.

15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이번 공연이 팬들에게는 더욱 아쉬움이 남고, 각별했던 것은 ‘아이다’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인 디즈니 씨어트리컬과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의 레플리카(replica) 공연을 종료를 선언하며 브로드웨이 버전은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필자는 같은 작품을 몇 차례씩 보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특별히 꼽는 작품이 있다면, 한국 창작 뮤지컬 “빨래”와 바로 이 작품 “아이다”이다. 두 작품의 이유는 다르지만 아이다를 좋아하고, 최고의 뮤지컬 작품이라 꼽는 이유는 내용, 배경, 넘버, 무대, 안무, 의상 그 어느 것 하나 손색없이 섬세하고, 힘이 있게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과 주. 조연의 앙상블과 무대 위 모든 배우들 한 사람 한 사람, 빠짐없이 빛이 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아이다를 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만의 특별한 힘이 무엇인지를 바로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신비롭고, 때로는 웅장하고, 또 때로는 화려하며, 생기 있고, 또 아프고, 성숙한 사람의 모든 감정이 무대 위에 그대로 담겨있다. 

고대 이집트의 멤피스, 나일강변, 테베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출처: NGD
▲고대 이집트의 멤피스, 나일강변, 테베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출처/ NGD)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작품 오페라 아이다Aida

뮤지컬 ‘아이다’는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작품 오페라 <아이다Aida 1871>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오페라 <아이다>는 현재의 뮤지컬 ‘아이다’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욱 유명한 오페라로, 유럽 전역, 미국 등 주요 무대와 모든 세대에서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오는 대작이다.

그랜드 오페라(Grand Opera)라고 할 만큼 화려하며, 무대는 물론 합창과 오케스트라, 무용 등 그 스케일이 웅장하고, 거대하다. 그랜드 오페라는 말 그대로 큰 규모의 오페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는 19세기 프랑스에서 발전한 오페라의 형식으로 서정,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대규모의 발레와 합창이 포함된 오페라를 칭하였다.

베르디의 <아이다>는 국내에서 개선행진곡으로 유명해진 오페라이지만, 사실 오페라의 규모 때문인지 베르디의 다른 오페라 <리골렛토>,<라트라비아타>와 달리 아쉽게도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개선행진곡을 그 대로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인원이 필요하기도 하고, 뮤지컬처럼 현대적인 어떠한 음향이나 조명, 군무로 그 무대를 웅장하고 화려하게, 각색하기 쉽지 않은 것이 국내 오페라에서 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탈리아에서도 라 스칼라극장 등을 제외하면 개선행진곡 중간 부분을 생략해서 간소하게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다>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국경분쟁이라는 정치적 배경을 가진 작품으로,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와 이집트에 포로로 끌려온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 그리고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 세 사람을 중심으로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로서의 자리, 사람을 사랑하는 그저 단 한 사람으로서의 갈등, 설움과 사랑, 배신과 연민을 그린 이야기이다.

당시 이집트의 부왕은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하여 세워진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의 개관 공연을 준비하는데, 평소 베르디의 찬미자였던 지라, 이 역사적 순간을 베르디의 작품으로 경축하고 싶어 베르디에게 작품을 위촉하였다. 하지만, 베르디는 이 요청을 단번에 거절하였다
이에 포기하지 않은 이집트 부왕은 이집트 학자인 오귀스트 마리에트(Auguste Mariette)의 시나리오로 베르디를 설득하였고, 이 시나리오는 베르디를 단번에 사로잡아 계약을 체결하였다, 실제로 오페라 하우스의 개관 공연은 베르디의 <리골레토>가 올라갔으며, 수에즈 운하는 이로부터 3주 후에 개통되었다.
카이로 초연 이후 이탈리아에서 초연은 베르디의 지휘로 밀라노에서 있었는데,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32번의 기록적인 커튼콜을 하는 등 열광의 도가니였다.

2007년 베로나 페스티벌의 [아이다] 공연/출처: Christian Abend at en.wikipedia.com
▲2007년 베로나 페스티벌의 [아이다] 공연(출처/ Christian Abend at en.wikipedia.com)

두 작품이 각각 오페라와 뮤지컬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내용상 조금의 차이는 있다.

1) 아이다의 조국이 에티오피아에서 누비아로 바뀌었다.
2)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조세르라는 메인 악역이 등장해 갈등 구도를 형성한다.
3) 아이다가 처음부터 노예로 등장하는 게 아니라 노예로 잡혀오며 처음 등장한다.
4)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처음부터 사랑하는 관계가 아닌, 점차 사랑을 느끼는 관계로 흘러간다.
5) 암네리스의 성격은 철없고 어리며 드레스에 집착하는 성격으로 명확해졌다. 후반부부터 암네리스의 정신적 성숙함이 두드러진다.
6) 암네리스와 아이다의 관계가 서로 의지하며, 가깝게 바뀌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오페라와 뮤지컬의 공통점은 단순 내용뿐 아니라 <아이다>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음악과 색이 분명하다. 오페라에서도 베르디는 이전 자신의 음악에서 보이지 않았던 현대적 화성을 사용하려 노력하고, 그 시대에 점차 음악과 극, 발레가 하나의 형식으로 묶여져가는 통합예술을 받아들이고, 맞춰 가기 위해 아이다에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뮤지컬 ‘아이다’ 또한 발라드, 가스펠, 락 모든 장르의 음악을 적용하고, 의상으로 또 하나의 예술을 탄생시켜 한 스테이지를 장식하는 등, 현대적인 모든 감각으로 아주 구석구석 빈틈없이 채워주었다.

'아이다' 블루스퀘어 공연장면/출처 신시컴퍼니 공식사이트
▲'아이다' 블루스퀘어 공연장면(출처/ 신시컴퍼니 공식사이트)

뮤지컬<아이다>는 부산 공연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선 다시 같은 모습으로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또 어떻게 기획되어 찾아올지 또한 기대가 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2020년 예술의 전당에서 베르디 서거 100주년 기념작 오페라로 <아이다>가 올라온다는 소식이 있다.

노예로 끌려온 백성들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고, 살려 달라, 구해 달라 외치는 백성들의 설움이 담긴 소리를 듣던 아이다.. 내 나라와 내 백성을 지켜야 했던 지도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죽음을 맞이하였던 아이다와 라다메스, 유리관에서 철없는 공주로 자라다 어느 순간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나와 당당히 홀로선 암네리스의 성장은 단순히 작품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시대의 우리들의 상황을 비추는 것 같아 더욱 공감이 가고, 지금 이 시점에 더욱 여운이 남는 것일지 모른다.

<아이다>두 공주는 결코 나약하지 않았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혼란에 빠져있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고, 믿지 못하며, 세계를 떠나 대한민국 안에서도 갈 수 있는 곳 갈 수 없는 곳, 받아주는 곳, 받아주지 않는 곳이 생겨나는 정말 분열 아닌 분열이 일어나고, 모든 생활의 리듬이 깨어져가고 있다. 

아이다가 진행되는 그 시간에도 코로나는 진행 중이었으나, 현재만큼의 사태는 아니었기에, 아니 아닌 줄로 알았기에 많은 이들이 공연장을 찾고, 자리를 가득 채웠다. 

<아이다>를 몇 회째 보았지만 이번 회차에서 더욱 강하게 기억되고,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 것은 공주 '암네리스'였다. 

초반에는 철없고, 세상모르는 철부지 아가씨로 나왔지만 중간중간 그런 철부지 공주가 후에 어떤 지도자가 될지 초반부터 힌트를 주는 것이 보였다. 

첫 번째는 선물로 받은 노예를 친구같이 편하게 자신의 속을 툭툭 털어놓는 모습, 두 번째 다른 나라들의 지도를 보며,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그 나라 국민들을 노예로 삼는다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신하에게 그건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니냐고 너무나도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것. 이렇게만 봐도 암네리스는 후에 자국의 부와 권력을 위한 지도자가 아닌 백성을 위하고,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이전 지도자와 다른 길을 걸을 것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두 사람의 재판에서 암네리스는 파라오로써 위엄과 중심, 한 사람으로써 갖고있는 애정과 연민을 현명한 판단으로 대처하고, 사사로움을 드러내지 않은 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든 지도자가 모든 왕이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순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곳은 한 곳이다. 그들은 지도자로써 위기 속 발휘되는 대처능력과 지혜로운 판단으로 그 속에서 구하길 바란다. 암네리스의 마지막 재판장에서 엄중하고도, 위엄있는 또 단호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판결을 내리던 그 목소리가 다시금 듣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지금 우리에게도 하루빨리 혼란 속에서 지치고, 병들어가는 백성들을 구해줄 개선행진곡의 팡파르를 울리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이제 곧 봄이 오는데 이 모든 것이 씻겨 내려가고, 다 함께 기쁨과 안도의 마음으로 하루빨리 부드럽고, 신선한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 수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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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1001 2020-03-04 21:45:05
뮤지컬 아이다 광팬으로 우연히 보게된 글인데, 원작과 그 배경을 알고나니 더 깊이가 느껴지네요. 암네리스를 통해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되었나니, 저도 작품을 다시한번 생각하고 기억하게 됩니다. 너무 좋은글 잘 봤습니다

어른이다 2020-03-04 11:38:21
뮤지컬 '아이다'가 오페라 '아이디'의 메타모포시스(탈바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이번에도 역시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는 멋진 글이네요. 기회가 되면, 뮤지컬을 먼저 볼까, 오페라를 먼저 볼까, 고민 중이랍니다~ 아무거나 먼저 봐도 되겠죠?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Hhh 2020-03-03 19:17:46
뮤지컬로만 봤던 아이다의 원작인 오페라 아이다도 보고싶어지네요~ 하루빨리 혼란의 시대가 지나갈수 있기를 바라는 요즘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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