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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코로나19, 미국이 멈췄다...문화예술 공연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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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코로나19, 미국이 멈췄다...문화예술 공연 줄줄이 취소
  • 김주리 미국통신기자
  • 승인 2020.03.23 0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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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전면 휴관…'성 패트릭 데이 행진' 250년 만에 취소
라이브 공연장 매출 직격탄 "독립 뮤지션 설 곳 사라져"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며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문화산업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모든 활동들이 중단되면서 많은 문화예술 종사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문화산업의 실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국이 멈췄다. 세계 공연계의 상징인 브로드웨이가 전면 휴관에 들어갔고, 3월의 최대 문화 행사인 '성 패트릭 데이 행진'은 개최 이후 250년 만에 최초로 취소됐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음식점도, 술집도, 공연장도 문을 닫았다. 모든 게 멈췄다. "미국의 코로나19는 매우 작은 규모일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완전히 빗나갔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되며 뉴욕주 등이 '비상사태'를 선포, 사실상 '외출금지령'이 내려졌다(출처/픽사베이)
▲코로나19가 미국에서 급격히 확산되며 뉴욕주 등이 '비상사태'를 선포, 사실상 '외출금지령'이 내려졌다(출처/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해 보이던 미국에서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기점으로 미국내 코로나19 감염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21일 미국의 감염자는 2만 1천240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의 문화도 '올 스톱' 됐다.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를 시작으로 씨애라, 록 밴드 펄 잼 등이 북미 투어를 전격 연기·취소했으며 매년 4월 열리는 20년 전통의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c And Arts Festival)>도 공연을 10월로 연기했다. 텍사스주의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 음악 페스티벌(South By Soutwest music festival)> 역시 개최 34년 만에 처음으로 행사를 취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뉴욕의 문화도 '올 스톱' 됐다.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를 시작으로 씨애라, 락 밴드 펄 잼 등은 북미 투어를 전격 연기·취소했다(출처/펄 잼 홈페이지)
▲코로나19 사태로 뉴욕의 문화도 '올 스톱' 됐다.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를 시작으로 씨애라, 락 밴드 펄 잼 등은 북미 투어를 전격 연기·취소했다(출처/펄 잼 홈페이지)

문화 행사의 중단은 메이저 계열뿐만이 아니다. 미국 뉴욕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20일 주민들에게 '자택대피령'을 권고하기에 앞서 지난 16일 식당과 바(주점)의 일반 영업과 영화관, 체육관 등의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파티와 행사를 포함해 50명 이상의 모임도 전면 금지되면서 각종 뮤직 홀, 라이브 공연장 등이 17일을 기점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라이브 공연장에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 각종 독립 뮤지션들의 공연도 전부 취소됐으며 맨해튼의 거리, 지하철 등지에서 버스킹을 하던 독립 뮤지션들도 모습을 감췄다.

인디음악씬의 상황은 어떨까.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셀틱(Celtic) 록 밴드 프로디갈스(The Prodigals)의 멤버 그레고리 그렌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뉴욕은 지금 '미쳤다(It really is crazy time here)'"고 전하며 "과거 9·11 테러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기에 상황이 이렇게까지 돌아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며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어 그렌은 "독립 뮤지션들의 수입도 완전히 줄었다. 프로디갈스를 포함해 모든 독립 뮤지션들의 수입이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음반 제작에 대한 예산도 무너졌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셧다운' 조치에 클럽 공연 일정을 중개하는 공연 기획자들 또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미 정부가 본격적으로 영업 중단 및 집단 행사 금지 행정 명령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수는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일부 공연장은 뮤지션들의 공연시간을 줄이며 레이블과의 거래를 취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에 기획자들은 뮤지션들의 출연료를 낮춰가며 이를 막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다. 

▲셀틱(Celtic) 록 밴드 프로디갈즈(The Prodigals)의 멤버 그레고리 그렌은 "독립 뮤지션들의 수입도 완전히 줄었다. 프로디갈즈를 포함해 모든 독립 뮤지션들의 수입이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음반 제작에 대한 예산도 무너졌다"고 한탄했다(출처/록우드뮤직홀 홈페이지)
▲셀틱(Celtic) 록 밴드 프로디갈즈(The Prodigals)의 멤버 그레고리 그렌은 "독립 뮤지션들의 수입도 완전히 줄었다. 프로디갈즈를 포함해 모든 독립 뮤지션들의 수입이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음반 제작에 대한 예산도 무너졌다"고 한탄했다(출처/록우드뮤직홀 홈페이지)

독립 뮤지션들의 공연을 주관하는 공연장과 뮤직 바의 피해도 막대하다. 앞서 언급한 매년 3월 열리는 '성 패트릭 데이(Saint Patrick's Day) 행진'은 미국 내 가장 큰 연례행사 중 하나로 '성 패트릭 데이' 당일인 3월 17일을 전후로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아일랜드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파한 수호성인 패트릭(386~461년)을 기리는 기념일인 '성 패트릭 데이'는 아일랜드계 이민자가 많은 미국에서 특히 중요한 행사로 꼽히며, 이 기간은 맨해튼의 주요 주점과 특히 아이리시 풍의 주점에서 1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독립 뮤지션들의 정식 공연과 '오픈 마이크 이벤트' 등을 통해 일반 시민들의 라이브 공연을 주관하는 아이리시 뮤직 바인 '페디 라일리스 뮤직 바(Paddy Reilly's Music Bar)'의 사장인 스티브 듀간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3월은 우리를 포함한 주점들이 가장 바쁜 기간이다. 현 사태로 인해 주점 산업은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듀간은 이어 "우리는 최소 2주 동안 문을 닫는다. 이로 인해 매출에 매우 큰 타격(Big broken)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연을 취소하게 되어 뮤지션들도 매우 곤란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듀간은 또 정부의 지침과 상황에 따라 휴점 기간이 2주를 넘어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 16일 식당과 바(주점)의 일반영업과 영화관, 체육관 등의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파티와 행사를 포함해 50명 이상의 모임도 전면 금지되면서 각종 뮤직 홀, 라이브 공연장 등이 16일을 기점으로 영업을 중단했다(출처/뉴스위크 방송 캡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 16일 식당과 바(주점)의 일반영업과 영화관, 체육관 등의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파티와 행사를 포함해 50명 이상의 모임도 전면 금지되면서 각종 뮤직 홀, 라이브 공연장 등이 16일을 기점으로 영업을 중단했다(출처/뉴스위크 방송 캡처)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파장이 '셧다운' 이후에도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당초 예상보다 높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미국 연방재난관리처(FEMA)는 뉴욕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현지 매체인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의 '숨은 감염자'가 실제 공식적으로 드러난 확진자의 11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도했다. 

즉, 현재 미국의 확진자가 2만 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적인 감염자는 22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 '숨은 감염자'들로 인해 코로나19는 더욱 빠르게 확산돼 2개월 이후에는 65만 명에 이르는 감염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 내 문화 산업은 걷잡을 수 없는 침체기에 돌입할 것이며 비단 문화산업을 넘어 세계경제와 무역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미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8만 1천 건으로 전주에 비해 7만 건 가량이 증가했다고 밝혔고,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주들이 근로자들에 대한 일시 해고를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취업 컨설팅 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는 지난 17일 수많은 음식점·주점 등이 문을 닫으면서 코로나 충격에 美 음식점 일자리가 740만 개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21일 미국의 감염자는 2만1천240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출처/CNBC 방송 캡처)
▲21일 미국의 감염자는 2만1천240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출처/CNBC 방송 캡처)

인터뷰에 응한 프로디갈스의 그레고리 그렌은 현 사태에 대한 대응책으로 독립 뮤지션이 내놓을 수 있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렌은 "일부 뮤지션들은 라이브 스트림 혹은 유튜브를 통해 현장 공연을 대체하고 있지만 공연으로 인한 수입과 영향력에 비해서는 특별한 가치가 없다"라고 자조했다. 

블루스 장르 밴드의 전문 공연 기획자인 길리 테런트 또한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모든 공연이 최소 8월 이후까지 연기가 된 상황에서, 우리는 완전히 고립된 셈이다"라고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빨리 바이러스 확산이 멈추기를 기다리며 이 위기가 극복되기를 바라는 것뿐이다"라고 현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22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 정부는 코로나 충격에 따른 대량 실업과 상점 연쇄 폐점 등에 대한 긴급 경기부양책으로 미 GDP의 10% 규모인 2조 달러(한화 약 2천490조 원)를 내놓으며 23일 표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지난 19일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통해 코로나19 타격 완화를 위해 국민 개인에 성인 1명당 1천 달러(한화 약 128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일부 주(州)들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초기 전투에서 사실상 '패배'했음을 인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골자로 한 개인 봉쇄령은 코로나19 확산의 고삐를 잡을 수 있는 원초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있지만 '고립된 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시민들에게는 보다 강력하고 장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2주간 임시 영업 중단 명령을 내린 미국 정부는 3월 말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늦춰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열흘 남짓 남은 이 기간은 미국 문화 산업을 포함한 미국 자체의 운명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미국 '자택대피령' 이후 텅 빈 뉴욕의 거리(사진/조슈아 맥퍼슨(Joshua MacPherson) 촬영)
▲미국 '자택대피령' 이후 텅 빈 뉴욕의 거리(사진/조슈아 맥퍼슨(Joshua MacPherson)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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