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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延유수현 에세이] 한국에 아홉수가 있듯이, 중국에는 본명년(本命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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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延유수현 에세이] 한국에 아홉수가 있듯이, 중국에는 본명년(本命年)이 있다.
  • 松延유수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29 09: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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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년에는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는 속설이 존재하는 중국
액막이로 빨간색 장신구, 속옷 착용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국가마다 풍습과 전통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결혼할 때 사주를 보거나 이사할 때 손 없는 날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요즘은 많은 사람이 이를 모두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다며 이런 풍습을 따를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중국은 유구한 역사 속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만큼 다양한 풍습이 전해오고 있다.

중국은 유구한 역사 속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만큼 다양한 풍습이 전해오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중국은 유구한 역사 속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만큼 다양한 풍습이 전해오고 있다.(출처/픽사베이)

필자도 중국인과 자주 만나고 중국을 오가며 보고 들은 일만 해도 약간 과장하면 하늘의 별만큼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많은 추억이 물 흐르듯 그냥 흘러가 버리는 경우도 꽤 있다. 그런데도 필자가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속속히 떠오르는 일들이 있다.

그중 필자가 신기해서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으니 이가 바로 본명년(本命年)과 관련된 풍습이었다. ‘본명년’이 뭘까? 필자의 글을 읽는 모든 분이 무슨 뜻인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필자의 글을 읽어내려가면 이해하겠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의 아홉수와 비슷하다.

 

중국에서 나이를 물을 때 흔히 무슨 띠냐고 자주 한다. 본명년이 바로 이 띠와 관련이 있는데 본명년은 '12년마다 돌아오는 자신이 태어난 띠의 해'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올해가 쥐띠의 해이니, 쥐띠인 사람이 본명년에 해당하는 것이다. 민간에서는 이 본명년이 돌아올 때마다 '태세(太歲)를 범(犯)하기 때문에 신수가 사나워 나쁜 일이 생긴다'라는 속설이 있다.

태세는 태세신(太歲神)으로 바로 오행(五行) 중의 목성을 지칭하는 다른 이름이다. 목성은 12년을 주기로 우주를 한 바퀴 도는데 이로 인해 십이지와 그에 대응하는 12가지 띠(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가 생겨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12가지 띠를 금, 목, 수, 화, 토의 오행신(五行神)이  돌아가면서 관장했다.

▲본명년은 '12년마다 돌아오는 자신이 태어난 띠의 해'를 가리킨다. 위의 사진은 12지신의 석상을 담은 모습이다. (출처/ 픽사베이)
▲본명년은 '12년마다 돌아오는 자신이 태어난 띠의 해'를 가리킨다. 위의 사진은 12지신의 석상을 담은 모습이다. (출처/ 픽사베이)

이 오행신 중 사람들의 건강, 재물 등 좋은 운만 관장하는 천신(天神)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목성인 태세신이다. 태세신은 모든 신을 통솔하는 만큼 지위도 가장 높았다. 고로 지존의 자리에 있는 태세신을 범하면 화를 면할 수 없다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쉽게 말해 태세신이 도는 주기가 12가지 띠의 주기와 같아서 해마다 띠별로 태세신을 범하게 된다. 따라서 12년마다 자기가 태어난 해의 띠인 본명년이 오면, 이를 순조롭게 넘기기 위해 다양한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그 풍습이 바로 빨간색을 이용해 액막이하는 것이다.

중국은 빨간색을 무척 좋아한다. (출처/픽사베이)
▲중국은 빨간색을 무척 좋아한다. (출처/픽사베이)

모두 알다시피 중국은 빨간색을 무척 좋아한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도 빨간 바탕에 노란 별이니 이것만 봐도 중국인들의 빨간색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빨간색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다. 빨간색은 태양, 불을 상징하며 왕성한 기운을 나타내는 색으로 고대에서는 빨간색이 권력과 부를 상징했다. 특히 태양이 모든 대지를 비추는 만큼 신성한 존재로 인식되어 고대 중국의 황실에서도 백성들의 숭배를 받기 위해 태양의 색인 빨간색을 중요시했다.

그 한 예로 고대 한나라를 건국한 한(漢) 고조 유방은 미천한 자신의 출신을 정통화하기 위해 자신을 적색 황제의 아들(赤帝之子)이라 일컬었다.

또한, 피의 색도 빨간색인데 생명체에는 피가 돌기 때문에 건강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 빨간색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 밖에 음양오행에서 빨간색은 양의 기운을 갖고 있어 음의 기운을 가진 악귀와 액운을 쫓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빨간색을 신성한 색으로 여겼다. 

중국인들은 본명년이 오면 빨간 속옷,  빨간 팔찌, 빨간 양말 등을 착용한다. (출처/바이두)
▲중국인들은 본명년이 오면 빨간 속옷, 빨간 팔찌, 빨간 양말 등을 착용한다. (출처/바이두)

이런 이유로 중국인들은 본명년이 오면 빨간 속옷,  빨간 팔찌, 빨간 양말 등을 착용하며 신발 속에 빨간 깔창을 깔기도 한다.

필자가 대학교를 졸업할 때 그해가 때마침 필자의 띠인 본명년이었다. 본명년 이야기를 안 들었으면 모를까 이미 알고 있어 그런지 괜히 필자의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그래서 필자는 졸업하고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빨간색 물건을 사러 상점에 갔다. 그런데 막상 빨간색 팔찌나 양말같이 겉으로 눈에 띄는 물건들을 사려니 왠지 쑥스러웠다. 그래서 착용해도 겉에서 보이지 않는 빨간 속옷을 샀다.

▲본명년에 관련된 속옷 광고 (출처/바이두)
▲본명년에 관련된 속옷 광고 (출처/바이두)

하지만 빨간 속옷을 입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라고 피식 웃으며 중국문화 한 번 체험해보자며 입어봤던 기억이 있다.

본명년은 중국 민간에서 전해오는 풍습이라 미신이라고도 하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의 문화이니 존중해 주며 이해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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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va 2020-05-04 13:11:48
예전에 중국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던 상품 패키지를 빨강색으로 바꾼 후, 판매실적이 올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중국은 빨강색을 좋아하는거 같아요. 본명년 이야기도 정말 재밌었어요. 12지신에 관한 이야기의 경우 한국과 중국에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해집니다. 나중에라도 한번 더 다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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