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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우감독의 영화칼럼] 사람을 살리는 영화, 사람을 죽이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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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우감독의 영화칼럼] 사람을 살리는 영화, 사람을 죽이는 영화
  • 박광우 감독
  • 승인 2020.05.1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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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실이라도 편집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로 전달될 수있다. 모든 영화는 만드는 자의 인격과 가치관과 세계관에서 그 결과가 달라진다. (출처/픽사베이)

영화(映畵)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촬영된 영상(映像) 조각(Shot)들이 모여 전체를 완성한 것입니다. 나무 한 그루는 나무이지만 그 나무가 수천 그루 모이면 숲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잘 짜여지고 완성된 소설책이 한편의 소설이지, 각 페이지나 문단과 문장이 소설인 것은 아닙니다. 영화도 각 영상 조각들이 시나리오와 감독의 의도대로 잘 편집되었을 때 완전한 영화가 됩니다. 아무 의미없이 흝어져 있거나 나열된 영상들은 영화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들은 편집기술에 의해 전혀 다른 메시지를 전달해 대중의 생각을 바꿔놓습니다. 

뭔가를 주시하며 ‘웃고 있는 당신의 얼굴’이 있습니다. 이 얼굴 다음에 예쁜 강아지가 편집돼 붙여지면 당신은 강아지를 사랑하는 좋은 얼굴이 되지만, 강아지 대신 날카로운 칼이 있는 장면을 이어붙이면 당신의 얼굴은 살인 의도를 가진 무서운 얼굴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얼굴이지만 편집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의 얼굴을 만듭니다.

요즘 사회적 문제인 ‘가짜뉴스’도 이와 같습니다. 어떤 ‘사실’을 악마의 편집에 의해 사실을 ‘거짓’으로 포장해 세상에 퍼트립니다. 나쁜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것과 같습니다. 독재자들의 언론조작과 통제 과정이나 광적인 종교집단 등에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마법같은 편집술로 대중을 현혹시키는 것도 같은 것입니다. 이것들은 사람을 죽이는 잔혹한 영화가 됩니다. 모든 시대적 사실들은 편집하는 자들의 의도대로 사실을 변형 혹은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람을 살리는 영화가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좌절과 분노에서 희망과 사랑을 찾고, 전쟁과 독재의 압박에서 평화를 쟁취하고, 가난하지만 부모에게 효도하고, 병든 부부간의 헌신적 희생 등… 이 외에도 사람을 살리는 세상 이야기는 정말 많습니다. 그것들을 잘 편집해 세상 사람들의 심장에 수놓으면 그 한편의 영화는 사람을 살리는 좋은 영화가 됩니다. 

돈과 권력이 많은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 아닙니다. 힘들고 병든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진짜 위대한 사람입니다. 돈과 첨단 무기가 많은 나라가 선진국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나라가 선진국입니다. 요즘 TV를 통해 자주 볼 수 있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님의 우리나라 코로나19의 방역과 질병관리의 상황을 시시각각 점검하고 알리는 모습에서 사람을 살리는 모습을 봅니다. 많은 의료진들의 노고가 모든 한류 중에서 으뜸인 ‘사람 살리는’ 과정을 세상에 보여준 ‘의술(醫術) 한류’입니다. 이것이 진짜 사람 살리는 편집이고 영화입니다. 

막대한 제작비를 댄 화려한 영화가 좋은 영화가 아닙니다. 저예산이지만 영화 내내 극적인 반전을 통해 깊은 감동을 준다면, 엔딩 자막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큰 환희와 벅찬 감동을 받을 겁니다. 그 환희와 감동은 극장을 나서는 우리들에게 더할 수 없는 자신감을 줄 것이고, 이 한 편의 ‘사람 살리는’ 영화는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영화의 주인공이자 부귀영화감독입니다. 그러니 참 좋은 편집을 하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사람을 살리거나 죽이거나 하는 이 모든 영화는 만드는 자의 인격과 가치관과 세계관에서 그 결과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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