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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와인 칼럼] 샴페인말고 스파클링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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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와인 칼럼] 샴페인말고 스파클링와인
  • 이지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12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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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샴페인 대신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들
- 스파클링 와인 만드는 방식만 알아도 골라 마실 수 있다?

 

▲ 스파클링 와인의 오픈 직후 솟구치며 흘러 넘치는 기포들 (출처/ Wine Enthusiast 홈페이지)
▲ 스파클링 와인의 오픈 직후 솟구치며 흘러 넘치는 기포들 (출처/ Wine Enthusiast 홈페이지)

가족과 친구들의 생일에는 케이크가 어김없이 함께 한다. 학창 시절, 동네 제과점에 가보면 – 도처에 있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이었지만 – 케이크 위 진열대에는 보통 화려한 디자인의 스파클링 와인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그때는 와인은커녕 술도 모르던 때이지만 텔레비전에서 본 것은 있어 분위기를 내겠다며 꼭 그 스파클링 와인을 함께 구입하곤 했다.

물론, 진짜 와인은 아니다. 아마도 짐작은 했겠지만 그것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탄산음료들과 맛이 유사한 과일향이 나는 무알코올의 청량음료였다. 하지만, 상큼한 과일향과 더불어 입안을 채우는 거품, 달콤함, ‘펑’ 소리와 함께 열리는 재미까지 우리가 기분을 내기에는 충분했다. 

실제로 스파클링 와인은 ‘축배’의 느낌이 강하여 결혼식, 생일, 기념일 등 나를 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해 축하하는 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기쁨의 술로 자리 잡았다. 스파클링 와인이 축배주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꽤 다양한 것 같아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기포가 아닐까.

 

▲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스파클링 와인의 기포 (출처/ American Chemical Society 홈페이지)
▲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스파클링 와인의 기포 (출처/ American Chemical Society 홈페이지)

와인이 열림과 동시에 기쁨의 포효를 하듯이 힘있게 솟구쳐 흘러넘치는 수많은 거품과 와인잔에서 끊임없이 릴레이 하며 올라오는 기포들은 역동적이고 활기차며 아름답다. 이런 심미적인 요소들이 스파클링 와인의 지위를 더 향상시켜 주었을 것이다. 

앞서 샴페인의 이름에 얽힌 일화를 다룬 적이 있었는데, 와인 초보자들에게는 스파클링 와인이 곧, 샴페인이다. 그만큼 샴페인이라는 이름이 세계적인 인지도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샴페인은 세계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샴페인 외에도 세계 각 곳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스파클링 와인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 스파클링 와인은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기포가 없는 일반 와인을 ‘스틸 와인’이라 부르는데 스틸 와인의 경우에는 보통 알코올이 생성되는 발효를 1차만 진행한다. 그런데 스파클링 와인은 보통 2차 발효를 진행함으로써 추가적인 알코올과 탄산감을 얻게 된다. 이 2차 발효를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와인의 풍미가 크게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 1차 알코올 발효 후 병 속에서 2차 발효가 진행되고 있는 샴페인들 (출처/ Fizz Company 웹사이트)
▲ 1차 알코올 발효 후 병 속에서 2차 발효가 진행되고 있는 샴페인들 (출처/ Fizz Company 웹사이트)
▲ 2차 발효 후 병 속에서 효모찌꺼기와 함께 숙성되며 이때 독특한 풍미를 얻게 된다. 병 안의 효모찌꺼기 모습 (출처/ gustiditalia 웹사이트)
▲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은 2차 발효 후 병 속에서 효모찌꺼기와 함께 숙성되며 이때 독특한 풍미를 얻게 된다. 병 안의 효모찌꺼기 모습 (출처/ gustiditalia 웹사이트)

첫 번째 방식은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 온 방식이라 하여 이름 붙은 ‘전통 방식’이다. 보통 메쏘드 트라디씨오날 Méthode Traditionnelle 라고 하며 샴페인을 발효할 때 쓰인다 하여 메쏘드 샹프누아즈 Méthode Champenoise라고도 한다.

1차로 발효가 끝난 와인에 당분과 효모를 추가하여 병 속에서 2차 발효를 진행한다. 좁은 유리병에서 발효로 인해 생겨난 탄산가스와 알코올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병안에서 압력은 점점 높아지고 그에 비례하여 서로 억눌러지며 기포는 작고 더 부드러워진다. 장기간 효모 찌꺼기가 와인과 함께 숙성되면 마치 빵이나 비스킷, 견과류 같은 구수한 향들이 과일 풍미 위에 입혀진다. 

▲ 탱크에서 2차 발효가 진행되는 탱크 방식 스파클링 와인들이 만들어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출처/ gustiditalia 웹사이트)
▲ 탱크에서 2차 발효가 진행되는 탱크 방식 스파클링 와인들이 만들어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출처/ gustiditalia 웹사이트)

두 번째 방식은 ‘탱크 방식’이다. 이 방식을 발전시켜 특허를 따낸 이의 이름을 따 샤르마 방식 Charmat Method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차 발효가 진행되며 더 큰 통 내에서 효모 찌꺼기와 맞닿은 시간 또한 더 짧은 편이다. 압력이 가해진 탱크에서는 크고 거친 기포가 생겨나고 신선한 과실 풍미를 풍긴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가장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이라며 탱크 방식의 대표주자는 이탈리아의 ‘프로세코 Prosecco’ 이다. 

전통 방식의 스파클링 와인들은 5~7 기압 정도를 가지며 (보통은 5~6 기압) 탱크 방식의 와인들은 2~4 기압의 압력을 가지는데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게 표현하자면 5~7기압은 자동차 타이어 기압의 2~4이다. 

영화에서 보면 멋있게 스파클링 와인을 흔들어 큰 소리와 함께 터트리기도 하지만, 샴페인 같은 스파클링 와인을 오픈할 때 실명의 위험을 겪는 환자들이 매년 발생하며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  프랑스의 크레망부터 독일의 젝트까지,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들 (출처/ 와인폴리 웹사이트)
▲ 프랑스의 크레망부터 독일의 젝트까지,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들 (출처/ 와인폴리 웹사이트)

위의 방식들을 이용한 스파클링 와인들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며 지금부터 설명할 와인들은 가장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들이다. 전통 방식을 따라 샴페인과 유사한 맛을 가지면서도 훨씬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거나 탱크 방식으로 생산되어 그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풍부한 과일향을 지닌 상큼한 와인들이다. 

 

  • 크레망 Crémant

크레망은 리무, 알자스, 부르고뉴, 루아르 등의 프랑스의 몇몇 산지에서 생산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더 짧은 숙성 기간을 갖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크리미하고 견과류 같은 구수한 향이 느껴지며 샴페인을 대신할 데일리 와인으로 가장 추천한다. 

 

  • 까바 Cava

스페인의 까탈루냐 Catalonia 지역에서 대부분 생산되며 마찬가지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된다. 스페인 품종인 마카베오, 사렐로, 빠레야다 같은 와인 초보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품종으로 만들어지며 요즘은 샤도네이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단맛이 적고 가격이 아주 착한 스파클링 와인이다. 치킨이나 한식을 먹을 때도 가볍게 곁들이기 좋다. 

 

  • 프로세코Prosecco

글레라 라는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은 탱크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약한 단맛과 함께 흰 꽃, 백후추 같은 향신료, 상큼한 과일 향들이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사라지는 큰 기포를 가지고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하게 마시기 좋으며 이탈리아 북동부의 베네토 지역에서 생산된다. 

 

  •  젝트 Sekt

와인 초보자일 때 가장 맛있게 마셨던 스파클링 와인인데, 독일의 대표 포도품종인 리슬링으로 만들어져 레몬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향, 복숭아의 진한 풍미, 꽃향기가 매력적이다. 그리고 리슬링 특유의 페트롤 향 (휘발유 향이라고 한다.) 이 느껴지고 프로세코와 마찬가지로 알코올이 높지 않다. 탱크와 전통 방식 모두 다 선택적으로 사용되며 선명한 산도와 미세한 단맛이 어우러져 초보자도 좋아할 와인이다.

▲ 보통 레드와인으로 익숙한 쉬라즈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쉬라즈. 진한 레드 컬러와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다. (출처/ 핀터레스트)
▲ 보통 레드와인으로 익숙한 쉬라즈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쉬라즈. 진한 레드 컬러와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다. (출처/ 핀터레스트)
▲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호주 몰리두커 와이너리의 '미스 몰리 스파클링 쉬라즈 MissMolly Sparkling Shiraz' (출처/ Mollydooker 홈페이지)
▲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호주 몰리두커 와이너리의 '미스 몰리 스파클링 쉬라즈 MissMolly Sparkling Shiraz' (출처/ Mollydooker 홈페이지)

앞서 소개한 스파클링 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에는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이 존재하며 호주의 쉬라즈를 이용한 ‘스파클링 쉬라즈’, 미국, 칠레, 남아공 등에서 각양각색의 와인을 생산 중이니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눈으로도 즐겁고 입으로도 쾌락적인 스파클링 와인은 가볍게 식전주로 즐기기에도 좋으며 샐러드, 파스타, 해산물 및 육류를 망라하여 꽤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산도가 높은 스파클링 와인은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잡아주기도 하니 그 쓰임이 많은 와인이다.

다가오는 여름, 오늘 알게 된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파클링 와인을 접한다면 모르고 마실 때보다 그 맛이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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