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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현 낚시칼럼] 낚시, 수초부터 알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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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현 낚시칼럼] 낚시, 수초부터 알면 쉬워진다.
  • 박기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29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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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사는 식물, 수생식물

 수초, 흔히 물속에 사는 식물을 통칭하여 일컫는 말로 정확히 말하면 수생관속식물(Aquatic Vascular Plant / Hydrophyte)이라 부른다. 수생식물은 육상식물과 외형적, 내형적으로 큰 차이점을 보이는데 이것은 육상에 살던 식물들이 새로운 수중의 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해 온 진화의 산물이다.

물속에서만 사는 수생식물은 물속에서만 사는 물고기에게 뗄래야 땔 수 없는 존재이다. 마치 육상생태계의 먹이피라미드 중 식물이 가장 기본인 것과 같이 수중 생태계에서는 이 수생식물이 바로 가장 기본이 되며 물속 물고기들에게 서식장소, 산란장소, 먹잇감, 은신 등 다양한 장소를 제공하게 된다. 사람으로 치면 의식주 중 식과 주를 수생식물이 담당하는 것이다. 이렇듯 물고기 삶의 기본이 되는 수생식물을 좀 더 자세히 알면 낚시가 쉬워지는 건 당연한 이치. 낚시할 때 매번 만나는 수생식물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한다.

부엽식물인 마름은 물고기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생식물이다
▲부엽식물인 마름은 물고기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생식물이다(사진=박기현)

물고기는 수생식물에서 태어나 수생식물로 돌아간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수생식물에서 태어나 수생식물로 돌아간다. 과장이 조금 섞인 말이지만 대부분 그렇다. 수많은 물고기들이 수생식물에 알을 부착하여 산란하는 경우가 많고 은신의 개념으로 수생식물 근처에 숨어 산란장을 만드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수많은 물고기들이 이런 물고기들을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즉, 직 간접적으로 대부분의 물고기들이 수생식물의 도움을 받고 살아간다는 것으로 물고기가 죽어 잔해가 되면 그 잔해는 유기물이 되어 다시 수생식물에게 흡수된다. 수생식물은 물을 제외한 수환경 그 자체이며 물고기는 그곳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생명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기본적인 수생식물의 종류

수생식물은 종류별로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것은 수생식물을 생육상태 및 생육장소에 따라 나눈 것으로 수생식물 구분법의 기초가 된다.

1. 정수식물 (Emergent hydrophytes)

: 식물체의 줄기 밑 부분은 수면 아래쪽에 있고, 줄기 위쪽은 대기 중에 나와있는 식물군

2. 부엽식물 (Floating-leaved hydrophytes)

: 물 밑에 뿌리를 내리고 잎은 수면에 떠 있는 종류

3. 부유식물 (Free-floating hydrophytes)

: 잎이나 식물체의 대부분이 수면에 떠 있는 식물군

4. 침수식물 (Submerged hydrophytes)

: 식물체의 대부분이 물 속에 잠겨 서식

 

대형호, 육상식물이 대체하다

대청호, 안동호, 충주호, 합천호 같은 대형호수에는 수생식물이 자라지 않는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인데 하나는 수심이 깊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물의 빠짐이 흔하기 때문이다. 수심이 깊으면 수생식물이 광합성할 수 있는 햇빛이 물아래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생식물은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물의 빠짐이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형호수는 대부분 다목적댐 건설로 이루어진 댐형이며 이러한 호수는 전기생산이나 치수관리에 의해 물을 자주 방류하게 된다. 그리하여 수위가 짧은 시간 내에 급격히 오르거나 내려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수생식물이 자랄 수 없다.

수위의 안정화가 되어야 물속의 유기물이 물아래 쌓이게 되고 이러한 유기물 쌓임은 결국 수생식물이 뿌리를 뻗을 수 있는 기질이 되는데 이 유기물들이 쌓일 시간도 없이 물이 차고 빠지게 되니 수생식물이 안착할 수가 없다. 대형호수가 대부분 마사토로 이루어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지역은 바로 육상식물들이 수생식물을 대신하게 된다. 대형호수의 나지에 주로 자라던 1년생 외래식물 등이 홍수나 태풍에 의해 물에 잠기게 되면 비로소 그곳이 저수지나 강계의 수생식물 역할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여름의 오름수위이다.

불어난 수위로 물에 잠긴 육상식물의 사체가 수생식물을 대체한다
▲불어난 수위로 물에 잠긴 육상식물의 사체가 수생식물을 대체한다(사진=박기현)

원래는 수생식물에 알을 낳던 자그마한 어류들은 수생식물이 없는 대형호수에서는 산란할 곳이 없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오름수위에 맞춰 육상식물에 알을 낳게 되며, 수많은 물고기들에게도 은신과 먹잇감 제공을 하게 된다. 즉, 물속에 잠기는 육상식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기간이 길수록 물고기에게는 안정되고 풍족한 환경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수생식물이 주는 것 그것처럼 최근에는 수자원 관리의 필요성으로 인해 전국 대부분의 대형호수들이 물을 많이 방류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대형호수인 안동호와 합천호에서도 수생식물의 존재가 확인이 되고 있다. 물속의 유기물들이 가라앉고 수생식물이 자랄 수 있는 저질이 되는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또다시 물고기들에게 다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낚시도 마찬가지다. 색다른 포인트가 생긴것이기 때문에 매번 해오던 낚시와는 다른 관점에서 낚시를 해야 되고 다른 기법을 접목해야 좋은 효과를 올릴 수 있다.

수생식물은 하나의 생태계

수생식물에는 물고기들만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물벼룩을 비롯한 미소생물도 많이 살아가며 미소생물을 섭식하는 작은 동물들, 작은 물고기들도 모여들게 되고 그러한 물고기와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큰 물고기들도 모여들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큰 물고기들을 주로 섭식하는 수달이나 왜가리같은 동물도 모여들게 된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수초군락이라 불리는 그곳은 먹이사슬이 잘 이루어진 하나의 작은 생태계라고 말할 수 있다. 낚시의 관점에서 볼 때, 단순한 하나의 포인트라고 보는 것과 하나의 소생태계라고 보는 것은 조과에서 크나큰 차이가 있다.

이제는 물가에서 낚시를 할 때 조금이라도 수생식물에 대한 개념을 잡고 낚시를 하는 것은 어떨까. 분명히 다른 관점에서 물속이 보이고 평소 알던 물고기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수생식물인 가시연꽃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수생식물인 가시연꽃(사진=박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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