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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온유 유아교육 칼럼] 29번째 이야기) 인정해 줄 때, 성장하는 생각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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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온유 유아교육 칼럼] 29번째 이야기) 인정해 줄 때, 성장하는 생각 근육
  • 윤온유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28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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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는 왜 저렇게 폭력적일까요?"

▲생각 근육을 통해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출처/픽사베이)

우리 원의 한 어머님이 견학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조심스레 말을 뱉으셨다.
아까부터 아이들 가운데에서 무슨 말을 하면 "왜 나한테만 그래! 죽을래?"라고 소리 지르다, 얼마 안 있으면 밀치고 때리려고 주먹을 쥐고 머리 위로 올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단다. 그 아이는 얼마 전 우리 원에 어렵게 입소한 아이였다.

그때는 우리 원이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머님들의 입소문으로 원을 방문하여 상담받던 시기였기도 했지만, 어떤 아이든지 사랑받으면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로 교육하겠다는 신념 아래, 차별하지 않고 모든 아이를 오게 하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그런 교육관을 가지며 교육하던 중에 그 아이의 부모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상담을 요청하셨다. 전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을 자주 때리고 소리를 많이 질러 선생님께 많이 혼이 난 상태였고, 그로 인해 부모님도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아이가 등원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니나 다를까, 주위 친구들과 갈등이 빚어졌고, 가족들에게서 민원이 발생했다. 아이가 폭력성이 짖어 이 아이가 무서워 원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견학 시에도 학부모 자원봉사단을 운영했던 나는, 실제 현장에서 아이를 목격한 어머님들의 의견들과 더불어 원내 활동 속에서 교실에 활동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본격적으로 아이와 가정과 교사와 내가 하나 되어 성장 기간을 갖도록 하였다.

성장 기간이라 함은, 아이의 문제를 보고 개인의 문제로 판단하지 않고 가정과 사회가 함께 환경을 구성하고 아이를 이해하며 아이의 생각을 정리하게 함으로써 그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닥친 상황에서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여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고 상대와 의사소통하며 성장해나가는 기간을 의미한다.

이 기간에는 제일 먼저 담임 선생님과 소통하며,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반 학부모님들에게도 양해를 구한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가 하루 동안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교실 전체 아동 대비 어느 정도의 공격성을 나타냈는지, 이 아이가 쓰는 단어는 어떠한지, 또 아이가 쓰는 용어 중에 가정에서 쓰는 공격적 용어가 있는지, 대화 속에서 "무시"라는 단어나 "나한테만"이라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열등감과 연관된 단어가 나오지는 않는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
일주일 정도 분석하다 보면 아이에게서 반복되는 행동 패턴이 나오게 되는데, 그 행동 패턴을 수치화하여 정리한 후에 부모님과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부모님에게는 객관적으로 분석된 자료를 보여주며, 다른 아이들의 부모님에게서 나온 민원 때문이 아니라니 아이가 어느 곳을 가도 누구를 만나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언어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건강한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돕기 위한 성장 기간을 가지도록 협조할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나면 주위에 이 아이로 인해 무서워하고 원에 오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지금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에게도 성장 기간이 필요하지만, 내 아이도 다른 친구가 좋은 모습으로 변화해가는 것을 지켜보고 도와주고 혹시 모를 자신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도 이해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성장 기간이 함께 필요함을 전달한다.

성장 기간 중 이 단계는 실제 성장 기간을 들어가기에 앞서 서로의 성장과 긍정적인 변화로 이끌어지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를 주는 마음 열기 단계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운동을 전문가에게 배울 때에도 전문가가 나의 몸 상태를 분석하고, 나에게 맞는 커리큘럼을 짜며, 나를 구성하는 환경에서 식단을 작성해 주는 몸풀기 단계가 있다. 몸풀기가 끝나고 나면 내 몸에 맞는 운동으로부터 점차 난도가 있는 훈련까지 지속하여 내 몸의 근육이 탄탄해지기까지 코치하며 스스로 자신의 몸을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해서 관리한다. 마찬가지로 마음 운동을 통해 생각 근육이 스스로 성장되기까지 환경을 정비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 교육, 그리고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마음 열기 단계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선생님과 부모님에게는 같은 미션을 준다. 선생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순간을 넘어가지 않고, 반드시 이야기 나누기를 하게 한다.


무조건 "안돼, 하지 마, 그건 나쁜 행동이야, 너는 왜 그러니?" 등 이 아이가 한 행동에 대해 이유를 묻지 않고 무조건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
공격적인 행동이 나오면 "멈춰"라고 말해주어야 하되 그다음 반드시 내용에 대한 이해과정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멈추게 할 때는 아주 단호한 태도와 굵고 낮은 목소리, 엄한 표정으로 진행해야 한다.

타인을 공격하는 행동에서 "괜찮아, 왜 그랬니?"라는 자칫 그 행동에 대해 이해하려고 시도했지만 허용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적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단호하게 짧고 굵게 멈추도록 하되, 멈춘 다음이 중요하다.

멈추면 보통 소리를 지르거나, 더 화를 내 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오히려 어른에게 보일 수 있다. 원에서 활동하는 도중 아이에게 제지를 가하니, 실제 담임 선생님을 주먹으로 때리는 행동을 보였고, 담임 선생님의 어깨 즈음 키가 닿을 만큼 몸짓도 큰 이 아이의 주먹은 선생님의 팔에 멍이 들 만큼 강도가 높았다. 그때 그 교실을 들어가는 필자에게 정확하게 그 모습이 포착되었고, 아이에게 바로 "멈춰!"라고 매우 단호하고 무서운 어조로 절제시켰다. 아이는 순간 놀란 얼굴로 나를 보았고, 더는 말하지 않고 "지금 당장 멈추지 않으면 원장님은 매우 화날 것 같아"라고 제지시켰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사실 매우 걱정하게 된다. 어떻게 힘든 상황이 될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대부분의 아이는 자신이 가장 무서웠던 일이나 아팠던 사건을 떠올리거나 간접적으로 본 미디어에서의 일을 떠올릴 수 있다. 실제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단호한 어조와 표정 만으로 정서적 두려움을 느끼고 행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되는 것이다.

이 아이는 순간 멈칫하며 "너무 억울해요"라고 말하였다. "선생님이 나만 미안하다고 말하라 그래요"라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자칫 실수할 수 있다.
생각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가 억울해하는 입장을 말했을 때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로 받아주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순간 같은 상황이 초래되면 또 자신의 입장을 억울하게 말하여 상황을 피하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억울하고 서글픈 표정에서 물러서면 안 된다. 아이들이 말하는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되 당장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정리한 후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출처/픽사베이)

"응, 억울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선생님에게 때리는 행위는 올바르지 않아. 나는 너의 행동에서 억울함이 보이지 않아. 화가 난 너의 모습이 보여.
그냥 선생님을 때리는 네가 보여. 네가 나쁜 아이가 아님에도 네가 나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여. 그건 억울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야."

아이는 순간 손을 내리고 나를 응시했고, 나는 말했다.

"네가 어떤 일을 해서 선생님이 어떤 판단을 하였든, 제일 중요한 건 너의 마음은 보이지 않고 너의 지금 손, 너의 목소리, 너의 눈빛이 보인다는 것에 있어."
"나한테 억울함을 전달하고 싶거든, 선생님께 우선 때린 것에 대해 사과드리고 나에게 억울한 너의 마음을 정확히 전달해. 만약 선생님이 실수했거나 잘못 판단하셨다면 원장님이 너에게 정식으로 사과해달라고 부탁할게."

아이는 자신이 이해받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선생님께 퉁명하지만 바른 목소리로

"선생님 때려서 죄송해요…" 라고 울먹거리며 말한 후 나와 옆 반으로 이동하였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들이 자신이 키가 크고 몸짓이 크니 책상을 들어보라고 시켰고, 아이는 책상을 들었다 놨다 했는데, 친구들이 시킬 때는 선생님이 자리에 없으셨고 들어와 보니 책상을 들었다 놨다 하는 아이가 위험해 보여 제재를 하신 것이다.
사실 그럴 수 있고, 안 하면 되는 가벼운 문제임에도, 자신이 항상 먼저 혼나고 자기만 혼난다는 트라우마가 있는 아이는 그 제재에 왜 자기만 혼내냐며, 친구들이 하라고 해서 한 거라며, 선생님에게 무조건 화를 토로한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고 인정해 주었지만, 다시 정리해 주었다.

"원장님은 네가 억울했다고 생각해. 나도 그 상황이라면 매우 억울했을 거야. 그럼 너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못된 거나 나쁜 아이가 아니었네.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싶고 선생님께 칭찬도 받고 싶은 멋진 친구였네. 원장님이 볼 때는 그런데 다른 누군가가 똑같이 너의 그 모습을 봤다면
그냥 너는 나쁜 아이야. 네가 충분히 너의 화난 마음을 참지 못하고 때려놓고 이해해 달라고 하는 건 누구한테도 이해받지 못해.
감옥에 가는 사람 중에서도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기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어쩌다 보니 된 건데 순간 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때리거나
밀치거나 싸워서 피해를 주고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가게 된 사람들이 많아."

아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신이 화가 난 상황에 대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인정받았으나, 그것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을 수 없고, 자신이 순간 화가 나는 부분들을 조절해 가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 주었다.

선생님에게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 모든 것을 기록하게 하였고, 부모님과는 매일 이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상황과 내용을 전달하게 하였다. 이번 경우는 내가 그 교실에 들어갔을 때 직접 목격한 사항이므로 내가 직접 전달해 주었다.

사실 이런 부분에 있어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직접 전달하기 힘들기도 하고, 부모님이 오해할까 걱정돼 전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원을 대표하고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원장님이 아이와 교사와의 중재 역할을 해주고 부모님에게 상황을 직접 설명해주면 더욱 신뢰 관계는 돈독해질 수 있다.

그날 이후, 선생님에게도 아이의 상태를 전달하며, 아이가 어떤 행동을 보여 선생님이 제재해야 할 경우 아이의 입장을 한 번만 먼저 들어봐 주었으면 한다고 전했고, 부모님에게는 집에서 아버지와 레슬링을 하며 노는 것을 할 때 자신이 지거나 아파서 순간 공격적인 행동이 나오게 되면 제재하고 반드시 내가 했던 이야기를 전달하여 아이가 똑같은 여러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훈련을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아이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2주간의 성장 기간 동안 공격성은 감소하였고, 다른 친구들이 이 아이와 잘 논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아이는 화가 나면 원장실로 내려와

"원장님 저랑 대화해 주세요."라고 이야기하였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한 후 자신이 선생님께 잘못한 행동을 했다고 스스로 자가 진단 후 나와 함께 선생님께 가서 죄송하다 인사하였다. 


"아이야, 너는 정말 훌륭하구나, 이렇게 멋지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였어. 누구보다 너 자신이 소중하고 훌륭한 아이라는 것을 보여주어 고마워"

 

▲누구도 스스로 처음부터 자유롭게 감정을 조절하며 자신의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해 내기는 어렵다. 서로 함께 언제든지 이야기하며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하다. (출처/픽사베이)

우리는 모두 아이였다.

참 많은 일과 상황들이 눈 깜박할 사이에 일어나고 정리되고 조절되어 갔다.
그것이 어떨 때는 또래 관계에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또 다른 사회관계에서 무분별하게 일어나 나 자신을 조절하지 못할 만큼 힘들고 외로울 때도 많았다.
특히나 '억울하고 속상한' 일들이 아주 사소하지만 자주 일어났다.

어른들이 보면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래?"라고 치부하는 일이었지만 아이였던 나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큰일'이었다.
그 세상에서 제일 큰일을 알아주는 어른이 나타나 이해해 주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면
마치 구렁텅이에 빠져서 나오지 못했던 나에게 동아줄을 던져주어 올라올 수 있게 해주는 구세주와도 같았다.

처음에는 그렇게 의지했지만, 점차 문제에 대한 나의 감정을 인정받고, 그 감정을 넘어서서 현실을 보며 해결해 나가는 사고 구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어가면서 여러 가지 문제와 상황에 부딪혔을 때 넘어서고, 넘어서며 이겨내가는 생각 근육이 길러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고 훈련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도와주고 서로 기다려주고 격려해주자.

그리고 그 아이가 자신을 보는 사회를 생각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자.
이 아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긍정적인 에너지가 보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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