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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와인 칼럼] 크리스마스 '홈술'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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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와인 칼럼] 크리스마스 '홈술' 와인
  • 이지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25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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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인들의 크리스마스 축하 와인 '모스카토 다스티'
- 줄리어스 시저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선물한 와인은?

 

▲ (출처/ Getty Images by 포토그래퍼 Sofié Magnusson)
▲ 달콤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와인, 모스카토 다스티 Moscato d'Asti 는 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와 좋은 궁합을 보인다. (출처/ Getty Images by 포토그래퍼 Sofié Magnusson)

 시끌벅적하고 화려하게 보내는 크리스마스도 좋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느 때보다도 절제되고 차분하게 보내는 것이 미덕인 듯하다. 크리스마스는 올해만 오는 게 아니라 또 돌아오는 날임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으며 소소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해본다. 

맛있는 식사도 좋지만 왠지 크리스마스 상차림에는 달콤한 디저트가 빠지면 서운하다. 원래 단 음식을 좀처럼 즐기지 않지만 찬 바람이 부는 크리스마스 밤의 달달한 디저트는 식사의 화룡점정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동네 제과점의 생크림 케이크나 과일과 함께 ‘모스카토 다스티 Moscato d’Asti’ 와인을 곁들인다.   

모스카토 다스티는 이탈리아인들이 크리스마스에 마시는 와인으로 와인 초보자가 가장 선호하는 와인이기도 하다. 부담스럽지 않은 5.5% 정도의 알코올 도수와 천도복숭아, 오렌지, 꽃향기가 피어나며 과하지 않은 단 맛을 지닌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이다. 

▲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크리스마스에 파네토네 Panettone 빵 과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을 곁들인다. (출처/ eataly 홈페이지)
▲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크리스마스에 파네토네 Panettone 빵 과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을 곁들인다. (출처/eataly 홈페이지)

이탈리아에서 약한 기포를 지닌 스파클링을 일컫는 ‘프리잔테 Frizzante’ 스타일의 와인으로 분류되며 이탈리아 피에몬테 Piemonte 지역의 아스티(Asti)에서 모스카토 Moscato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두 와인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가 진행되는 ‘아스티 메소드(Asti Method)’라는 와인 양조 방식을 따르며 신선한 품종 자체의 아로마를 살리는 양조법이다.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이 와인과 ‘파네토네(Panettone)’라는 빵을 함께 먹는다. 건포도, 설탕에 절인 과일, 아몬드 등의 견과류를 넣어 만들어지는 파네토네는 너무 달지 않고 말린 과일향이 풍부해 모스카토 다스티와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 한국에서 편하게 즐기기에는 건과일이 들어간 파운드 케이크나 맘모스빵이 제격일듯싶다.

winefolly
▲ 모스카토 Moscato 품종은 과일과 꽃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아로마가 특징이다. (출처/ Winefolly 블로그)

모스카토는 프랑스에서 뮈스카 Muscat(Muscat Blanc a Petits Grains)라 불리는 품종과 동일한 종으로 방대한 유전적 계열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형적으로 오렌지, 서양배, 꿀, 오렌지 꽃 등 향수같이 화려한 아로마를 뽐내며 특히 리나룰 Linalool이라는 성분이 독특한 꽃향기를 생성한다. 

대표적인 모스카토 품종의 산지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호주, 미국 등으로 달지 않은 드라이 와인부터 호주의 주정강화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미국에서는 40대 미만의 젊은 층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2011년을 기준으로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하였다.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이 생산되는 피에몬테 지역은 이탈리아 와인의 왕이라 칭해지는 ‘바롤로 Baloro’의 생산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모스카토 다스티뿐만 아니라 모스카토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아스티 스푸만테 역시 유사한 스타일로 만들어지지만 당도와 기압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스티 스푸만테는 모스카토 다스티에 비해 기압과 알코올 도수가 약 7~9%로 더 낮으며 대신 당도는 약한 편이다. 반면, 모스카토 다스티는 더 낮은 기압과 약 5.5%의 알코올 도수를 함유하고 있다. 두 와인 모두 차갑게 하여 마시며 아스티 스푸만테는 샴페인 플루트 잔에 모스카토 다스티는 일반 와인글라스에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모스카토 품종 특유의 달콤함과 강한 꽃향기를 지닌 이 와인들은 페스츄리, 디저트 등과도 함께 즐기지만 향신료향이 강한 아시안 음식과도 의외의 궁합을 이룬다. 라임, 진저, 시나몬, 칠리 페퍼, 데리야끼 등 아시아의 향이 와인의 아로마와 단맛과 잘 어우러지며 스위트 와인이지만 일반적인 요리와 함께 해도 이질감이 없다. 

닭, 생선, 새우, 게, BBQ, 등의 요리와 망고, 파인애플, 오렌지 등 과일과도 매치할 수 있으니 디저트 와인이라고만 치부하지 않는다면 여러 음식과의 시도를 통해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모스카토 다스티의 대표적인 생산자는 ‘폰타나 프레다 Fontanafredda’, ‘라 스피네타 La Spinetta’, ‘미켈레 끼아를로 Michele Chiarlo’, ‘이카르디 Icardi’, 피오 체사레 Pio Cesare’, 엘비오 코뇨 Elvio Cogno’ 등이 있으며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와인들은 ‘또스티 Tosti’, 발레벨보 Vallebelbo’ 등이 있다. 

▲ 이탈리아 피에몬테 Piemente 지역에서 생산되는 붉은 과일향이 강하고 달콤한 브라케토 다뀌 Brachetto d'Acqui (출처/ Briada 홈페이지)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이들은 모스카토 다스티가 생산되는 피에몬테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브라케토 다뀌 Brachetto d'Acqui’ 와인을 추천한다. 붉은 과일향이 강한 브라케토 품종을 100% 사용하여 아뀌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이 와인은 맑은 루비빛 컬러에 장미와 야생딸기 같은 붉은 과일의 섬세한 향을 가진 스위트 와인이다. 

또한, 브라케토 다뀌는 줄리어스 시저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선물한 와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여 여성을 위한 선물로도 사랑받는 와인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오히려 바쁜 약속들은 잠시 묻어두고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영화 한 편과 감미로운 모스카토 다스티 한 잔을 곁들이며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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