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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온유 유아교육 칼럼] 33번째 이야기) 과거는 존중하고, 현재는 배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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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온유 유아교육 칼럼] 33번째 이야기) 과거는 존중하고, 현재는 배려하자.
  • 윤온유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2 0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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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싸웠던 얘기를 하면서 어린이집에 안 가려고 해요."

▲친구를 통해 자신의 입장과 친구의 입장이 서로 다름을 알아가면서 아이들은 알지 못하는 내면적 갈등이 시작된다. (출처/픽사베이)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과거에 자기를 괴롭혔던 친구 때문에, 선생님이 내 말보다는 그 친구 말을 들어줘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똑같은 레퍼토리의 말을 한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아이가 이제는 곧 초등학교에 가게 될 것이고, 새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과거에 잡혀서 했던 얘기를 또 하면서 가기 싫은 핑계를 대는 것 같다며, 이렇게 계속 가게 되면 왠지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걱정하셨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어머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말씀하셨어요?"
"그 얘기 저번에도 했고 정리했는데 왜 또 얘기하니? 가고 싶지 않은 핑계라는 것 다 알아"
"아이는 어떻게 대답하던가요?"
"엄마는 맨날 핑계 댄다고만 하고, 내 마음도 모르잖아!라고 해요"
"그러면 그다음 행동은 어떻게 하시나요?"
"시끄럽고 빨리 챙겨, 늦었으니 원에 가야지."
한바탕하고 온다는 말씀을 하셨다.

정리해 주었다.
"어머니, 그 당시에 아이가 경험했던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아이는 그 과거의 경험 속에 자신이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상황에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이고, 어린이집에 갈 때 그 상처가 다시 반복되어 자신을 누르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다시 다시 한번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과거의 문제이지만 그 문제에 대해 다시 거론하며 아이의 입장을 듣고 두려웠던 부분이 무엇이었고,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해 나갔고 혹시 해결하지 못해 힘들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해가면서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두려워하고 슬퍼하는 너의 마음을 충분히 존중하고 이해하려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이에 대한 현재의 배려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셨고, 더는 다른 코멘트를 할 필요가 없었다. 아이의 그 문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행동이 정리된 것이다.
사실 어떤 문제가 왔을 때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들어보면 각자의 입장이 있고, 그때의 상황이 있다.

여기서 어른이 정리해 주어야 할 것을 찾아서 아이들의 사고에 우선순위를 정해주고 행동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엄마는 아이의 입장을 들어주면서 지금 해야 할 당장의 시급한 일, 즉 원에 가야 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그 입장과 상황이 물려 있을 때 정확한 상황을 인지시켜주는 정리보다는 급하게 불을 끄고 해결하고 가야 하다 보니 정리가 안 되고 오해가 쌓인 상태로 문제는 지속해서 남아있게 되고 그다음 일로 가버리는 일이 반복된다.

아이는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넘어간 그 상황이 결국 과거의 상처에 집착하게 만들고,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에 대해 그때의 자신이 배려 받지 못함에 대한 억울함을 가지고 엄마, 혹은 누군가가 해결해 주길 바라는 과거의 모습에 잡혀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어떤 문제 앞에서도, 사람들 앞에 당당히 자신의 과거, 현재와 상관없이 존재가치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출처/픽사베이)

과거의 상처, 과거의 기억, 경험을 다시 한번 되짚는 일은 서로에게 아픔이 되고 두려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 학력 위조, 논문 표절 사건이나, 어두운 과거사는 유명해질수록 더 많이 거론되고 노출된다. 이때 이 과거에 대해 자신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과거를 받아들이고 사과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어떻게 이 문제를 정리할 것인지를 대중에게 겸손하면서 당당하게 전달한다.
그 말은 자신의 현재 모습을 사랑하는 대중이 자신의 과거로 인해 실망하거나 상처받았을 마음에 대해 미리 알고 존중하여 그들을 배려한 행동이다.
과거의 자신에 대해 말해준 그들에게 아니라는 변명을 하거나 오히려 두둔하는 것은 과거의 자신을 모른 척하거나 덮으려는 모습에서 오히려 과거를 존중하지 않고 현재의 자신의 문제 앞에 피해버리며 도망가 세상에 당당하지 못하게 하는 배려 없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을 넘어 자신을 믿어준 사람에 대한 믿음까지도 저버린 상태, 즉 현재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다.

"과거의 자신도 나고, 현재의 자신도 나며, 미래의 자신도 나이다. "
한 연예인이 드라마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는데, 누리꾼의 자신의 과거 타투 모습과 흡연 모습을 공론화하며 인성 문제를 거론하였다.
이때 이 연예인이 한 말이다. 타투한 모습도 자신이고, 흡연했던 모습도 자신이며, 지금의 이 모습도 자신인데, 과거의 모습이 그러했던 것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그 당시는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러했고 그러나 그 현실을 이기고 지금의 자신이 있기에 과거의 모습 속에 부족한 자신으로 인해 실망한 부분은 사과하고 자신의 앞날에 대한
기대를 하고 도전하겠다고 전달하였다.
이것이 바로 과거는 존중하고 현재는 배려하는 정신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아이들이 과거에 집착하게 하고 상처에 매달리는 모습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과거를 덮으려고 하거나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원인을 파악하여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해결해 나가려고 하지 않는,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 습관적인 행동이 아이들에게 비치게 했던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존중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면 현재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게 되고 미래의 자신을 설계할 수 없게 된다. 과거의 나와 가정과 상황에서 오늘이 오는 날까지의 과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 있는 나 자신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와 더불어 있는 환경과 사람, 시간도 존중하게 되고, 그들에게 배려할 수 있는 행동이 나오게 되며 그것이 결국 나를 위한 배려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바로 존중과 배려의 대화이다.
존중의 기본은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하여 존재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것에 있고,
배려의 기본은 미리 살펴보고 도우며 자립하게 하는 것에 있다.
이 기본을 가지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1. 존중의 대화

"정말 속상했겠구나, 그런데 그 일을 통해서 너는 어떤 것을 느꼈니? 그 친구를 보면서 너는 어떻게 생각했니? 그리고 너를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했으면 좋았겠니?

그러면 그 친구와 너는 다른 점이 어떤 부분이니? 그럼 그 친구에게 느꼈던 마음을 네가 다른 친구에게 한 적은 없었니?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겠니?"

문제의 주제를 떠나서 그 아이를 위해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그 문제는 아이들에게 아픔으로 자리 잡는데, 그 아픔을 주는 문제에 대해 이 아이가 느꼈을 감정과 그 상황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행동을 다시 기억나게 해준 다음, 그렇다면 본인이 앞으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그 아픔을 주는 대상과 자신이 다름을 찾아내려면 무엇을 준비하면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을 같이 이야기 나누는 것이 필요하겠다.

2. 배려의 행동
그러한 대화가 나오면 그다음 도와주어야 할 것이 행동이다. 존중감을 획득한 아이에게 자신이 부모로부터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입장을 이해받았다는 위로로만 그치면 안 된다.
그러면 다시 그 문제가 도출되었을 때 위로받은 경험만 있고, 내용은 있는데 행동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자립해서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까지는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
대화한 후에는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존중받은 내용을 가지고 나를 배려하고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고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나를 상처 준 아이에게 내가 배려 받을 수 있는 것은, 그 문제에 대한 사과이고 사과를 받은 후에 다음부터 하지 않도록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겠다. 그리고 다음 타인을 위해 하는 배려의 행동은 그 약속을 지켜주었을 때 고마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다시 그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표현하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다른 아이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을 때, 먼저 당한 입장으로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3자까지 배려하는 결과가 된다.

▲우리가 아이였던 그 시간을 기억하자.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의 세대와 아이들의 세대, 그리고 윗 분들의 세대 간의 소통을 보자. 서로를 존중한다면 진정으로 볼 수 있게 되고 나눌 수 있게 된다. (출처/픽사베이)

우리는 모두 아이였다.
우리의 인생 속에는 참 많은 문제와 상황들과 갈등이 있다.
아이였을 때부터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 속에 부딪히면서 관계가 만들어지고 깨지기도 하며 시간에 기대어 보기도 하고 사람에게 의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결국 가장 중요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문제 중심에, 나 자신은 존재 가치를 스스로 존중하지 않고 타인을 배려한다는 이름으로 자신이 배려받지 못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가 그것이 상처로 남아 결국 터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유교 중심 사상으로 무조건 따라가는 "순응"이 미덕이었다면 지금은 선택해서 분별하여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환경에 적응하는 "자기표현과 순종"이 적용되는 시대이다.

자신의 과거와 상대의 과거를 인정하고 공감하며, 함께하는 사회적 책임을 존중하면서 현재 일어나는 상황들 가운데에는 문제의 핵심을 발견하며 서로 나은 방향을 가지고 서로 배려하는 것이 이 시대는 매우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과거를 덮거나, 넘어가는 것보다는 오늘 현재를 충실히 하기 위해 과거를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돕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이 내일의 문제 앞에 자립해서 이겨나가도록 돕는 일이 아닐까?

2020년, 참 어렵기도 했고 언제 지나가나 기다렸던 한 해이기도 했다.
상상하지도 못한 두려운 일 앞에서 우리는 좌절할 수도 있었고, 과거를 운운하기도 했으며 현재의 문제 앞에 시련을 겪기도 했다.
내일이라는 것을 점치지 못하기에, 나오는 뉴스에만 매달리며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반면, 또 어떤 이에게는 그 두려움의 요소가 기회가 되어 조직을 개편하기도 하고 사업의 내용, 가정의 문제를 되짚고 갱신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사라져버렸으면 하는 과거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날이 어제였을 수 있고, 오늘일 수 있으며 내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를 존중하는 습관을 오늘부터 가지자.

2020년, 살아왔고 이겨왔기에 오늘이 있다. 그래서 그날에 대해 추억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추억이 비단 슬픔이나 아픔일지라도 그 어떠하랴,
오늘, 숨을 쉬고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이기에, 살아있는 오늘이 가장 소중하고 감사함을 찾으며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위로하고 축복하자.
그것이 힘들었을지라도 그 시간을 버텨온 과거에 대한 존중이며, 그리고 내일을 움직일 수 있는 오늘의 배려이다.

▲ 2020년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2021년의 시간도 함께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출처/픽사베이)

- 신년 인사 -

한 해, 잘 이겨오셨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현장에 이야기들을 적어 내려가면서,
마스크를 쓰며 원으로 등원하고 있을 아이들과 불안한 마음으로 보내야만 하는 가족들이 많이 생각났던 한 해였습니다.
이 칼럼을 쓸 때마다, 나 자신이 겸허해지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돌보시는 가족과 선생님들과 여러분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더 우러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감히 제가 이 글을 전달해도 될까 하는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함께 읽어주시면서 우리의 마음이 다시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앞을 알 수 없는 미래 가운데 우리 아이들이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의 입장을 공감하며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2020년,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드리며,
새해에는 우리 아이들과 크고 멋진 일을 이루는 것보다, 하루하루의 작은 감사의 일을 찾는 기쁨을 누리시기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칼럼니스트 윤 온유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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