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지갑이 필요 없는 편리한 중국 생활

무현금 시대로 진입한 중국 QR코드 결제로 현금은 더 이상 필요 없어... 위챗 페이와 알리페이만 있으면 결제 끝

2019-09-18     松延유수현 칼럼니스트

필자가 중국에서 유학하고 현지에서 일한 기간을 합치면 자그마치 10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기나긴 중국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필자는 한국의 발 빠른 변화에 적응 못 해 어리바리한 상태로 돌아다녔다. 특히 이과와 기계에 약한 필자로서는 IT 강국이라고 하는 한국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매번 실수만 저질렀다. 카카오페이, 기프티콘 등 사용 방법을 몰라 쩔쩔맨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때로는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IT가 덜 발달한 중국이 그리웠다.

중국에서

그러나 요즘 중국 출장을 가면 총알처럼 빠른 중국의 IT 발전 속도에 필자는 매번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심지어 상점에 가도 카운터에 계산원이 없고 기계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모습에 겁만 먹은 필자는 기계 사용에 자신이 없어 멀어도 계산원이 있는 가게로 가기 일쑤다.

 

중국에 가 보면 요즘 중국인들은 지갑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소비를 한 후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모바일 페이’로 결제한다. 필자가 제일 놀랐던 일은 심지어 길에서 동냥하는 사람도 현금을 받지 않고, 그 앞에 QR코드를 놓고 모바일 페이로 적선을 받는다. 정말 신선한(?) 문화 충격이었다.

물론 한국도 카카오 페이로 결제할 수 있지만, 중국처럼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필자도 카카오페이보다는 카드를 더 많이 쓴다. 중국 역시 불과 2~3년까지만 해도 ‘모바일 페이’가 보편화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90% 이상이 ‘모바일 페이’를 쓴다고 하니, 폭발적인 성장세가 놀랍지 않은가?

​▲QR코드를

그럼 중국이 이처럼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큰 땅덩이로 인해 금융 인프라가 낙후된 상황이라 신용평가가 어려워 신용카드 발급도 까다로웠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주로 현금을 썼는데, 빠르고 안전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모바일 페이가 생겨나면서 현금을 대체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니 현금처럼 거스름돈을 찾아줄 필요도 없고, 빠르고 간편해 사람들의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 중국에서도 카드를 썼는데, 모바일 페이로 한번 결제해 보고 나니 너무 편하고 신기했다. 원래 늦바람이 무섭다고 모바일 페이에 취미를 붙인 필자는 그 후로 모든 것을 QR코드로 신나게 결제하고 다니다가 상호 연동 계좌에 있는 돈을 다 써버려 마지막에 쇼핑한 물건은 결제를 못 해 결국 빈손으로 상점을 나온 적도 있었다.

알리페이와

그럼 중국에서 쓰는 모바일 페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중국에서 쓰는 모바일 페이는 ‘위챗 페이’와 ‘알리페이’가 있는데, 위챗은 텐센트에서, 알리페이는 알리바바에서 만든 결제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 두 회사가 지금도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하며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쉽게 말하면 '삼성과 LG 간의 순위 쟁탈전'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현재 카카오는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손잡고 동남아시아 국가까지 진출 예정이라니 이유야 어찌 됐든 우리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편리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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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 페이와 알리페이는 결제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송금도 가능하다. 이때 참고로 깨알 팁을 알려주자면, 소액 송금을 할 때는 위챗 페이를, 액수가 좀 크다 싶을 때는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게 좋다. 그 이유는 수수료 때문이다. 알리페이로 송금 받아 현금을 인출할 경우, 20,000위안까지 수수료 없이 무료로 인출할 수 있지만, 위챗은 고작 1,000위안까지밖에 무료로 인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이런 깨알 팁을 잘 알아두었다가 알뜰하게 소비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