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라지는 잠수형’
이별 중에서 가장 답답한 방법이 ‘잠수타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 연락도 없이 갑자기 사람이 사라져 버리니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이런 이별을 하는 사람들은 겁이 많거나 걱정이 많은 심리 성향을 보인다.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무니 이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스스로 감당을 못하는 것이다. 연락을 끊고 내심 상대방이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것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야 자책을 줄이면서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타입이다.
‘문자메시지만 떨렁 통보형’
이별의 문자 메시지나 편지 한 장 남기고 떠나버리는 그 사람. 메시지라도 남겼으니 잠수형보다 낫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연애 과정에서 그 결이 사뭇 다르다. 통보형은 스스로 소설을 쓰면서 연애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관찰할 수 있다.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 연애를 하다 보니 실제 연애 중에도 오해나 의견 충돌이 많은 타입이다. 이런 사람의 연애는 일방적이라서 상대방의 의견이나 감정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자로 이별을 통보하고서도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받은 선물 다 내놓으라는 정산형’
이별의 기운을 감지하는 순간부터 정산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동안 줬던 선물, 데이트 비용 등등 주고받은 내역을 치밀하게 파헤친다. 기억도 나지 않는 볼품없는 선물도 모두 정산 목록에 들어가 있다. 이제 헤어졌으니 이것들 다 돌려달라고 하면서 협박하거나 떼를 쓰는 타입이다. 대게는 목적 지향형 심리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연인이 아닌 ‘연애 하는 것’에 인생의 목표를 두고, 선물은 이를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 그래서 '연애하는 것'이 끝났으니 도구를 다시 돌려달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갈아타는 환승형’
이별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으로 사귀면서 헤어지는 스타일이다. 평소에 어장관리를 잘해놓거나 소위 보험을 목적으로 썸을 타면서 이별의 충격을 최소화한다. 그렇다고 바람을 피웠던 것도 아니니, 애매한 경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깊이 있는 연애를 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사귀거나 몇 명을 사귀어 봤다는 식의 숫자에 관심을 많이 두는 타입이다.

연애는 교감이다. 이별은 교감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것이다. 연인 간에 서로 긴밀하게 얽혀있는 마음을 떼어놓는 일이기에, 어쩌면 사랑을 시작하기보다 더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이별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위와 같은 이별 방법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좋은 이별을 하라는 수많은 조언과 충고가 넘쳐나지만 실상 좋은 이별을 경험하기는 힘들다. 사랑이 이타적이라면 이별은 이기적인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면서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연인에 대한 마지막 배려이자 아름다웠던 사랑의 마침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