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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창석 에세이] 한국인 밥상에서 본, 와인글라스 모양이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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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창석 에세이] 한국인 밥상에서 본, 와인글라스 모양이 다른 이유?
  • 이창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1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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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
출처:픽사

식탁에 놓인 밥상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온기를 빼앗길까 서로 안고 있는 ‘밥’이 담겨 있는 공기(空器), 하얀 두부와 황금빛 옷을 두른 호박이 끊고 있는 된장찌개를 담은 뚝배기, 붉은 고춧가루에 물들인 반찬과 각양각색의 찬들이 놓여있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크기도 각기 다르다. 와인글라스도 그렇다. 왜 다양한 형태의 와인글라스가 있는지 한국인의 밥상에 놓인 용기(容器)를 토대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한식의 기본인 ‘밥’을 담는 밥공기를 보겠다. 왜 둥글고 오목하게 패여져 있을까? 밥공기가 각진 모양이라면 그사이 낀 밥알을 떼어먹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떠먹기 편하고 밥알이 뭉치는 성질을 참작하여 만들어졌다. 또한, 오목하게 만들어져서 열을 밖으로 덜 내보내게 제작되었다. 그러므로 뜨거운 밥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나라마다 밥공기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왜 그럴까? 쌀도 다양한 품종이 있고 나라별로 곁들여 먹는 음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샴페인 글라스 이야기를 하려 한다. 샴페인 글라스는 확연히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폭이 좁고 길쭉한 형태이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샴페인은 다른 와인과 구분할 수 있다. 육안으로 봤을 때 가장 큰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왜 샴페인만 다른 모양일까? 그건 바로 거품(탄산) 때문이다. 거품을 오랫동안 유지해주며 보글보글 솟아오르는 거품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도록 길쭉하게 만들어졌다. 퍼져있는 형태로 제작하였다면 거품은 비교적 빠른 시간에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채소, 두부, 버섯 등의 재료를 넣고 끓여낸 된장찌개를 유독 뚝배기에 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뚝배기의 성질을 이용하여 식사 시간 동안 따뜻하게 먹기 위해서이다. 온도의 변화로 용기 선택도 달라진다.

와인도 그렇다. 거의 같은 모양의 와인글라스이지만 화이트 와인글라스가 상대적으로 레드 와인글라스보다 작다. 크기가 작은 이유는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음용 온도로 알 수 있다. 차갑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열전도 속도를 느리게 하도록 작게 만든다. 작으면 작을수록 온도 올라가는 시간을 늦출 수 있다. 반면에 레드 와인글라스는 상대적으로 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크기가 크고 볼(bowl)이 넓고 입술이 닿는 부위가 좁으면 풍부한 향을 집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출처:픽사
출처:픽사

한국인의 밥상에서 다양한 모양의 용기(容器)를 볼 수 있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크기도 모양도 다르다. 그것은 음식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와인도 마찬가지이다. 수천 가지 포도품종으로 만들고 어떠한 양조 방법과 누가 만드느냐 따라서 다양한 스타일에 와인이 만들어진다. 다양한 특성을 지닌 와인을 하나의 형태로 담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와인의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와인문화도 다양한 매력을 지닌 용기(勇氣)가 있는 자(者)들로 가득하길 기대하며 와인시장도 그들을 품을 수 있는 용기(容器)를 가지고 있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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