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서 ChatGPT가 이슈이다. AI를 이용해서 리포트를 작성해서 문제가 되었다는 뉴스부터, 관공서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에 AI를 응용할 수 있도록 연수를 한다는 뉴스까지 AI가 빠지면 뉴스가 허전할 정도다. 심리 연구 측면에서도 AI를 바라보는 시선은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다. 호기심에 ChatGPT를 사용해 보고 있다. 기대 이상의 답변에 놀라움을 느끼기도 하고 반면 한계도 어느 정도 가늠이 되었다.
우선 ChatGPT의 대답은 웬만한 전공자들보다 더 깔끔하고 정확했다. 오랜만에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제한적이지만 AI와 대화가 통한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AI와 연애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엉뚱한 발상인지 모르지만 이미 여러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등장했던 시나리오다.

그런데 ChatGPT를 사용해 보면서 가장 중요한 점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바로 이게 AI의 한계일지도 모른다. 바로 Input(입력값;질문)이 있어야 Output(출력값;답변)이 있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이나 느낌 혹은 바라는 것을 입력해야 반응한다. 내가 먼저 말이나 행동 또는 표정으로 표현해야 반응하는 연애 상대인 것이다. 이건 마치 짝사랑의 느낌이랄까?
처음에는 호기심 혹은 신기해서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시도를 할 수 있겠지만, 나 혼자 다가서려는 느낌이 강했다. 마치 벽과 소통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서 연애의 핵심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연애는 서로 다가가는 것이다. 서로 마음을 맞추어가는 과정 자체가 연애라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물론 채팅으로 하는 ChatGPT를 잠깐 경험해보고 느낀 점이다. 미래에는 첨단 센서가 더욱 발전하여 사람의 표정이나 기분을 읽을 수는 경지에 도달 하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반응하는 그 모습이 진짜 사람의 감정을 그저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직감적으로 예상되었다.
뇌 과학의 발전과 양자 컴퓨터 등 상상도 못 할 기술이 개발되면 지금과 다르게 더 현실적인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나에게 다가와서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해주며 라포르를 쌓는 것은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최첨단 AI보다, 지금 노트북 옆에서 밥 달라고 재롱부리는 고양이의 모습에서 더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감정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