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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김용배 에세이] #8 실종된 대화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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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김용배 에세이] #8 실종된 대화를 찾아라
  • 김용배 강사
  • 승인 2019.09.1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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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이에 대화가 사라졌다.

알바천국이 2018년 5월 전국 10대~50대 남녀 회원 3343명을 대상으로 '가족 관계'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하루 중 가족과의 대화 시간은?'이라는 질문에 '하루 20분 미만'이라는 대답이 전체 1위를 차지했다.(35.7%) 아예 하지 않는다'라는 응답도 1.4%에 달했다.

가족과 함께 살면서 아예 대화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에게 이유를 물었을 때
'이야기를 해도 가족이 들어주지 않는 것 같지 않아서(35.1%)' 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과 마주칠 시간이 없기 때문에(18.9%)', '기타(18.9%)',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13.5%)' 등 답변이 뒤를 이었다.

가족이 함께 모여있을 때도 대화보다 다른 활동을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가족이 함께하는 활동으로 '식사(47.3%)'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뒤이어 'TV 시청(26.4%)', '대화(18.1%)', '기타(5.9%)', '여행(1.5%)', '운동(0.8%)' 등으로 조사됐다.

출처: 알바천국
▲하루동안 가족과 얼마나 대화하세요? 통계자료 (출처: 알바천국)

요약하자면 1/3 이상의 가족은 하루 20분 미만으로 대화를 하며, 대화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가족이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가장 논 여겨 본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들어주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은, 다시 말해 대화를 해도 공감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공감할 수 있어야 상대의 입이 열린다.

그러므로 원활한 대화를 위해서는 공감해야 한다. 공감은 익숙한 단어이다.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는 것을 넘어 행동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공감할 수 있을까.

가족 간 대화에서 공감이 힘든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 익숙하기 때문에 잘 안다고 생각하고, 익숙해서 편하게 대한다.

다 안다는 생각은 공감을 막는 높은 장벽이다. 오래 보았고, 가족이니까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더 궁금하지 않다. 궁금하지 않으니 잘 안 듣게 되고 공감은 먼 이야기이다.

편함도 공감을 막는 장애물이다. 가까울수록 더 소중하게 대해야 하지만 그러기가 힘들다. 일반적으로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친절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편해질수록 더 무례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 정도는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이다. 가까울수록 더 잘해줘야 하는 데 그 반대로 대한다.

 

출처: unsplash
▲화목한 가족 (출처: unsplash)

가족 간 대화가 바뀌어야 한다. 실종된 대화를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공감을 공부해야 한다. 가족에게 필요한 공감 소통법 세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오래 본 것과 상대를 아는 것은 다르다.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개인의 취향과 생각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최재붕 교수의 <포노 사피엔스>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발달하기 전에는 TV, 라디오 등의 대중매체를 중심으로 유사한 생각의 대량 복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하나의 TV에서는 하나의 채널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가족끼리 비슷한 생각을 공유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가족 구성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골라볼 수 있게 되었다.

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게임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여행에 관심이 있다면 여행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이 다양해지고 공통점이 사라진 것은 대화 관점에서 본다면 좋은 기회이다. 모르기 때문에 물어볼 것이 더 많아진다.
그러므로 안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대화를 통해 상대의 생각을 알아가자.

두 번째, 말하기의 목적을 미리 정해야 한다. 대화의 목적이 가르침인지, 공감인지, 상대를 돕기 위함인지를 정해야 한다.

상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에이 그 문제는 이렇게 해야지. 그건 아니지" 말하는 것은 가르침이지 공감이 아니다. 상대의 입을 닫게 한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상대를 가르치려고 한다. 이는 우리 안에 있는 '교정 반사' 때문이다.

교정 반사란 상대방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쳐주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교정 반사가 강해질수록 오히려 상대방은 변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누군가가 나를 바꾸려 할수록 그것에 저항하게 된다.  <말그릇>

그러므로 대화하기 전에 먼저 목적을 정해야 한다. 상대를 가르칠 것인지 혹은 충분히 공감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만약 공감할 것이라면 가르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온전히 들어야 한다.

세 번째, 쌍방향으로 대화해야 한다. 부모와 아이가 대화한다면 늘 부모는 가르치고 아이는 들어야 할까? 당연히 아니다. 부모가 가르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아이에게 부모가 배울 수도 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말하고 다른 한쪽이 듣기만 하는 관계는 단절을 가져온다.

역사상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어른이라고 모든 분야를 다 잘 알 수는 없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시간이 흘러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상황이 변해 답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따. 그러므로 서로에게 배운다는 마음으로 쌍방향 소통을 해야 한다.

 

출처: unsplash
▲바닷가의 친밀한 가족들 (출처: unsplash)

사전에 '가족'을 검색하면 파생어에 가족-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가족 사이처럼 친밀하다는 뜻이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사이, TV 보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친밀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다. 공감하는 대화를 통해 우리 모두 친밀한 가족관계를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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