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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한국인 입맛을 훔치는 중국요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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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한국인 입맛을 훔치는 중국요리는?
  • 松延유수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7 09:5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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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한 닭고기 요리가 밥도둑이라면?
두부피에 싸 먹는 재미가 쏠쏠한 요리는?
고기 맛이 나는 버섯 요리는?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인 감자볶음
애피타이저로 먹을 수 있는 두부요리

중국은 식도락의 나라다. 많은 중국 사람이 우스갯소리로 평생 먹어도 중국 음식을 다 못 먹어본다고 한다. 그만큼 종류와 조리법도 다양한데 이는 중국인이 의식주 중 ‘식’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의식주라고 말한다. 원래부터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써 왔으니 필자도 입에 배어 이 세 글자의 순서가 정답인 줄 알았다. 하지만 필자가 중국에 유학 간 후, 중국인은  '의식주'가 아닌 ‘식의주’로 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이를 통해 글자 속에도 문화가 녹아 있는 것 같아 무척 흥미롭고 신기했다.

▲중국 요리(출처/바이두)

중국인들의 유별난 음식 사랑은 중국 속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속담에 ‘民以食为天[mín yǐ shí wéi tiān]’이란 말이 있는데, ‘백성은 먹을 것을 으뜸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요리는 약간 과장을 하면 하늘의 별처럼 많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중국 음식점에 가면 대체 무엇을 시켜야 하는지 늘 고민한다. 마치 여자들이 옷 사러 가서 예쁜 옷이 너무 많아 못 고르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특히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까만 한자로 쓰여 있는 메뉴판을 보면 더욱더 답답해한다. 실제로 필자도 주변 사람들한테 중국에 여행 가서 도대체 어떤 요리를 시켜야 할지 몇 가지만 추천해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필자가 한국인 입맛에 어느 정도 맞는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물론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 호불호가 있으나 필자의 경험상 대부분 한국인이 꽤 만족했던 요리였다.

 

▲닭고기로 만든 궁바오지딩(출처/바이두)

먼저 필자의 첫 번째 추천 요리는 궁 바오지 딩이다. 중국어는 ‘宫保鸡丁[gōngbăojīdīng]’으로 쓰촨의 가정식이다. 닭고기를 깍둑깍둑 썰어 땅콩과 당근, 오이, 파, 마른 고추 등을 넣고 볶은 요리로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해 한국인들이 좋아한다.

 

▲돼지고기를 두부피에 싸 먹는 징짱러우쓰(출처/바이두)

두 번째 요리 징짱러우쓰는 중국어로 ‘京酱肉丝[jīngjiàngròusī]’라고 쓰며 베이징의 가정식이다. 가늘게 썬 돼지고기를 춘장에 볶아 파채와 함께 두부피에 싸 먹는 요리이다. 이때 돼지고기의 양념이 한국의 짜장 소스와 맛이 비슷해 한국인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으며, 쌈 싸 먹는 듯한 재미가 있어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차수구 버섯과 삼겹살을 볶아 만든 간궈차수구(출처/바이두)

세 번째 요리 깐궈차수구는 중국어로 ‘干锅茶树菇[gān guō cháshùgū]’라고 쓰며 후난(湖南)의 가정식이다. 한자를 보고 마시는 차가 요리에 들어가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차수구는 버섯 이름이다. 쫄깃쫄깃한데 꼭 고기를 씹는 맛이 나서 필자도 좋아하는 요리이다. 이 차수구와 삼겹살을 센 불에 볶아낸 요리인데, 매콤하면서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돋워 밥 한 공기는 그 자리에서 뚝딱 비울 수 있다.

 

▲중국식 감자볶음 차오투더우쓰(출처/바이두)

이때 난 고기가 싫어. 야채는 없어?라고 생각한다면 차오투더우쓰를 추천한다. 중국어로는 ‘炒土豆丝[chǎo tǔdòu sī]’인데, 한국어로 하면 감자볶음 정도 되겠다. 이 요리는 감자채와 청고추를 가볍게 볶은 요리이지만,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먹는 감자볶음과 맛이 완전히 다르다. 중국 감자볶음은 식초를 넣어 새콤한데, 특히 감자의 아삭거리는 식감을 살려 놓은 요리라 씹는 맛이 일품이다.

 

▲애피타이저로 먹을 수 있는 샤오충판더우푸(출처/바이두)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가운 요리로 가볍게 애피타이저처럼 먹을 수 있는 샤오충판더우푸를 추천한다. 중국어로는 ‘小葱拌豆腐[xiǎocōng bàn dòufu]’로 쓴다. 직사각형으로 썬 연두부를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파를 잘게 썰어 그 위에 얹은 요리로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입맛 없을 때 먹으면 딱이다.


필자가 추천한 요리는 모두 가정식으로 우리나라의 김치찌개 된장찌개처럼 중국 식당에서 대부분 만날 수 있다. 혹시 중국에 가서 음식이 입에 안 맞아 고생하는 분들은 위의 요리를 참고하기 바란다. 참 요리 주문 전에 호불호가 갈리는 고수는 빼 달라고 사전에 얘기한다. 중국어로는 "부야오팡샹차이"라고 말하고 '不要放香菜[bùyào fàng xiāngcài]'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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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미 2019-11-27 11:49:34
오호! 흔히 접해보지 못한 요리네요..
여행가면 한번 시도해 봐야 겠어요~

joo 2019-11-27 16:09:50
중국음식에 대한 내용은 끝이 없을거 같네요~ 매번 재미난 글 감사드려요^^

Adel 2019-11-28 09:21:35
간궈차수구는 저도 중국 출장 갈때 기회되면 꼭 먹는 음식이에요! 한국에는 차수구가 없어서 매번 마트에 들려 두봉지씩 사오기도 합니다. 사실 간궈는 주재료가 뭐든 다 맛있어요! 중국 여행가신다면 한끼로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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