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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 칼럼] 15번째 이야기) 놀이중심대화 #1. 잘 들어야,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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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윤온유 칼럼] 15번째 이야기) 놀이중심대화 #1. 잘 들어야, 잘 보인다.
  • 윤온유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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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왜 저렇게 놀까요?"

▲아이들의 놀이는 우리의 생각과 다르다 <출처/픽사베이>

교실에 선생님이 손수 만든, 음률 교구 중 하나인 마라카스를 열심히 뜯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는 묻는다. 우리 애는 왜 저렇게 노느냐며, 집에도 성한 물건이 없이 다 해체하고 부서뜨린 후 다시 안 만들어진다고 울며 자기를 찾는다 한다.
놀이를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지, 다른 아이들도 이렇게 노는지 걱정을 토로한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아이의 행동만을 이해하려 하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간혹 답답함이 밀려와 화를 내는 상황까지 가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놀이 중심, 유아 중심의 대화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이미 우리는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다시 아이들의 생각으로 돌아가려면 아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 다양하게 뱉어내는 자신들만의 단어, 소리, 엑센트, 행동, 표정에서 그들만의 세계로 들어가 함께 대화하며 소통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놀이의 흐름 속에 들어가 아이를 이해하며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을까?

▲유아중심, 놀이중심사고는 아이들의 세계속에 들어가야 가능해진다 <출처/픽사베이>

근본적으로 놀이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놀이 중심, 유아 중심의 사고가 되려면,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의 기본이 되는 "듣는 것"이 가능해져야 한다.

이것이 놀이 중심 대화 기법 중 하나인 코칭 커뮤니케이션의 첫 번째 요소이다.
코칭 커뮤니케이션에서 "Coaching"은 목적을 향해 지정해 놓은 길로 가게 하는 'Training(훈련)'과는 다르게 목적을 향해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도록 돕는 이끄는 것을 말한다. 고대용 마차인 Coach로부터 유래되어 지도, 가르침, 이끄는 등의 다양한 의미로 파생된 것은, 마부에 의해 목적을 향해 여러 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듯이, 각자 개인이 가진 목적을 향해 다양한 방법을 지도하고, 가르치며 이끌어가는 방법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코칭 커뮤니케이션을 유아 중심, 놀이 중심의 대화로 접목하면, 유아가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자신의 놀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원하고자 하는 목적에 달성해갈 수 있도록 놀이의 흐름 속에서 유아의 생각과 요구와 특수성을 발견하여 돕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화의 목적이 성공적으로 도달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코칭이다<출처/픽사베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대화 기법인 코칭 커뮤니케이션에는 3가지 기술이 있다.
먼저 맥락적 경청과 발견 질문, 그리고 적절한 피드백이 그 기술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맥락적 경청을 두고 유아의 놀이에 집중하며 관찰하고, 대화 속에서 맥락적 경청을 통해 무엇을 찾아내도록 도와야 하는지 나누어 보자.

맥락적 경청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 중 하나인 '의식의 수준'을 근간하여 경청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의식의 수준에는 '의식과 전의식, 무의식'이 있는데, 여기서 유명한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나타나는 '의식'은 바다 밑에 숨겨진 엄청난 빙산 덩어리의 일부로, 보이는 것은 매우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무의식'은 바닷속에 잠겨진 큰 부분으로서, 인간의 본능적인 추진력, 정열, 억압된 관념 및 감정을 포함한 자신도 모르게 상기되고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모든 기억의 저장소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무의식은 오히려 의식보다 더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고, 그로 인해 자기 조절 능력에도 매우 큰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종교적인 용어로 적용시키면 무의식의 세계는 영적 세계, 영혼의 세계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전의식'은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다리로서, 당장은 의식되지 않지만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다시 상기될 수 있는 잠재적인 것들의 저장소로서 내면에 감춰진 기억들과 사건들에 대해 의식적으로 조절과 수정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 전의식은 정신의 조절 유무와 관계있으므로 정신의 세계, 마음의 세계로 표현하기도 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 중 의식수준 그림 <출처/https://blog.naver.com/maumgongbang/221198007822>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맥락적 경청은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의식에서의 대화를 넘어 그 안에 숨겨진 무의식과 전의식 속의 본질적 의도를 파악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경청의 태도인 고개 끄덕이기, 눈 마주치기, 바른 자세로 뜯기의 형식적 행위에 초점을 기울인 것이 아니라, 의식 속에 나타나는 대화의 표면적인 행위, 즉 단어나 문장 같은 언어적 요소 외에 전의식 속에,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것이 표현되는 비언어적 요소인 소리, 표정, 반복되는 패턴의 행동, 눈동자의 움직임, 문맥, 감정 표출 등을 통해 그 안에 숨어있는 뜻을 찾아내고, 대화의 맥락을 분석하여 전후 관계를 살핌으로써 나오는 '의도'를 파악하는 것까지의 모든 일련의 과정이 '경청'이라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특히 단어로 문장으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에 발달적 특성상 아직은 미숙하고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의 대화를 찾아내기에
맥락적 경청은 더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문장의 어순이 미국처럼 '주어->동사'의 순이 아니라 '주어->형용사->접속사->동사->목적어'와 같이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가 되기 때문에 말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내면적 의도를 파악하기 전에 대화가 흐지부지되고 종결될 수 있다.

그래서 대화할 때,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때 그 의도가 분명해질 수 있도록 맥락을 짚어주며 경청해주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유아에게 적용한 맥락적 경청은 관찰에서부터 시작한다. 들으면서 관찰하며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에서 나오는 말의 흐름을 파악하여, 유아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짚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찰한 것을 근거하여 각각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 보는 포인트를 살피며 유아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맥락적 경청을 놀이와 적용해 보자.

▲대화기법에 육하원칙을 활용하라<출처/픽사베이>

육하원칙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데,

먼저 아이가 혼자 놀면서 다른 아이들을 쳐다보고 기웃기웃하며 놀이에 참여하지 못할 때는
'누구'에게 초점을 두어 말하고 보는지 집중해서 관찰하고 들으면 된다.

"누구와 놀고 싶니? 아~ 저 친구와 놀고 싶구나?"
이 유아가 보고 있는 친구, 혹은 말하는 친구를 관찰하고 그 아이와 놀고 싶어 하는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부터 경청은 시작된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를 하고 싶은데 무엇을 할지 몰라고 한다거나 한 가지에만 집착하는 경우에는 '무엇'에 초점을 두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보고, 그 아이가 하고 싶은 놀이의 목표(장난감이 아닌 놀이의 주제를 파악 : 역할 놀이 중 소꿉놀이, 병원놀이 등등)를 파악하면 된다. 이것 또한 그 아이의 행동과 표정, 어디서 시야가 머무는지를 관찰한 후 의도를 들으면 된다.

"무엇을 하고 싶니? 아~ 그 놀이를 하고 싶구나? 그런데 놀이에 맞는 장난감이 보이지 않는구나?"

이와 같이 유아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들으면서 중간중간 맥락에 맞춰 반응해주며, 그 의도를 다시 한번 짚어주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면 '어떻게'라는 것이 들어가게 된다.
무엇을 하기로 했다면 그것을 어떻게 진행할지 유아의 놀이 확장 사고를 열어주고, 구체적인 방안을 생각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를 도와주게 한다.

"어떤 방법으로 해볼까? 아~그런 방법이 있구나~ 그 방법도 생각했구나~"
이런 대화 속에서 유아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을 기록하고, 자신의 방법을 말하는 유아에게 다시 그 방법에 대해 짚어주며 반응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그다음 개방적인 발견 질문이 나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른 상황으로는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인 갈등 요소가 생겼을 때이다.
유아들은 놀면서 사회관계를 형성해나가고, 그 관계 속에 즐거움, 행복, 나눔, 연합, 배려 등 감정의 분화와 조절을 배우게 되는데, 더불어 겪는 중요한 감정 중 하나인 욕심, 화, 슬픔, 억울함 등의 갈등적, 부정적 요소도 경험하게 된다.
이때 유아의 사회성은 자신의 입장을 들어주기를 바라고 자기중심적, 주관적, 자기 반영 적으로 생각하며 타인을 조망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을 상호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때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유아의 입장을 온전히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른으로서 생각하는 옳고 그름은 그다음 문제이고, 우선은 유아가 그 상황과 자신의 시점에서 억울하다고 생각하거나,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에 있어 온전히 왜 그런 입장인지를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동화'되면 된다.
아이의 입장에 동화되어 온전히 그의 감정을 이해해준 후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래서 속상했구나. 그렇다면 왜 그 친구는 그렇게 했을까?"
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관찰해야 하는 것 중에 유아에게는 매우 필수적인 요소가 '언제 하느냐', '얼마나 자주 찾느냐'를 통해 가장 먼저 하는 놀이, 자주 하는 놀이를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아가 처음 원에 와서 찾는 장난감, 집에 와서 찾는 장난감, 자주 하는 장난감이 이 아이가 말로 표현하는 장난감의 호감도보다 '언제' 하느냐가 보이는 호감도는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비언어적 요소인 자주 하는 행동, 반복하는 행동, 먼저 하고 마지막에 찾는 행동에서 나타나는 의도이다.
그래서 유아가 습관적으로 찾는 장난감을 미리 준비해주거나 말하기 전에 그 의도를 알아주면 유아는 '내 생각을 이해해주는 어른'이라는 신뢰감을 형성하게 된다.

또한, '언제'를 관찰하듯이 또 관찰해야 할 것은 '어디서'이다.
유아는 자아개념이 형성되는 시기에 가장 좋아하는 자신만의 장소, 일명 아지트같이 자신의 심리를 안정되게 해주는 공간을 찾는다. 이것이 놀이의 시작도 되고 과정 속에도 반드시 포함되며 종결을 지을 때에도 그 장소에서 짓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놀이를 할 때 유독 좋아하는 공간이 어디인지를 분석하면 놀이나 상황에서 유아가 부정적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곳을 활용하여 안정감을 찾게 하고 대화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즉, 경청할 때 내용을 이해하고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 상태를 부여해 주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 또한 유아와의 놀이 세계에 들어가 소통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이 육하원칙을 간단히 정리하면 '누구'는 함께 놀고 싶어 하는 대상, '무엇'은 놀고자 하는 목적, 방향, '어떻게'라는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방법, '왜'는 유아의 입장에 초점, '언제'는 유아의 놀이 호감도, 빈도수 확인, '어디서'는 유아의 안정감을 주는 장소'로 기억하면 되겠다.

이를 중심으로 관찰하며 경청하는 습관을 지니고 어떤 상황이든 가장 중요한 본질인 '맥락 속에서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 두어 상호작용한다면 유아의 놀이에 유아가 우리를 들어오게 하는 그들의 세계 속에서 함께 소통하는 '놀이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말하기는 30%, 듣기는 70%, 온전히 아이의 말에 집중하라. <출처/픽사베이>

우리는 모두 아이였다.
우리가 아이였을 때, 처음에는 울음으로 표현했고, 몸으로 표현했으며, 표정으로 말을 했다.
그리고 말을 시작했을 때, 먼저 말을 한 어른들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말을 했던 어른들이 우리의 말을 들어주길 바랐다.
놀이를 시작할 때 우린 우리의 언어로 말을 했고, 제재하는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억눌렀어야 했다.
우리가 느꼈던 그 마음, 우리를 보는 아이들이 느끼는 마음이다.
우리가 겪었던 것처럼 아이들은 겪어간다.
자신들의 놀이에서, 자신들의 세계에서 자신들의 방법을 동원하여 사회관계와 법칙을 이해하면서 성장통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오히려 그 성장이 어른보다 훨씬 빠르고 확실하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70% 대화를 주도하고 아이들은 30% 말하는 대화가 아닌,
아이들이 70%를 말하고 주도하고 보여주고 나타내는 대화가 되기 위해 우리가 30% 지원하는 맥락적 경청의 자세를 가지자.

오늘 원에 들어오는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 아이들에게,
또 함께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족에게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 말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며 맥락적 경청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다음 칼럼에서는 경청과 함께 스스로 대안을 찾아가게 하는 열린 대화의 힘 '발견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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