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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돈이 먼저일까? 카드가 먼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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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돈이 먼저일까? 카드가 먼저일까?
  • 松延유수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08 09:5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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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TM기 이용 시 알아 두면 좋은 유용한 깨알 팁

처음에 필자는 중국어 공부를 위해 중국 유학을 결정했지만,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중국과 중국인, 중국 문화까지 온몸으로 체험하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배움에는 끝이 없다'라는 말처럼 중국어 동시통역 전문가이자 번역사가 된 지금도 필자는 여전히 다양한 루트를 통해 배우고 경험하고 있다. 즉 필자의 배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란 뜻이다.

특히 어떤 것들은 교과서를 통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인과 같이 일하면서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부분은 그들에게 자문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지식을 영양 보충(?) 하고 있다.

필자가 컬처타임즈에 글을 올릴 때 독자 여러분들이 중국에 가서 당장 처리가 시급한 것부터 쓰자는 생각에서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글을 썼다. 그런데 적다 보니 가장 중요한 은행 이야기를 빠뜨려 오늘은 은행에서 일어났던 필자의 에피소드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도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큰 은행이 있는 것처럼 중국에도 대형은행이 있다. 이 대형은행을 소개하자면 중국 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 건설은행, 중국 농업은행 그리고 교통은행이다. 이중 중국 공상은행은 세계 시총 1위, 자산규모 1위라고 하니 상상만 해도 그 덩치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세계 시총 1위, 자산규모 1위를 자랑하는 중국 공상은행
▲세계 시총 1위, 자산규모 1위를 자랑하는 중국 공상은행(출처/바이두)

이들 중 교통은행만 본사가 상하이에 있고 다른 은행의 본사는 모두 베이징에 있다. 교통은행이라고 하면 흔히 교통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교통은행의 영어를 보면 'Bank of Communications'로 교통과 전혀 상관이 없다. 이에 당시 궁금증이 생겨 중국인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친구 말이 '류와 소의 은행'을 줄여 '교통은행'이 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영어도 당연히 'Communications'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도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은행이 매우 많지만, 만약 불안하다 싶으면 필자가 소개한 위의 대형은행 중 아무 은행이나 골라서 이용하면 된다.

필자도 중국에 가자마자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했는데, 특이한 점은 카드만 발급해 주고 통장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통장 개설을 해주는 은행도 있지만, 이용률이 매우 낮다. 어차피 카드로 입출금을 하니 굳이 통장이 필요 없어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는 꼭 통장을 같이 줘서 편견이 생겨 그랬는지 필자도 처음에 계좌 개설하러 가서 통장은 왜 안 주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필자의 기억에 가장 남는 해프닝은 ATM기에서 출금할 때에 생긴 사건이다.

▲중국 은행 ATM기(출처/바이두)
▲중국 은행 ATM기(출처/바이두)

필자가 은행에서 카드를 만들고 ATM기에서 출금했다. 먼저 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인민폐가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인민폐를 집어 들었는데 순간 카드가 안 보였다. 한국에서는 늘 카드가 먼저 나왔기에 더 당황했다. 아무리 카드 넣은 부분을 뚫어지게 쳐다봐도 카드는 나올 기미가 안 보였다.

이에 필자는 기계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답답해 퉁퉁 쳐 보기도 했는데 여전히 카드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필자는 은행 직원에게 달려갔다. 울상이 되어 카드가 안 나온다고 말했더니, 직원이 필자한테 '카드 반환 버튼'을 안 눌러서 그렇다며 이제는 정해진 시간이 지나 카드를 기계가 먹어버렸다고 했다.

그래서 ATM 기계를 열어 카드를 꺼내야 하는데, 그럼 여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필자는 어쩔 수 없이 집에 다시 가서 여권을 가지고 은행으로 갔다. 그리고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서야 직원이 ATM기에서 카드를 꺼내줘 겨우 돌려받았다.

▲은행에서 업무 처리를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출처/픽사베이)
▲은행에서 업무 처리를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출처/픽사베이)

덕분에 그날 스케줄은 모두 취소해야 했다. 필자가 괜히 짜증이 나서 직원한테 왜 카드가 먼저 안 나오고 돈이 먼저 나오냐고 한소리 했다. 그러자 직원이 황당해하며 필자에게 "돈 찾으러 오셨잖아요. 그럼 돈이 먼저 나오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카드보다 돈이 당연히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필자는 말문이 콱 막혔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그 순간 필자는 갑자기 웃음이 났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ATM기에서 돈이 먼저 나오고 카드가 그다음에 나오지만, 그마저도 대부분은 카드 반환 버튼을 눌러야 카드가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나중에 필자가 한국에서 중국 유학생들에게 중국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자 이번에는 중국 유학생들이 필자에게 하소연을 시작했다.

이들은 반대로 카드가 먼저 나오는 한국 ATM기 때문에 카드를 뽑고 돈을 가져가지 않아 잃어버린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그래도 선생님은 돈은 안 잃어버리셨잖아요. 저희보다 나아요"라며 속상해했다.

▲중국 화폐 인민폐(출처/픽사베이)
▲중국 화폐 인민폐(출처/픽사베이)

어찌 보면 매우 간단하고 쉬운 일 같은데 막상 필자가 일이 눈앞에 닥쳐보니 생각지도 못한 돌발변수가 생기기도 했다. 더구나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해외에서는 더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필자의 글을 보시는 모든 분은 필자처럼 고생하지 마시라는 마음에서 오늘도 이렇게 필자의 경험담을 풀어봤다. 모든 독자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참! 중국은 입금 전용 ATM기, 출금 전용 ATM기, 그리고 입출금이 모두 가능한 ATM기 이렇게 모두 세 종류가 있다. 요즘은 대부분 입출금이 가능한 ATM기로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시골이나 외딴곳은 아직도 분리된 곳이 많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특히 입금 전용 ATM기는 은행보다 규모가 작은 예금 취급소 같은 곳에는 없는 경우가 많으니 사전에 알아두면 도움이 될 듯하다.

 

힘찬 새해가 밝았다. 특히 설 연휴가 있는 이번 달에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만약 중국에 여행을 가는 분이 있다면, 위의 이야기를 참고해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길이 되었으면 한다.

컬처타임즈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만사형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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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 2020-01-20 09:37:51
좋은 글 감사해요~ 저도 통장 달라고 말했더니 통장이 왜 필요한데? 해서 생각해보니 딱히 필요가 없더라구요ㅎ

투율맘 2020-01-08 21:52:22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경험 속에서 나온 산지식을 재미있게 풀어주셔서 넘 좋아요

고영미 2020-01-08 15:21:41
중국 여행할때 꼭 필요한 정보네요^^,
잘 읽고 갑니다~~

김민선 2020-01-08 13:19:29
칼럼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북경생활중인데 좋은정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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