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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2019 신소장품전 ‘현대미술의 채도’ 한국 근현대미술과 뉴미디어 부문을 대표하는 작품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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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2019 신소장품전 ‘현대미술의 채도’ 한국 근현대미술과 뉴미디어 부문을 대표하는 작품 선보여
  • 고수영 기자
  • 승인 2020.02.04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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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은 2020년 신년 첫 전시 ‘2019 신소장품전 : 현대미술의 채도’를 오는 11일부터 4월 5일까지 미술관 3-5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이 2019년 새롭게 수집한 작품 35점으로 구성돼 한국 근현대미술과 뉴미디어 부문을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대전시립미술관은 동시대 미술흐름을 반영하는 작품을 수집해 연구하고 후세를 위한 문화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을 소장품 수집의 근간으로 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전시는 고(故) 민경갑 화백의 유족이 기증한 20점의 작품을 특별히 더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나누는 공감미술의 실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작고한 민경갑 작가의 비구상 실험이 담긴 1960년대 작품부터 작고하기 1년 전인 2017년에 제작된 작품까지 작가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한다. 그의 작품은 과거 동양화의 답습을 일소하는 현대성과 신선함, 부단한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한국화’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이후 자연을 주제로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1970년대 이후부터 주요 소재인 산이 등장하는데 전통 수묵화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사실적이면서도 색면이 강조되는 산을 그리며 점차 디테일한 형상들을 생략해나가기 시작한다. 2000년대‘자연속으로’의 시기에는 오방색의 색동과 흰 깃발, 단청 등이 등장하며 이는 한국인의 정신성을 나타낸다. 

이후 2000년대‘무위(無爲:자연그대로의 모습)’와 2010년대의 진여 眞如(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을 통해 무위자연의 정신을 담았으며, 2012년 이후 잔상(殘像)으로 향한다. 2018년 세상을 떠나기전의 그림은 그간 꾸준히 그려오던 산은 점차 간결해지고 무채색의 수묵언어로 대체된다.


4전시실은 2019년 구입한 신소장품 중 한국 동시대미술의 흐름을 아우르는 회화,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윤지선 작가는 자신의 얼굴 사진에 미싱으로 박음질을 하고 변형시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고정된 자아의 개념에 의문을 던진다. 색색의 선들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구현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미싱의 기능을 전복시킴으로써 여성을 가두어 두었던 이미지를 해방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세현 작가는 화면을 채우고 있는 극사실적인 형상들은 모두 붉은색의 비현실적 색감으로 그려져 관람자로 하여금 긴장감과 불안한 감정을 일으킨다. 작품 곳곳에 배치된 해골로 상징되는 죽음에 대한 메타포는 전쟁과 분단을 겪은 우리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김주현 작가의 ‘뫼비우스 띠’는 우주 공간의 다양한 변화와 가능성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비대칭 나선으로 순환하며 안과 밖이 교차되는 그물망 구조의 유기적인 결합은 뫼비우스의 띠로 대표되는 상호순환 원리를 실현하며, 발광다이오드(LED) 빛의 효과로 응집과 확산에 의한 우주 공간의 환영을 느낄 수 있다. 

김윤철 작가의 ‘크로마’는 이번 전시 제목의 모티브가 되었다. 세 개의 원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는 구조로 자신의 꼬리를 무는 뱀인 '우로보로스(Ouroboros)'의 신화에서 비롯되었다. 작품 표면은 300여개의 셀로 덮여있는데, 키네틱 장치에 따라 셀 구조가 각각 다른 압력을 받기 때문에 독특한 패턴의 이미지로 크로마(채도)를 구현한다.

시립미술관 2019 신소장품전‘현대미술의 채도’_NM-1294, 김윤철, 크로마, 2019
▲시립미술관 2019 신소장품전‘현대미술의 채도’_NM-1294, 김윤철, 크로마, 2019(출처/대전시)

 

박지혜 작가는 싱글 채널 비디오 작업을 선보인다. 작품의 배경인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은 완공 직후 악취에 대한 집단 민원으로 중단된 이후 방치된 채로 남아있는 공간이다. 

이와 같이 작가는 우리 주변에 산재해있는 공간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숨겨져 있는 감정들과 공간들이 관계를 맺는   맥락을 우회적인 방식으로 조명한다. 

5전시실은 동시대 미술의 실험성, 작가 별 섬세한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그중에서도 대전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김정헌 작가는 80년대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새로운 예술에 대한 이념을 가장 주체적으로 해석한다.‘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있는...’은 가로 3미터 세로 2미터가 넘는 대형 걸개그림으로,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전에 출품한 한국 민중미술의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시립미술관 2019 신소장품전‘현대미술의 채도’_김정헌,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있는..., 1994
▲시립미술관 2019 신소장품전‘현대미술의 채도’_김정헌,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있는..., 1994(출처/대전시)

김호득 작가는 실경에 바탕을 둔 관념, 관념을 품고 있는 실경 사이를 오기며 거친 붓놀림만큼 기존 수묵 산수화에 대한 필묵의 실험을 지속해온 작가이다.‘급류’는 물이 주제임에도 물을 직접 그리지 않고 돌과 주변을 재빠른 붓놀림으로 표현해 물의 운동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박명규 작가는 뜨거운 추상, 차가운 추상으로 대비되는 색을 배치하여 흰색의 여백을 도입함으로써 한국적 미의식을 배가한다. 특히 오방색에 속하는 파랑, 빨강, 흰색, 검정을 사용하면서도 간결한 선과 점, 스며듦과 배어나오는 기법을 통해 탄생한 형태들은 동양적 정신에 가까운 미학을 담고 있다. 

이종협 작가의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은 대전지역의 현대미술의 태동을 일으킨‘19751225그룹’으로 활동하던 1976년 당시에 선보인 작품으로, 억압된 시대적 정서를 겹겹이 쌓아올린 구조적 양식에 공간을 연결하는 인체의 편린이 화면 전체를 채우고 있다. 1970년대 대전미술사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임립 작가의‘고가(古家)의 정담(情談)’는 제29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수상한 작품으로, 두텁게 덧바른 물감 위에 나이프와 천을 사용하여 긁고 닦아내고 선을 긋는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완성되었다. 차분히 가라앉은 형상들은 정겨운 고향 정취가 흠씬 묻어나는 작가의 초기 작품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전원길 작가는 작업실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초들을 화분에 담아 일 년간 키우면서 식물의 특성을 연구하고, 천여 장의 드로잉과 수백 장의 사진작업을 병행한다. 작가는 색의 순수성과 풍경적 상황을 투명하게 중첩시키면서 분리와 연결의 관계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박혜경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 몸의 감각과 기억 등을 가시화한 선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쌓아 화면을 구성한다. ‘시간의 기록 - 암송하기 01’은 작업 속에서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 시간과의 관계를 관찰하고 그 대상에 대해 사유하는 것, 대상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작가 자신을 치유하는 명상적이고 제의적인 과정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하여 별도의 개막행사 없이 개최되며 당분간 도슨트 전시안내 서비스 또한 운영되지 않는다. 

▲시립미술관 2019 신소장품전‘현대미술의 채도’_전시포스터(출처/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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