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의령군은 지난 25일 학술조사에서 삼국시대 당시 지리적 거점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낙동강 서안의 유곡 산성의 성벽과 내부 집수시설 그리고 5세기 중·후반으로 편년 되는 다량의 유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령 유곡 산성은 1994년 '의령의 선사·가야유적'에 처음 소개된 이후 지난 2017년 가야사 복원사업과 관련해 비지정 문화재인 유속산성과 유곡리 고분군에 대한 정비·보존계획 수립을 위해 정밀지표조사 한 바 있다.
이번 발굴 조사는 정밀지표조사를 바탕으로 의령지역 가야사 복원의 실체규명을 위한 일환으로 실시했다.
조사기관인 (재)두류문화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가야 산성(석성)의 내·외벽과 구상유구, 주혈, 해수산 패각, 석렬, 통일신라 시대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집수시설 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체성을 처음 쌓은 시기는 체성 하부와 내·외에서 출토된 유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주요한 유물은 대부 파수부완(다리와 손잡이가 달린 접시)·개(뚜껑)·기와편 등이다.
이 가운데 산성의 하부 문화층에서 확인된 해수산 패각의 존재는 당시의 자연환경과 고고 지리 연구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체성은 높이 1.5m(5~6단) 정도 잔존하며 내·외벽의 너비는 3m 정도다. 외벽은 다듬지 않은 할석을 사용해 허튼 층 쌓기 방법으로 조성했으며 벽석 사이의 공간에는 점토를 사용해 축조했다.
이러한 축조 방법과 체성의 너비는 일반적인 신라 성곽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양상이다.
작은 조각으로 출토된 유물들은 인접한 유곡리 고분군에서 출토되는 합천 다라 국과 고령 대가야계의 토기와 유사해 그 시기는 5세기 중·후반경으로 보인다.
최근 가야 시대의 고령 주산성, 합천 대야성·초팔성, 함안 칠원산성·안곡 산성 등이 조사돼 가야 산성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
낙동강의 서쪽 방어선에 축조된 의령 유곡 산성은 가야 산성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