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유럽 26개국을 상대로 사실상의 입국금지를 선언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한 대국민 연설에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현재 시행 중인 여행 제한과 경보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여행 재고'인 3단계로 설정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대구에 대해서는 지난달 29일 최고 등급인 4단계-여행 금지로 격상했다.
반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에 대해서 13일부터 30일 간 미국으로의 여행은 막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은 미국처럼 과감한 조처를 하거나 중국 등으로부터 여행을 제한하는 데 실패했다"며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상당수 집단발병지(클러스터)가 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이어 12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또한 유럽을 여행한 미국인을 대상으로 귀국 후 14일간 자체 격리를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와 NBC방송 등에 출연해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폭증을 거론하며 "코로나19 진원지가 중국과 한국에서 유럽으로 옮겨 갔다"며 "미국으로 돌아오는 모든 미국인과 합법적 거주자들이 14일간 자체 격리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미국인에게 필수적이지 않은 유럽 여행을 피하라는 등급의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CDC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유럽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3단계 '경고'로 올리며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CDC 여행경보는 일반적인 사전주의를 하라는 1단계 '주의'와 강화된 사전주의를 하라는 2단계 '경계',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을 피하라는 3단계 '경고'로 나뉜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30분 기준 미국 내 환자는 1,323명, 사망자는 38명으로 집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