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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미 와인&클래식 칼럼] 관객(觀客), 공연장의 절대적 존재 & 세계 최초 공공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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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미 와인&클래식 칼럼] 관객(觀客), 공연장의 절대적 존재 & 세계 최초 공공극장
  • 박보미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31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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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중요성.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한 번에 모두 겪으며, 몸살을 앓고 있다. 그간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사람들이 이 사태에 익숙해져 가는 것인지, 지쳐가는 것인지, 잔뜩 겁먹고 경계하던 표정과 몸짓에도 어느새 조금 힘이 빠져있는 듯하다.

교육, 경제, 의료, 생활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하게 마비되어 있고, 어떠한 대책을 섣불리 내 놓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은 이제 전 국민이 아는 사실이다.

이렇게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이전보다 TV를 자주 시청하게 된다. 그렇게 방송을 보다 어느 순간부터 방송도 이전의 분위기와 너무 다르게, 축소된 듯하고, 좀 더 차분하고, 다소 허전한 느낌까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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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방구석 콘서트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이 없이 촬영되고 있다. (출처=MBC)

그러고 보니 관객과 함께 진행되는 생방송이나, 공연 형식의 방송이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이 없이 촬영되고 있다는 것이 그 허전함의 몫인듯하다. 그도 어쩔 수 없다는 것 또한 모두 이해할 것이다.

그런 방송들을 보며 드는 생각은, ‘저 배우들은, 저 뮤지션은, 저 가수는, 저 진행자는 얼마 지금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불안할까?’ 어떤 기분, 어떤 생각으로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하고, 있을까?'하는 것이다.

무대에 서는 사람에게 텅 빈 객석을 보는 것만큼 기운이 빠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번 상황은 세기만에 겪는 불가피(不可避)한 상황이라 배우들도 모니터로 시청할 관객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지만, 관객과의 호흡이 익숙했던 배우들에겐 낯설고 어색함에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관객들의 기대의 눈빛과 호응은 공연의 양질(良質)을 좌우하는데 큰 몫을 하고, 심지어 관객의 존재에 따라 배우와 기획사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기도 한다. 

현 시국(時國)에 비록 공연의 실황을 직접 가서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여러 방송미디어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으며, 잠시나마 웃고,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조차 현재로서는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또한 현재는 방송, 종교, 정치 분 아닌 각 분야별, 예를 들어 오페라극장, 뮤지컬극장, 실내악 극장, 대극장 등 대중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시설들이 많이 있기에 그만큼 우리들이 많은 문화와 예술을 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발전되고, 더 좋은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단체와 귀족들의 소유물이 대중화되다.

음악 역사에서 체계적인 확립이 시작된 것은 바로크 시대이다. 물론 음악의 역사는 바로크 이전 르네상스, 중세, 고대 더 올라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음악의 교과서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확립된 것은 바로크 음악부터이다.

앞서 칼럼에서 바로크 음악에 대해 몇 번 언급했지만, 이번엔 바로크 시대에 음악가들의 사회적 위치를 보겠다.

< 천민 음악가, 광대 신분 - 시립 관악대 소속 음악가 - 궁정음악가 -
  교회음악가 - 장인(匠人)최고 실력자로 자유 연주가 - 군인 음악가 >

이렇게 음악가의 사회적 위치를 본 이유는 보다시피, 가장 낮은 천민 음악가와 장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가나 교회, 혹은 귀족들의 궁정에 속해있는 음악가들이다. 장인은 음악의 실력이 뛰어나 자유로운 연주가로 후원과 거액의 출연료를 받는 대가인데, 이 또한 귀족들의 제의를 많이 받은 계층이다.

결국 천민 음악가 쉽게 말해 광대인데, 말이 좋아 음악가지, 그냥 거리에서 연주하고, 시장에서 노래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기교로 지나가는 서민들을 위로하기도 하지만, 또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는 음악가였다.  

이렇게 바로크 초기까지의 음악과 공연문화는 모두 귀족과 종교단체만의 소유일 뿐 대중화가 되기에는 서민이 접할 수있는 공간과 기회는 전혀 있지 않았다. 

1637년  이탈리아 베니스에 세계 최초의 공공극장 산카지아노(San Cassiano)공공극장이 설립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종교와 귀족들만의 소유였던 공연과 연주가 드디어 대중을 위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공공극장 설립 이전 바로크 음악은 대중에게 제공되는 기회가 없어, 대부분의 음악적 색채가 종교적이고, 영웅적이고, 신화적인 내용이 강했는데, 초반엔 물론 귀족들이 주로 관객이었지만 궁정이 아닌 외부에서의 관람에 자유로움을 느꼈는지, 귀족의 관객들도 공공극장에서 진행되는 간막극(서정적, 영웅적 오페라 사이에 잠깐 올리는 짧고, 유머러스한 내용의 연극, 오페라)의 인기가 너무 좋았다. 그렇게 관객들의 반응과 호응에 따라 더욱  아름답고, 우아한 연주를 하는 배우들도 있고, 관객의 반응에 따라 연주자들의 기량과 규모가 확대 또는 축소가 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베니스에서 대중화가 시작된 이탈리아 오페라는 나폴리로 전파되면서 이탈리아뿐 아닌 유럽 온 지역으로 전파되고, 그 양식이 더욱 확실한 색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나폴리는 로마와 많이 떨어져서 바티칸의 제재를 크게 받지 않았기에 자유로운 음악을 하기에 유리했으며, 또한 최초의 국립음악원이 설립되고, 그 당시 다른 지역에 비해 음악원이 많이 있었다. 게다가 항구 지역이라는 지리적 요건이 다른 유럽과의 왕래가 많아서, 다른 나라에서도 유학을 많이 왔던 것이 이탈리아 음악이 유럽 전역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유다.

백스테이지에서 공연이 시작되기 전 연주자는 긴장하며, 손에 땀을 쥐고 있는다. 그때 관객 또한 이제 곧 나올 연주자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백스테이지 입구만을 눈이 빠져라 주시한다.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고 연주자가 입장할 때 서로의 감정에 동화가 생기기도 한다. 연주자와 관객의 말 없는 소통이 또 하나의 감정을 만들고, 또 하나의 예술을 만든다.

방청객 없이 진행되고 있는 많은 방송, 공연 팀원들은 얼마나 어색하기도 하고, 신이 나지 않을까.. 물론 집중이 더 잘 된다거나, 차분해질 수 있겠다는 사람도 있게지만, 하루빨리 같은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큰소리로 웃어가며, 이런 공연이든 연극이든 꽉 찬 객석과 무대위의 연주자와 함께 소통하고, 서로 응원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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