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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의 세계여행] 브루나이,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이슬람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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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의 세계여행] 브루나이,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이슬람 왕국
  • 권동환 여행작가
  • 승인 2020.05.27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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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이슬람의 조화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특이한 자동차 문화와 무상 의료지원이 가능한 나라
동양과 이슬람의 조합을 느끼게 해주는 브루나이의 랜드마크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동양과 이슬람의 조합을 느끼게 해주는 브루나이의 랜드마크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머리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흐르는 땀줄기가 마를 새 없이 터벅터벅 걷다가 마주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는 웅장했다. 일명 ‘황금 모스크’라고도 불리는 이슬람 사원은 술탄(이슬람 국왕)을 기리기 위해 황금과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건축했는데 특이한 점은 사원 앞에 16세기 선박을 본떠 만든 배 한 척이 자리 잡고 있는 점이다. 모스크와 한 척의 배가 자아내는 묘한 분위기는 이슬람과 동양 문화의 신비로운 조화를 느끼게 해주고 동남아시아 유일의 이슬람 왕국에 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바로 '환상의 나라’로 불리는 브루나이 왕국에서 말이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사진=권동환 여행작가)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제주도 2배 크기 정도의 소국인 브루나이가 공존하는 보르네오 섬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그렇지만 자원 부국인 브루나이는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한국에서 복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브루나이의 술탄은 오일 머니를 통해 학생에게는 매달 30만 원의 용돈과 40만 원의 책값을 지원, 등록금 전액 면제와 유학 지원, 가구당 자동차 4대 지급, 매년 900원의 납부로 받을 수 있는 최첨단 의료 서비스, 새해 인사로 온 국민들에게 세뱃돈 100만 원 지급, 월세 30만 원에 축구장 크기의 전통 수상가옥 거주 가능, 4년마다 가족여행경비 지급 등 정말 한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복지혜택이 한국인들의 흥미를 돋우기 충분했다.

그렇지만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세계 최고의 복지를 자랑하는 뒤편에는 엄격한 법도 존재한다고 했다. 이슬람 관습법인 '샤리아'에 따라 음주와 흡연을 할 경우 태형을, 절도를 할 경우 신체절단형이란 엄벌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세상으로 향하는 길은 정말 이 모든 것이 사실일까라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브라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의 시내 풍경(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의 시내 풍경(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세계에서 자동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미국 다음으로 높은 나라가 어딜지 생각해보았다. 넓은 주차 공간과 도로를 가진 캐나다? 유명 자동차 브랜드가 많은 독일?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 모두 틀린 대답이었다. ‘세계 자동차 통계 2017’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827대로 837대의 자동차 왕국인 미국보다 10대밖에 차이 나지 않는 브루나이가 정답이었다.

사실 부자 나라답지 않게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이 전혀 없는 브루나이의 열악한 환경과 높은 자동차 보급률의 상관관계가 가구당 자동차를 4대씩 제공한다는 정보와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높은 자동차 보급률에 대하여 4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처음 자동차 구매 시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 두 번째는 자동차에 대한 세금이 없다는 점, 세 번째로는 값싼 기름값, 마지막으로는 이슬람 국가이기에 유흥 문화가 없어서 매일 무료함을 달래던 국민들이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그리고 부가티와 같은 세계적인 명차를 포함한 수 천대의 차량을 보유한 국왕에 대한 동경심이 생겨 만들어진 특이한 소비 형태라고 했다. 한 마디로 자동차 중독 현상이었다. 오죽하면 왕족의 차는 번호판이 없고 높은 계급일수록 번호판의 숫자 또한 작다고 하니 얼마나 이 나라의 모든 이들이 자동차에 대한 애착도가 높은지 알 수 있었고 가구당 자동차 4대 제공이란 이야기는 그런 특이한 문화에서 파생된 루머였다.

한국과 달리 백화점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루나이(사진=권동환 여행작가)
▲한국과 달리 백화점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루나이(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자동차 문화에 관련된 사실을 알려준 사람은 푸근한 인상과 자상한 말투를 가진 공무원이었다. 뙤약볕에 걸어가다 지쳐 도로에 앉아 쉬는 모습을 보고 합승을 권유한 고마운 사람이었다.(브루나이의 날씨는 고온 다습의 열대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짧다면 짧고 넉넉하다면 넉넉한 시간 동안 그는 브루나이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그의 브루나이 삶에 대한 이야기에 따르면 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만 4년마다 가족여행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금액이 전액 지원이 아닌 1인당 $500 미만이라 사비를 이용하지 않으면 멀리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브루나이 국민 대부분이 공무원이라 진실에 가깝다 볼 수 있었다.  

브루나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준 공무원 아저씨(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브루나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준 공무원 아저씨(사진=권동환 여행작가)

가장 궁금했던 무상의료에 대한 이야기도 그에게서 알 수 있었다. 900원으로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브루나이 달러와 싱가포르 달러가 1:1로 같은 가치를 가진 화폐로써 매년 $1를 납부하면 국립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문제점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흔한 개인병원이 브루나이에서는 감기 같은 진단 및 응급처치만 가능하다고 했다.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환자들이 대기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낙후된 국립병원의 시설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서 심장질환과 암과 같은 중환자의 경우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호주나 싱가포르로 가서 치료를 받는다고 했다. 분명히 1분 1초가 급한 환자일수록 오류가 있을 법한 시스템이지만 알려진 대로 무상의료지원을 해준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이슬람 왕국, 브루나이(2)에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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