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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야만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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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야만 할 것 같아요.
  • 이창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19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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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영화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행복한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제 연애는 항상 문제가 많았어요.”
희정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저는 연애만 하면 항상 나쁜 남자만 만나게 돼요. 폭력적인 사람도 만나봤고, 감금도 당해봤어요.”
희정이 풀어낸 연애 경험은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할 것만 같은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희정이 지금 연애 중인 사람도 폭력은 일상이고, 수시로 바람을 피우고 윤락업소를 제집 드나들듯이 다닌다고 했다. 직업도 변변치 않은 그 남자는 희정에게 용돈을 달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단다. 밤에 불려 나가서 친구들끼리 마신 술값을 계산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란다. 희정은 연애하면서 지출하는 돈이 월급으로 감당이 안 되어서 야간에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시작했다고 말했다.

“왜 그런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되었나요?”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요. 좋은 사람은 제 연애 상대가 아닌 것 같고, 나쁜 사람을 만나야 할 것 같아서요.”

희정은 이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헤어지지 못하겠다고 했다. 전에 사귀던 남자친구들도 이런 부류의 사람이었다고 했다. 희정은 나쁜 사람을 사귀는 게 싫다고 했지만 똑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마음의 상처를 계속 쌓아만 가는 희정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마음이 아파야 연애를 잘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가슴이 미어지는 연애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의 경험이 원인일 수 있다. (출처 : Pixabay)
▲가슴이 미어지는 연애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의 경험이 원인일 수 있다. (출처/ Pixabay)

사랑을 정의 내리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사랑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표현하고 또 어떤 사람은 ‘언제나 참아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랑에 대한 생각과 의미가 그만큼 다양한 이유일 것이다. 연애를 정의하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 사람에 따라서 연애를 행복과 연관 지을 수도 있고, 아픔과 연관 지을 수도 있다.

연애하면 마음이 아픈 경우도 있지만, 마음이 아프다고 연애를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연애를 하면 마음이 아파야만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연애 상담을 하다 보면 스스로 영화 속 비련의 주인공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연애를 하면서 꼭 슬픈 상황에 자신을 몰아넣으려고 한다. 저항할 수없이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야 연애다운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흔히 연애에 있어서 나쁜 남자가 매력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나쁜’이 뜻하는 것은 ‘자신감이 충만하거나 인생의 목표가 뚜렷해서 평범하지 않고 독특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에 가깝다. 그런데 이를 ‘그릇된 인성’을 가지고 있거나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쁜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데이트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거나 범죄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다.

‘당신’이라는 인생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은 여러분 자신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행복하고 즐거운 연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출처 : Pixabay)
▲‘당신’이라는 인생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은 여러분 자신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행복하고 즐거운 연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출처/ Pixabay)

스스로 비련의 주인공을 자처하는 심리는 강박감과 망상이 어우러진 복잡한 마음에서 시작한다. 불우한 어린 시절이 원인일 수도 있고, 충분히 사랑받고 관심받지 못한 유년시절의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인이라면 자신의 인생과 연애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있다. 나쁜 연애 상대를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선택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연애 상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선택에 따라서 슬픈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행복한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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