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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지선 와인 칼럼] 와인의 에덴동산 ‘칠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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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이지선 와인 칼럼] 와인의 에덴동산 ‘칠레’(1)
  • 이지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04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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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는 저가와인 산지이다? No!
- 진짜 프랑스 와인은 칠레에서 생산된다?
▲ 칠레의 베스트 가성비 와인들, 대부분이 국내 수입되는 인지도 높은 와인들이다. (출처/ 와인서처)
▲ 칠레의 베스트 가성비 와인들, 대부분이 국내 수입되는 인지도 높은 와인들이다. (출처/ 와인서처)

와인을 사러 가면 칠레산 와인은 항상 나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와인샵의 칠레 와인 코너에는 어떤 때라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이 가장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었고 심지어, ‘1+1’ 행사도 종종 진행되어 진열장 가득한 와인 중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을 한층 덜어줬다.

그러다 보니, 와인을 즐기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칠레 와인이 ‘저렴한 와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다. 그렇다면 칠레산 와인은 왜 저렴하고 저가대의 와인이 많은 걸까?...

칠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에 빗대어져 ‘남미의 보르도’로 불리며 기후 Weather, 아름다운 여성 Women, 와인 Wine으로도 유명하여 3W 국가로도 이야기된다. 포도나무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자라나는데 부족함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특수한 환경적인 조건 탓에 화학비료도 필요치 않다. 

세계 9위 와인 생산국이 될 수 있었던 데는 환경적 요인도 크지만 역사적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1500년대 중반부터 약 270년간 스페인의 지배를 받으며 정복자와 선교단에 의해 스페인의 토착 품종으로 미사용 와인을 만들었고 후에는 프랑스의 와인메이커들로부터 포도재배와 양조기술을 전수받으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19세기 중반에 들어 칠레의 부유한 지주와 안데스산맥을 기점으로 한 채광업자들은 그들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보르도의 ‘샤또’를 본 따 와이너리를 설립하였고 프랑스 양조업자를 고용하여 프랑스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부터 와인산업 역시, 발전의 길을 걷게 되었고 양에 치중한 값싼 와인을 만들던 생산자들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게 되었다.  

▲ 칠레 와인 산지 지도, 가장 중요한 산지들은 센트럴 밸리에 위치해 있다. (출처/ 와인폴리)
▲칠레 와인 산지 지도, 가장 중요한 산지들은 센트럴 밸리에 위치해 있다. (출처/ 와인폴리)

북쪽으로는 아타카마 사막, 동은 안데스산맥, 서는 남태평양, 남쪽으로는 빙하가 떠다니는 남극이 자리하여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며 일조량이 좋고 고온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큰 위치지만 자연적인 요소들이 포도를 재배할 적당한 온도를 제공한다. 

서쪽의 남태평양의 수온을 차갑게 낮춰주는 극지방에서 흘러온 훔볼트 해류, 안데스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공기는 고온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며 한여름에도 최대 32℃ 이상을 올라가게 두지 않는다. 

포도가 성장하는 동안 더운 낮과 추운 밤을 유지하며 좋은 와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일조량이 좋은 낮에는 산 성분을 포도당으로 바꿔 당도를 채워가고 서늘한 밤에는 산 성분을 유지하여 산도를 지탱한다. 

이렇게 서늘하면서도 일조량이 좋은 날이 지속되면 포도는 서서히 익어가며 다양한 아로마를 뿜을 수 있는 성분들을 흡수, 생성하게 되고 타닌과 색상도 선명하게 포도에 남게 된다. 

▲ 칠레의 포도밭 전경, 동쪽에 위치한 안데스 산맥에서 조금 떨어져 서쪽에 위치한 포도밭(출처/ 더드링크비지니스)
▲ 칠레의 포도밭 전경, 동쪽에 위치한 안데스 산맥에서 조금 떨어져 서쪽에 위치한 포도밭(출처/ 더드링크비지니스)

연간 강수량 380m의 건조한 기후의 칠레는 포도나무에 물을 주는 관개 시설이 개발되기 전에는 수로를 따라 흐르는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물을 댐을 범람 시키듯 급격히 포도밭에 흘려보내 관개를 하곤 했는데 포도까지 물에 잠겨 묽고 밋밋한 포도를 만들고는 했다.

그 묽은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들이 시중에 유통되며 칠레 와인의 급을 많이 떨어뜨린 적도 있지만 요즘은 현대적인 기술이 도입된 관개 시스템으로 효율적인 와인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안데스산맥은 과거부터 구리가 채굴되는 지역으로 구리 성분이 토양에도 섞여 있어 포도밭의 천연 살충제 역할을 하였다. 병충해가 선호하지 않는 구리와 모래가 함유된 토양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성공적인 포도 재배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바로 이런 지리적 고립, 건조한 환경, 토양 성분의 특수한 요인들은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 와인 산지를 황폐화시킨 ‘필록세라’라는 진딧물이 침범하는 것을 자연적으로 차단하였다. 

▲ 칠레 까베르네 소비뇽이 열려있는 포도밭 (출처/ 디캔터)
▲ 칠레 까베르네 소비뇽이 열려있는 포도밭 (출처/ 디캔터)

1850년대부터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 팽배하게 된 필록세라 -포도나무뿌리에 기생하며 포도밭을 초토화시키는 진딧물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기존 공생하던 미국산 포도나무뿌리와 유럽산 포도나무 몸통을 접붙이기 하던 방식이었고 대부분의 유럽 산지의 포도나무들은 접붙이기 한 묘목들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칠레는 앞서 말한 환경적 요인의 영향 하에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고 덕분에 가장 오래된 오리지널 유럽산 포도품종들은 칠레에서 자라게 되었다. 일부 와인 애호가들이 칠레 와인을 진짜 와인이라며 높게 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에 기인된 것이었다.

칠레 와인의 가격이 합리적일 수 있는 여러 이유들을 정리하자면, 와인 산지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와 앞서 언급한 천연의 자연환경의 영향일 것이다. 한마디로 칠레에서는 사람도 환경도 무리해서 와인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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