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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의 세계여행] 5000년의 역사가 보증하는 와인의 신대륙, 몰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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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의 세계여행] 5000년의 역사가 보증하는 와인의 신대륙, 몰도바
  • 권동환 여행작가
  • 승인 2020.09.14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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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최빈민국
-5000년의 와인 역사를 간직한
-직접 만든 와인을 즐기는

한국 국토의 1/3 정도 면적을 가진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위치한 유럽의 소국이다.  몰도바는 인도양의 몰디브와 헷갈릴 정도로 한국에서 생소한 나라이다. 실제로 운동선수로 활동했던 김동현이 과거 몰도바와 몰디브를 착각하여 경기에 불참한 적이 있다고 방송에서 밝힌 적이 있다.  현재 유럽의 최빈민국인 몰도바는 구소련을 구성하던 공화국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구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을 한 후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받은 이후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전락해버렸다. 몰도바의 수도 키시나우의 시내버스 요금이 120원인 사실만 보더라도 얼마나 경제적으로 불안정한지 알 수 있었다.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의 개선문(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의 개선문(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빈민국임에도 불구하고 몰도바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 바로 와인이다. 세계적으로 콩과 옥수수 그리고 감자 다음으로 많은 경작지를 확보한 작물인 포도는 몰도바를 상징한다. 기원전 3000년부터, 약 5000년 동안 와인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땅이 몰도바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구소련의 공화국 중 최고의 와인 산지였던 몰도바는 ‘소련의 와인창고’라고 불리기도 했다.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건을 몰도바는 소유하고 있다. 적절한 일조량과 위도 그리고 기름진 토지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오래전부터 몰도바의 농업이 발달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주었고 유럽에서 포도가 가장 맛있는 나라로 명성을 떨치게 해주었다. 

국토에서 포도밭을 차지하는 면적 비율과 국민 1인당 포도나무그루 수가 세계 1위인 몰도바는 ‘작은 와인 강국’이다. 다수의 국민들이 와인 관련 산업에 종사할뿐더러 250km 정도의 넓이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 저장고인 ‘밀레스티 미치’도 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집집마다 자신만의 경작지가 있다는 것이다. 몰도바의 국민들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양조법으로 수제 와인을 만드는 문화가 내려져온다. 조선시대 당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막걸리를 빚어 이웃과 나누던 문화가 사라져버린 한국과 달리 여전히 직접 와인을 담가 마시는 몰도바의 문화가 참 신기하기만 했다.

질 좋은 와인을 값싸게 마실 수 있는 몰도바(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질 좋은 와인을 값싸게 마실 수 있는 몰도바(사진=권동환 여행작가)

깊은 와인의 역사와 애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도바 와인이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대개 사람들이 떠올리는 떠올리는 와인 강국은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배경은 소련 시절, 몰도바의 와인 수출의 90%가 구소련 국가들이었기 때문이다. 홀로서기가 시작된 이후 러시아와의 외교 갈등으로 인해 수출에 제약을 받고 몰도바 와인 산업은 크게 위축되었다. 몰도바의 와인이 독립한지 29년이 지난 현재 세계적인 제품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주변 세력의 정치적 영향 때문이었던 것이다.

세계에서 술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인 몰도바인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와인을 즐긴다(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세계에서 술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인 몰도바인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와인을 즐긴다(사진=권동환 여행작가)

몰도바인들은 자신들의 피는 와인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에게 와인이란 삶 그 자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몰도바의 국경일은 와인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몰도바의 국경일이 ‘와인의 날’이기 때문이다. 수도 키시나우의 중앙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전국적으로 열리는 와인 축제는 무료 시음과 각종 공연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사실, 몰도바를 오기 전에는 와인이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맥주와 다를 바 없는 술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특별한 날에만 마시는 까다로운 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역사가 보증하는 와인 한 모금에 곁들이는 숨결은 까다롭지 않은 낭만이었다. 특히, 코 끝을 자극하는 진한 향은 풍미가 살아있었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경계에서 태어난 포도의 묘미를 담은 몰도바산 와인은 독특한 개성을 품고 있다. 비록 독립과 외교 갈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낮은 임금과 부동산 그리고 오랜 양조 노하우를 통해 질 좋고 값싼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이곳은 ‘와인의 신대륙’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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