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변했어요!”
희정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연애 초반에는 남자친구와 전화 통화도 자주 하고, 문자메시지에도 바로바로 답장을 해줘서 기분 좋은 연애를 했단다. 그런데 요즘에는 남자친구가 전화하면 귀찮아하면서 빨리 끊으려고 하고, 문자메시지에도 바로 답장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정도면 저에 대한 사랑이 식은 것 아니에요? 어떻게 남자친구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어요?”
희정은 남자친구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했다.
민수는 여자친구의 집착적인 요구에 숨이 막힌단다.
“저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데, 여자친구는 그런 꼴을 못 봐요. 시간만 나면 통화하자고 해요. 그렇다고 무슨 목적이 있어서 전화한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용건이 없으니 전화 끊으라고 하면 화를 내요.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민수는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여자친구가 원하는 것을 잘 맞추어 준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데이트를 마치고 각자 귀가한 뒤에 발생한단다. 민수는 자신만의 개인 시간을 갖고 싶은데, 여자친구가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요구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제발 자신만의 시간을 달라고 사정을 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여성은 라포르가 쌓이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더 많은 시간을 연인과 함께하길 원한다. 그래서 연락을 더 자주 하고 사소한 것까지 공유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남성은 이런 여성의 행동을 간섭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귀찮게 한다고 여기기도 한다.
재미있는 점은, 연애 초기에는 오히려 남성이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되면, 남성은 여성을 위해서 사용했던 시간을 점차 줄이고 자신만의 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그래서 여성은 초반과 달라진 남성의 이러한 태도에 당황하기도 하고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여성은 ‘연인과 함께하는 시간’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반면 남성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때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 그래서 연인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여성은 ‘휴식’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성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은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갖은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이는 연인뿐만 아니라 부부 사이에서도 자주 관찰할 수 있는 행동 특성이다. 시간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어떻게 사용하려는지에 대해서는 남녀가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큰 의견충돌 없이 행복한 연애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