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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공동주최..."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신규 발굴한 장욱진 최초의 가족도 1955년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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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공동주최..."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신규 발굴한 장욱진 최초의 가족도 1955년작 공개
  • 고수영 기자
  • 승인 2023.09.1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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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MMCA)과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공동주최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전시 전경(출처/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공동주최로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을 9월 14일(목)부터 내년 2월 12일(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그간 축적된 장욱진(1917-1990) 연구와 전시들을 되짚어 보며, 1920년대 학창 시절부터 1990년 작고할 때까지 약 60년간 꾸준하게 펼쳐 온 장욱진의 미술 활동을 총망라하여 유화, 먹그림, 매직펜 그림, 판화, 표지화와 삽화, 도자기 그림 등 270여 점을 한 자리에서 조망한다. 이번 전시는 장욱진의 시기별 대표작을 엄선해 선보임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화가 장욱진이 진정으로 추구한 예술의 본질과 한국적 조형미의 구축이 한국미술사 안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 제목 ‘가장 진지한 고백’은 "그림처럼 정확한 내가 없다”고 말한 장욱진의 언급에서 착안했다. 장욱진은 그의 화문집(畵文集) 『강가의 아틀리에』 서문에서 밝혔듯이 참된 것을 위해 뼈를 깎는 소모까지 마다하지 않는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창작에 전념했고, 그림 그리는 시간의 대부분을 방바닥에 쪼그려 앉아 수공업 장인처럼 그렸다. 이렇듯 지속적이고 일관된 그의 창작 태도는 작품에서도 드러나는데, 장욱진은 60여 년 화업 인생 동안 제한된 몇 가지 소재들을 반복해서 그렸다. 그러면서도 재료를 가리지 않는 자유로움과 하나의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작 태도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장욱진은 서양화를 기반으로 동양적 정신과 형태를 가미해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출하고 한국미술사의 새로운 장을 연 화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청년기(10~20대), 중장년기(30~50대), 노년기(60~70대)로 재구성하여, 궁극적으로 그가 추구하던 ‘주제 의식’과 ‘조형 의식’이 어떻게 형성되어 변모해 나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장욱진 예술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하였다. 특히 장욱진 관련 아카이브를 통해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 이후 미술단체와 전람회 활동을 포함하여 새롭게 밝혀진 장욱진의 초기 행적 및 기존에 알려진 작품명과 연보의 오류를 바로잡은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장욱진의 조형 언어와 행적을 미술사적으로 규명함으로써, ‘동심 가득하고, 작고, 예쁜 그림’이라는 단편적인 평가를 넘은 장욱진 예술의 진면목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크게 4부로 나뉘는데, 전시실 1층 1부와 4부에서는 초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연대별로 작품 세계를 볼 수 있게 구성하였다. 2층 2부에서는 장욱진 그림에서 반복되는 소재들을 ‘내용’과 ‘형식’으로 접근하여 장욱진 그림을 보다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2층 3부에서는 장욱진의 불교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에 대해 면밀히 다룬다. 관람객은 전시장의 도입부 <자화상>(1951)에서부터 마지막 장욱진이 타계 두 달 전 그린 <밤과 노인>(1990)에 이르기까지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동행하듯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첫 번째 고백 <내 자신의 저항 속에 살며>는 그의 학창 시절부터 중장년기까지의 작품을 살펴본다. 학생작품전에서 상을 탄 <공기놀이>(1938)와 문자를 추상화 시킨 과정을 보여주는 <반월·목半月·木>(1963), 뼈대나 윤곽만으로 대상을 조형화시키며 기호화된 형태를 그린 <자화상>(1973) 등을 통해 초기 화풍의 형성과정을 볼 수 있다. 완숙한 장욱진 작품의 전형(典型)이 완성되기까지 “내 자신의 저항 속에 살며”장욱진만의 독창적인 한국적 모더니즘이 창출되는 여정을 따라갈 수 있다. 또한 장욱진 관련 아카이브들을 통해‘신사실파’이외의 알려지지 않았던 미술단체들의 활동 이력과 전람회 출품 등 새롭게 밝혀진 장욱진의 초기 행적과 기존에 알려진 작품명의 오류를 바로잡은 연구 성과도 확인할 수 있다.

2부, 두 번째 고백 <발상과 방법: 하나 속에 전체가 있다>에서는 장욱진 회화의 대표적 모티프 가운데‘까치’,‘나무’,‘해와 달’을 선정해 각각의 소재들이 지니는 상징성과 의미, 도상적 특징의 변모 과정을 살펴본다. <까치>(1958), <새와 나무>(1961) 등에서 그의 분신 같은 존재인‘까치’, 그의 온 세상을 품는 우주인 ‘나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성의 매개체를 상징하는‘해와 달’등 장욱진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의 의미와 이들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의 ‘발상과 방법’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장욱진의 생전 마지막 작품인 <까치와 마을>(1990)이 최초로 전시되며, 그가 처음 그린 표지화 초안과 더불어 한국 전쟁 후 가족의 생계를 위해 그렸던 『국제신보』「새울림」 (글 염상섭, 삽화 장욱진) 삽화 56점 전체가 최초로 공개된다.

3부, 세 번째 고백 <진眞.진眞.묘妙>에서는 장욱진이 남긴 불교적 주제의 회화들과 먹그림, 목판화 선집 등을 통해 장욱진의 불교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를 들여다본다. 장욱진과 불교와의 인연은 청년기부터 여러 일화가 언급되지만 실제로 불교 주제의 작품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부터이다. 장욱진은 경전의 종교적 도상을 그대로 차용하지 않고, 자기성찰을 통해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과 요소들을 강조하고 변용했다. 장욱진이 최초의 불교 주제 회화로 아내의 초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장욱진에게 ‘가족’이란 불교적 세계관이 투영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전시에서 <진진묘>(1970)를 시작으로 해학성이 돋보이는 <심우도>(1979), <무제>(1979) 등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발굴된 장욱진 최초의 가족 그림인 1955년작 <가족>을 최초 공개한다. 또한 1975년 김철순과 장욱진이 협업했으나 생전에 출판되지 못한 목판화집 Zen: Wisdom of Asia를 별도 제작한 단행본 『선(禪) 아님이 있는가』가 공개된다.

4부, 네 번째 고백 <내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은 1970년대 이후 그의 노년기를 살펴본다. 동양의 정신과 형태를 일체화시켜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출했다고 평가받는 수묵채색화 같은 유화 및 특유의 비현실적 화면 구성 등이 정점을 이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1973년 전후로 그의 작품에서는 1960년대까지 주를 이루던 강한 마티에르 대신 얇아진 색층이 등장하면서, 조형성이 강했던 졸박한 반추상에서 표현성을 가미한 담채풍의 담졸(淡拙)한 양식으로 변화가 본격화된다. <나무와 가족>(1982), <닭과 아이>(1990) 등 먹으로 그린 동양화를 캔버스에 옮긴 듯 한 말년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디지털 기반 참여형 워크숍 <나의 진지한 고백>은 장욱진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도상, 이미지를 관찰하고 관람객이 자신의 삶을 도상으로 표현하는 워크숍이다.(현장 및 온라인, 상시 참여) 또한 장욱진의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보는 워크숍 <내 마음으로서 그리는 그림>이 2전시실 앞에서 진행된다. 더불어 성인을 위한 작품 감상프로그램이 매일 3회차(12시, 14시, 16시) 진행된다. 이외에 장욱진 작품을 보고 만지며 소통할 수 있는 교육자료로 개발된 <촉각 그림책>이 전시실 내에 비치되며,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및 수어해설, 점자책과 큰 글자 감상 자료가 제공되어 관람객의 감상과 해석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뿐만 아니라 그간 축적된 장욱진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보완하여 장욱진 예술세계를 보다 온전하게 평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가족, 1976, 캔버스에 유화 물감, 13 × 16.5cm,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Family, 1976, oil on canvas, 13 × 16.5cm, Chang Ucchin Museum of Art Yangju.JPG
▲가족, 1976, 캔버스에 유화 물감, 13 × 16.5cm, Family, 1976, oil on canvas, 13 × 16.5cm, Chang Ucchin Museum of Art Yangju(출처/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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