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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처리 역량과 19만 점의 국외소재 문화재 관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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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처리 역량과 19만 점의 국외소재 문화재 관리②
  • 백석원 기자
  • 승인 2020.12.30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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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는 전통문화의 재발견이라는 기획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탐구하고 재조명해 나가고 있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는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잘 보존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문화재보호법 제3조에서도 문화재의 보호의 기본 원칙인 원형 유지가 명시되어 있다. 유형문화재는 원형 유지를 위해 보존처리를 하고 문화재가 오래도록 보존되기 좋은 상태로 보관되거나 전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내에 있는 문화재는 법의 보호를 받으며 보존처리를 하고 원형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지난 기획기사에서 전한 바와 같이 우리 문화재가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고 훼손된 채로 방치되고 있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훼손되어 가고 있는 유물들이 있어 관리가 필요한데,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 중 다행인 경우는 우리나라 박물관으로 전시를 위해 들어올 때나 혹은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 쪽에 문화재 보존처리나 복원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어 보존처리가 이루어진다. 문화재 원형을 보존하고 복원되는 과정과 우리나라 보존처리 기술의 현주소, 그리고 국외소재 문화재 관리에 대해 보존처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의 이승은, 이효선 학예연구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에 보존처리를 마치고 전시 중인 유물들
ⓒ컬처타임즈 백석원 기자

 

▶문화재 보존처리 과정.

Q. 문화재 보존처리를 할 때 약품 처리나 복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A. 이효선 학예연구사는 "유물마다 다 다릅니다. 적용시켜야 되는 약품들이 유물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부식이 됐느냐에 따라, 분류에 따라 처리법이 다 달라집니다. 그리고 복원이 필요하다거나 원형복원이 추정이 가능하면 원형복원도 진행을 합니다. 복원할 때는 또 다른 유물들도 있어 다른 유물들과 비교하고 연구 자료들을 살펴보며 복원을 진행합니다."

Q. 목재나 유기질을 담당하는 학예사는 어떤 보존처리를 하나?

A. 이효선 학예연구사는 "목재라고 하면 수침목재와 건조목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물, 바닷속, 축축한 저습지 이런 곳이 아니면 목재 유물은 발굴이 되지 않습니다. 물기가 있는 흙이어야만 목재가 나옵니다. 목재가 땅속에 천년 이상 묻혀있다고 생각하면 썩어 없어져야 할 텐데 물기가 있는 땅에서는 목재가 들어가 있으면서 산소가 차단되면서 목재를 가격하는 균들이 활동을 하지 못해 남아 있습니다. 물기가 있는 땅에서 나온 목재들을 수침목재라고 합니다. 같은 나무라도 수침목재와 건조목재는 처리 방법이 전혀 다릅니다. 약재, 처리 방법, 보관법도 달라질 수 있고, 그런 것들을 분류해서 유물에 따라 맞게 처리를 합니다. 건조목재는 온습도를 잘 맞춰주어야하고 보관의 문제가 더 큽니다. 수침목재는 약액에 따라 보존이 좌우되고 어떤 나무냐에 따라 처리 약재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보존처리사는 주로 이공계 출신들이 많습니다. 학예연구사가 다른 분야는 인문학 쪽이 많은데, 보존처리사는 자연계열 출신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주로 화학약품으로 처리를 하거나, 어느 정도의 조명이 필요하고 온습도는 어떻게 조절하느냐를 판단하고 환경을 유지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Q. 보존처리에서 환경이라는 분야는 어떤 부분을 담당하는 것인지?

A.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보존이라는 영역도 다양합니다. 직접 처리를 하는 사람도 있고, 분석을 하는 사람도 있고 분석 결과를 가지고 다른 것을 밝혀내기도 하고, 유물들을 어떤 정도의 상태에서 관리를 해야 관리가 잘 될까 하는 부분을 연구하는 분야도 있습니다.

어떤 유물이 들어왔을 때 X선이나 사진을 찍거나 분석을 하고 나서 어떤 문제가 있다. 진단을 하고 처리하시는 분들이 처리를 하고 형태적인 위험이 있으면 복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위험이 없다면 그 상태로 그대로 두기도 합니다. 어떻게 관리를 해줘야 유물들이 오래 잘 보존될 것인지 그런 것이 환경이라는 분야입니다.

유물들의 종류에 따라 금속이라고 하면 습도가 좀 낮아야 할 테고 유기물은 적당해야 합니다.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가 생기고, 낮으면 갈라지기 때문에 그런 환경 요소들을 잘 판단해 유물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Q. 유물들마다 보관되는 곳이 다른가?

A.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수장고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 안에 방들이 여러 개가 있고 그 방 중에서 어떤 방은 습하게 어떤 방은 건조하게 관리를 해줍니다. 어떤 방에는 지류나 직물 넣고, 어떤 방에는 금속들을 넣는데, 미리 협의를 해서 관리를 합니다. 그런데 전시실에 올라가면 각 방에 있던 유물들이 합쳐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어떤 유물이 조명이나 습도에 약한지 보고 약한 쪽에 맞춰주기도 하고 둘 다 걱정되면 중간에 맞춰주기도 합니다.

취약한 유물들은 교체주기를 3개월로 해서 자주 바꾸어 주기도 합니다. 종이, 서지류, 옷 이런 것들은 자주 교체해 줍니다. 얼마 정도 노출하겠다는 것을 미리 정해놓고 바꿔줍니다. 상시적으로 유물 모니터링도 늘 합니다. 전시실에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안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시는 최종 작품인 것입니다."

Q. 유물 보존처리를 해야 하는 양이 많은가?

A5.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네, 처리량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도 모든 사람이 아프지 않고 아픈 사람이 모두 병원에 가지 않는 것처럼 유물을 모두 처리하는 것은 아니고 그중에 아픈 유물들을 골라내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물론 유물이 시간이 지나다 보면 괜찮다가도 아파질 수도 있어 취약한 유물과 그렇지 않은 유물 그리고 상태가 취약하니 더 시급하게 처리해 주어야 할지 판단을 합니다. 전시품으로 올라가는 유물들도 다시 살펴봐야 하고 상태점검이라고 해서 실사를 합니다. 분류해놓고 수장고도 실사하고 컨디션 체크를 합니다."

Q. 박물관 전시의 종류와 전시물 결정은 어떻게 하나?

A6.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전시에는 특별 전시와 상설전시가 있습니다. 특별전은 주제가 있어서 담당 전공자들이 그쪽 유물들을 모으는데 대여도 해서 특별전을 하고, 상설전시는 계속 전시를 해야 해서 대여를 많이 해오지는 않습니다. 전시컵셉에 따라 해외에서 대여한 유물이 들어오기도 하고 우리나라 다른 박물관에서도 대여해 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처리 기술의 현재 역량

Q. 우리나라 복원기술이나 보존 기술이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수준이 낮다는 인식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아닙니다. 수준이 상당히 올라가 있습니다.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유럽이라고 하면 유럽은 유화가 중점이고 우리나라는 유화가 근대 이후기 때문에 그쪽 소속은 없는 편이기는 하나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수준 높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지류 보존처리하는 것은 유럽은 동양화 수집은 소수이다 보니 우리 처리 기술을 배우러 오기도 합니다. 나라마다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박물관이나 문화재연구소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가 보존처리를 시작한 역사가 짧을 뿐이지 처리 기술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Q. 우리나라 보존처리의 역량 수준은?

A. 이효선 학예연구사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봅니다. 각 소속 박물관 별로 재질 특징이 있다고 하지만 처리 난이도가 높은 유물이라거나 좀 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유물처리의 수준이라고 하면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연구소는 투자가 많이 되어 있어서 분석, 처리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외국에서 오셔서 부러워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소위 선진국 박물관들도 우리 시스템을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박물관의 장점은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국립 박물관은 그 부분이 강화가 되어 있습니다. 코워크가 잘 되어있는 편이어서 부러워하는 외국 학자들도 많습니다. 보존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있고 다양한 전공자들이 한자리에 있습니다. 또한 재질별로 특화되어 있는 것을 부러워합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많이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렇게 보존처리사가 국가직 공무원으로 배치되어 있는 곳이 없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일본이나 유럽은 공방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보나 보물같은 것도 공방에 많이 의뢰를 합니다. 공방은 한 분야가 계속 발전되는 것에 비해 한국은 체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물은 한 재질로만 되어있는 것은 한정적이어서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합니다. 나라마다 그 나라가 발전되는 상황에 따라서 보존처리는 다른 모습으로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일본이 먼저 시작되어서 우리나라 보존처리 1세대, 2세대 분들은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오기도 했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중국도 요즘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박물관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가고 있고 학예연구사들도 각자 전공별로 전문적으로 세심하게 나눠서 각자의 분야에 맞게 처리하고 함께 협업으로도 진행할 수 있어서 체계화된 부분을 외국에서 부러워하는 면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와서 부럽다고 하는 면은 박물관 쪽이고 일본의 문화재 연구소는 보존처리가 강화되어 있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외소재 문화재 관리

Q. 해외 박물관에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 수만 19만 점 정도가 되는데 합의, 기증, 대여 등의 방법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보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될 것인가?

A.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경우에 초상화전을 한다 하면 외국에 있는 우리나라 초상화를 가지고 온다고 했을 때 협의를 해서 상태가 안 좋으면 우리나라에서 보존처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협의를 하면 그런 조건으로 대여를 해 오기도 하고, 불화 같은 경우도 어떤 나라는 기술이 익숙하지 않은데 한국에 가져가서 대여를 할 때 한국이 보존처리를 해준다고 하면 그 나라는 좋다 양국의 의견이 맞으면 우리나라에서 해주기도 합니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잘 보호될 수 있을지 보존처리 역량에 대해 전문가의 추가적인 의견을 들어보고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의 정희원 학예연구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잘 관리되고 보존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

A. 정희원 학예연구사는 "일례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도 해외소재 문화재를 우리나라에 들여와서 처리를 하고 내보내는 사례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과 문화재청은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소재를 파악하고 보존처리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 오하이오 주에 있는 데이턴미술관 소장 조선왕실의 궁중장식화 '해학반도도' 역시 해외소재 문화재로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비로소 온전한 모습을 되찾아 국내 전시를 진행합니다. 고궁박물관에도 보존처리실이 따로 있습니다. 해외 문화재로 지금 고궁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것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서 가지고 들어와서 국내의 전문가에게 맡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궁박물관에서는 자체적으로 왕실문화재 보존을 하고있는 상태입니다.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현지의 한국 문화재 보존처리 전문가가 부족하고 우리 문화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적어 제대로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도 지류뿐만 아니라 도자나 다른 유물들도 해외 유물을 들여와서 처리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역량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없고, 국가지정문화재 같은 경우 5년마다 정기조사를 통해서 보존처리가 필요한 유물을 확인합니다. 보존처리가 필요한 유물들은 센터에 가지고 와서 보존처리를 하고 보내줍니다."

▲조선 19세기 말~20세기 초의 궁중장식화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 데이턴미술관 소장(출처/국립고궁박물관)

Q. 학예연구사의 눈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문화재 보존처리 부분에서 어떤 발전이 필요하며,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의 미래는?

A. 이승은 학예연구사는 "현재 중앙박물관에서도 연구소에서도 문화재보존센터나 연구소에서 출토유물 관리센터나 분석 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보존을 담당하는 사람의 수보다는 유물이 많은데 조금 더 규모를 키우고 사람도 더 뽑고 있습니다. 국립박물관은 소장 문화재도 관리를 해야 하지만 근처 공사립 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유물들도 우리의 소중한 유물이므로 함께 처리해 주고 해외 문화재들도 여력이 되도록 하여 더욱 폭넓게 보존처리를 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새롭게 건물을 지을 예정입니다. 물론 예산이 허락해야 하고 사람도 허락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국립박물관과 그 외의 박물관 그리고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도 지킬 수 있도록 한국 보존과학 분야를 더욱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문화재 보존처리 분야의 현재 진행되는 사업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말했다.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처리 역량은 분야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문적이고 체계화되어 있으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와 있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물의 수에 비해 보존처리를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해 더욱 필요하고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 계속 소재를 파악 중이며 보존처리하는 사업도 이어나가고 있다. 반만년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은 유구한 역사만큼 수려하고 자랑스러운 수많은 문화재가 있다. 해외에 있는 문화재도 우리의 깊고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머나먼 이국 땅에서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 있든 국외에 있든 소중한 우리 문화재 본연의 모습을 보존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보호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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