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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백나예 칼럼]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달콤하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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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백나예 칼럼]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달콤하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 백나예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9.02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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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입을 거두어들여 세출을 하는 활동은 자원의 분배, 소득의 재배분, 경제 안정 및 성장, 또 정부 관리의 능률성과 효과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깊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혈세를 소중히 생각하고 모든 국민이 안정감을 느끼며 더 나아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정부는 졸속으로 세금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며 국회는 행정부를 잘 감독하여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국민의 표를 의식해서 선심성 사업을 마구 추진하기도 하여 무분별하게 세금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정부나 국가기관이 무엇을 한다고 발표하였을 때 그 표현이나 느낌보다는 돈의 흐름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출처/대전예당)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출처/대전예당)

우리나라는 문화에 대한 인프라가 사실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다. 각 지역마다 예술의 전당이나 시립미술관, 그리고 박물관 등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빠른 경제성장과 더불어 문화에 대한 발전도 빠르게 일어났다. 정책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하여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창작지원, 문화복지, 후원 활성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으며 갖추어져 있는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및 각 지방자치단체와 여러 공공단체가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있다.

이전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문화예술은 그냥 내버려 두면 비용질병(cost disease: Baumol)으로 인하여 적자경영을 면키 어렵다.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같은 민간이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대규모 단체는 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시마다 시향과 시립합창단, 시립무용단 등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정부의 지원으로 유지되는 단체이다. 예술가들은 이들 단체에 들어가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입단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고 그래서 공연 퀄리티도 어느 정도 보장된다.

그런데 사실 이런 클래식 음악이나 발레 같은 순수예술 공연을 향유하는 계층은 중상위 계층이다. 공연을 보러 가려고 해도 시간과 여유가 있어야 갈 수 있기 때문에 공연을 보러 가는 국민들은 상위 문화 수준을 유지하는 소수의 계층인데, 세금은 그들만을 위해 쓰려고 거두어들인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에 들어가는 세금을 교육이나 복지 쪽에 쓴다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기회비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경제, 문화의 발전과 함께 예술인의 수도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예술인의 수가 너무 많아지게 되면 공급과잉으로 인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경쟁에 비해 예술가의 수익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또 예술가에게 너무 충분한 지원을 해주게 되면 예술가들은 굳이 치열하게 살아남으려 예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다 보면 예술의 발전이 오히려 늦어지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예술 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한 예술가도 정부의 지원으로 그럭저럭 살아남게 되면 예술가가 계속 증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공급과잉은 더욱 심화되고 정부도 점점 더 많은 지원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악순환의 구조가 된다.

▲26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 선수 (출처/LPGA공식홈페이지)
▲26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 선수 (출처/LPGA공식홈페이지)

그리고 오히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은 대중음악이나 예술 쪽에서 한류열풍으로 막대한 수익을 내어 세금을 낸다. 반면에 지원을 받는 쪽은 수익이 크지 않아 세금도 많이 내지 못하는 순수예술이 지원을 받고 있다. 또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고 정부의 공적인 단체도 없는 골프에서 세계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타오고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이와같은 예로 보았을 때 오히려 정부의 지원이나 개입이 없이 스스로 살아남기위해 노력했을때 더욱 큰 성장을 하는  모습을 볼수있다. 또한 K스포츠재단의 비리, 문화예술 블랙리스트 사건은 모두 정부의 지원이 문화 체육 계통에 직접적으로 닿아 있어 생긴 문제들이다.

예술인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예술 활동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정부의 눈치를 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창의적이며 자유로운 창작활동에 제약이 생기게 된다. 또 그러한 이유로 정부가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지원한다고 했을 때 예술작품이 너무 음란하다거나 공포스럽고 파괴적이라면 예술에 대한 지원을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문제가 예상된다. 그래서 사전심의나 검열이 있는데 예술가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표현할 필요가 있다. 대중의 잣대와 일반적인 기준에 맞춘 예술작품이 과연 시대를 앞지르고 창의성을 발산하며 사람들에게 파격과 신선함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부모님께 받아서 쓰는 용돈과 내가 벌어서 쓰는 돈 또는 복권에 당첨되거나 생각지도 않게 생긴 쉽게 생긴 돈은 쉽게 쓰기 마련이다. 정부의 지원이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쉽게 이루어 진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 서류와 이전 공연자료를 제출하여 심의 과정을 거치고 공연이후에는 모니터링과 평가도 이루어진다. 그래도 자신의 돈을 직접 투자하는 것과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문화예술에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은 사회를 통해 번 돈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뜻으로 후원과 기부를 활성화하고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기업의 기부(donation)나 후원(support)을 활용해 예술가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지원의 방향과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LG전자가 세계적인 발레단인 미국의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를 후원하며 LG 시그니처의 예술성을 갖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다
▲LG전자가 세계적인 발레단인 미국의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를 후원하며 LG 시그니처의 예술성을 갖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다 (출처/LG전자)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기업이 예술가를 후원하고 기업의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법, 또는 민간의 후원이나 기부를 활성화하여 정부의 개입이 최소화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기업은 예술단체를 후원함으로 얻어지는 마케팅효과도 있다.
그러나 예술가가 직접 기업이나 민간 혹은 개인의 후원을 받는 것은 어쩌면 또 기업의 선호에 맞추어야 하고 개인의 취향에 맞추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가운데에서 이들을 중재하고 연결해 주는 매개자 역할을 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방법들을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고민하고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여 추진하고 있으나 효율적이고 안정감 있는 제도가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경험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복지, 또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시민을 위한 복지가 양방향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어느 한쪽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또한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교육과 복지에 아예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관람객들은 공연을 보며 새로운 생각과 시선을 배울 수 있고, 사실 매우 형편이 어려운 예술인을 위한 복지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예술가도 스스로 자립하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실력과 예술을 끊임없이 노력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야 자유로운 생각과 마음으로 예술을 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예술이나 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문화예술과 스포츠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 예술이나 스포츠분야는 자생력을 점점더 잃고 발전이 저해된다. 문화예술인들은 최대한 자생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해 나갈 때 더욱 자유롭고 창의적인 창작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정부의 지원은 달콤하지만 결국 스스로 자생할 힘을 잃게 만들고 예술가의 인고의 노력은 쓰지만 그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은 귀중한 가치를 창조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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