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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와인 칼럼] 로스차일드 가문의 와인 희로애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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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와인 칼럼] 로스차일드 가문의 와인 희로애락(1)
  • 이지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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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차일드’ 가족 간의 갈등과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와인들
- 가문의 화해와 결속을 위해 탄생한 샴페인!

"와인은 태어나서 살아간다. 하지만 결코 죽지 않고 사람 속에 영원히 살아있게 된다."
"Wine is born, then it lives. But it never dies, in man it lives on."

-  바론 필립 드 로칠드 Baron Phillipe de Rothschild (1902~1988)

 

▲ 로칠드 가문의 소유 와인 중 하나인 프랑스 보르도 내 메독 지역의 1등급 와인 '샤또 무통 로칠드 Chateau Mouton Rothschild'
▲ 로칠드 가문의 소유 와인 중 하나인 프랑스 보르도 내 메독 지역의 1등급 와인 '샤또 무통 로칠드 Chateau Mouton Rothschild' (출처/ 샤또 무통 로칠드 공식 홈페이지)
​▲ 로칠드 가문 소유의 또 다른 보르도 메독 지역 1등급 와인 '샤또 라피트 로칠드 Chateau Lafite Rothschild' (출처/ 비비노 웹사이트)​
​▲ 로칠드 가문 소유의 또 다른 보르도 메독 지역 1등급 와인 '샤또 라피트 로칠드 Chateau Lafite Rothschild' (출처/ 비비노 웹사이트)​

 

‘샤또 무통 로칠드 Chateau Mouton Rothschild’, ‘샤또 라피트 로칠드 Chateau Lafite Rothschild’.

이 두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이자 세계 최고의 와인으로 꼽힌다. 명실공히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라 할 수 있는 프랑스 보르도의 최상위 등급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두 와인의 뿌리는 한 가문에서 시작되는데 바로 ‘로스차일드 Rothschild’ 이다. 

(‘로스차일드’ 는 프랑스어로는 로칠드, 독일어로 로트실트 라고 불린다. 프랑스에 자리를 잡고 와인 사업을 시작한 세대를 설명하기 위해 ‘로칠드’로 통일하겠다.)
 
유대인 가문으로 지금의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거주구역인 ‘게토 Ghetto’에서 상업에 종사하던 로스차일드 가문은 ‘마이어 암셀 로칠드’ 대부터 유럽 최대 금융 재벌로 발돋움한다. 유럽 왕실의 금고 관리뿐 아니라 그의 다섯 아들이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 은행을 설립하며 승승장구했다. 

 

▲ 로칠드 가의 제임스 로칠드 James rothschild 와 콘래드 힐튼의 증손녀이자 패리스 힐튼의 동생인 니키 힐튼 Nicky hilton 의 결혼식 장면 (출처/ celebritysnap.com)
▲ 로칠드 가의 제임스 로칠드 James rothschild 와 콘래드 힐튼의 증손녀이자 패리스 힐튼의 동생인 니키 힐튼 Nicky hilton 의 결혼식 장면 (출처/ celebritysnap)

나치에 의해 그 영향력이 축소되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으나 전 세계 부의 3분의 1 이상을 소유했다고 알려지며 지금까지도 여전히 막강한 부를 손에 쥐고 있다. 2015년에는 콘래드 힐튼의 증손녀이자 패리스 힐튼의 동생인 니키 힐튼이 제임스 로칠드와 결혼하며 로칠드 가문에 합류하기도 하였다.
또한 20세기 초 이스라엘 건국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며 유대민족의 염원을 이루는데 큰 기여를 한 주인공이다.

마이어 암셀 로칠드의 다섯 아들 중 셋째 아들이자 영국의 금융계를 주무르던 네이선 로칠드에게는 나다니엘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19세기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게 된 그는 유럽의 상류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와인 사업을 선택한다.  

 

▲  '샤또 무통 로칠드'의 창시자, '나다니엘 드 로칠드 Nathaniel de Rothschild' (1812~1870) (출처/ 위키피디아)
▲ '샤또 무통 로칠드'의 창시자, '나다니엘 드 로칠드 Nathaniel de Rothschild' (1812~1870) (출처/ 위키피디아)

1853년 나다니엘 드 로칠드는 보르도 내 메독의 ‘샤또 브란 무통’ 와이너리를 매입하고 샤또 무통 로칠드로 개명한다. 그는 파리에서 그의 삼촌인 제임스 메이어 로칠드 소유의 은행 업체에서 일하였는데 나다니엘이 와이너리를 구입한 15년 후에 삼촌 제임스가 바로 이웃한 샤또 라피트를 구매한다. 

샤또 라피트는 곧 샤또 라피트 로칠드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데 샤또 무통 로칠드의 3배 이상의 토지를 갖춘 와이너리이자 메독 지역 1등급 와인이었다. 당시 샤또 무통 로칠드는 메독 지역 2등급 와인이던 탓에 제임스의 샤또 라피트 매입은 이미 자리잡고 있던 가족 간의 경쟁 심리를 부추기며 갈등의 불씨를 지핀다. (제임스는 샤또 라피트 매입 몇 주 후에 사망한다.)

그 후, 가문의 불화가 증폭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샤또 무통 로칠드는 나다니엘 사망 후 그의 손자 바론 필립 드 로칠드가 이어받고서야 지금의 세계적인 입지를 다지게 되는데 그는 당시 2등급이었던 샤또 무통 로칠드를 1등급으로 승급시키려 노력했다. 

 

▲ '샤또 무통 로칠드'가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승격된 기사가 실린 뉴욕타임지의 한 페이지_1973.7.11 (출처/ 뉴욕타임즈)
▲ '샤또 무통 로칠드'가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승격된 기사가 실린 뉴욕타임지의 한 페이지_1973.7.11 (출처/ 뉴욕타임즈)

그런 그에게 노골적으로 반기를 든 이가 바로 샤또 라피트 로칠드를 소유하고 있던 그의 사촌 엘리 드 로칠드였다. 나무 몇 그루를 사이에 두고 근접해 있는 한 가문의 두 와이너리가 이렇게 대립각을 세우게 되는 것은 가족의 비극이었다. 잠재하던 불화와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이 사건은 결론적으로 1973년 샤또 무똥 로칠드가 1등급을 획득하며 필립의 승리로 돌아간다. 

무통과 라피트는 지금도 보르도 메독 지역의 독보적인 1등급 와인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병당 최소 60만 원 이상은 호가하는 명품 와인이다. 따라서, 이들의 대립은 와인 애호가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자 최고의 두 와인을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일화가 되었다.  

▲ 로칠드 가의 세 분파가 합심하여 만들어 낸 합작 샴페인 '바론 드 로칠드 Baron de Rothschild' (출처/ 위키피디아)
▲ 로칠드 가문의 다섯 개의 화살이 그려진 문양, 자손들의 화합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출처/ 와인스펙테이터)

로칠드 가문에는 다섯 개의 화살이 그려진 문양이 있는데, “화살 한 개는 쉽게 부러지지만, 여러 개로 겹친 화살은 부러지거나 휘지 않는다.” 는 가문의 창시자 마이어 암셀 로칠드의 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문양은 그의 다섯 아들의 화합으로 가문의 미래가 좌우될 것을 강조하는 하나의 상징이었으나 후손의 분쟁이 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다행히도 가문의 문양이 제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 다섯 개의 화살이 제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2007년 로칠드 가문의 세 개 분파가 십여 년간의 준비를 거쳐 공동의 샴페인을 출시한 것이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라는 이름의 샴페인은 로칠드의 이름으로 최고의 샴페인을 만들고자 했던 그들의 도전 과제였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는 단순히 샴페인에 그치지 않고 그들 가문의 결속을 다지고 세계에 그들의 위업을 다시 한번 공표하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 로칠드 가의 세 분파가 합심하여 만들어 낸 합작 샴페인 '바론 드 로칠드 Baron de Rothschild' (출처/ 와인스펙테이터)
▲ 로칠드 가의 세 분파가 합심하여 만들어 낸 합작 샴페인 '바론 드 로칠드 Baron de Rothschild' (출처/ 와인스펙테이터)

샤또 무통 로칠드와 샤또 라피트 로칠드, 두 와인의 대립으로 회자되던 갈등이 어느 정도 불식되고 가족 간의 화해가 바탕이 되는 샴페인의 탄생을 와인 애호가들도 응원했다. 두 와인은 지금 최고의 위치에 있지만 그들의 배경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프리미엄 와인뿐만 아니라 그들이 전 세계의 와인  산지에서 새로운 시도로 일궈온 업적 같은 와인들도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 가문의 와인을 빼고는 와인 산업에 대한 설명이 어렵기에 나머지 와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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