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컬처타임즈

유틸메뉴

UPDATED. 2024-03-19 19:12 (화)

본문영역

[박기현 낚시칼럼] 민물고기의 산란과 남획, 그리고 우리의 의식전환
상태바
[박기현 낚시칼럼] 민물고기의 산란과 남획, 그리고 우리의 의식전환
  • 박기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15 09:2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생에서 생식을 택하다

'올해 봄은 왜 이렇게 춥고 바람이 많이 불지?' 하면서 겨울옷을 그대로 입고 다니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여름의 초입에 벌써 들어간 느낌이다.

차갑던 느낌이 사라지고 이제는 '뜨겁다!'라는 기운을 사람이 느낄 즈음이면 이제서야 물속은 큰 변화가 일어난다. 사람이 느끼는 기온보다 수온은 반박자 늦는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물의 대류로 인해 차갑고 어둡던 물속 깊은 곳까지 어느 정도 따뜻한 기운이 퍼질 때쯤이면 물속은 물고기들의 산란으로 인해 뜨겁고도 분주해진다.

생물은 예전부터 영생(Eternal life)을 꿈꿔왔다. 바로 죽지 않는 것

뜨겁고 유황비가 쏟아지던 지구에서 어렵게 만들어진 단백질 덩어리들이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생이 필요했던 것이다.

 

▲생물종폭발과 소멸에서 살아남은 고생대 데본기의 대표적인 생물 실러캔스(사진=박기현 프로)

하지만 뜨거웠던 지구가 식어가고 단세포에서 다세포생물로 넘어갈 무렵, 생물은 영생보다는 생식(Reproduction)을 택한다. 이것은 선캄브리아 시기에 생물종 폭발(Cambrian Explosion)로 이어지게 되고 지금의 지구와 비슷한 생물종의 대 번성이 나타나게 만들었다.

 왜 생물은 영생을 택하지 않고 생식을 택하였을까?

뜨겁던 지구는 식고 모든 생물이 살아가기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되었을 때, 내가 평생을 살아가는 것보다, 나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후손을 양성하는 것이 개체 수 급증 및 종의 유지에 훨씬 유리함을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산란은 생명유지 및 유전자 유지에 꼭 필요한 것으로 생물이 그 기원을 유지해 나가는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평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 말할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을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란은 생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낚시로 잡는 물고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집 근처 호수, 강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고기는 지금 이 시기, 초여름이 일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민물고기들의 생식 메커니즘

지구상에는 수많은 물고기가 있고 대한민국의 수계 및 내륙 내 호수, 강계에도 수많은 민물고기들이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하고 4계절이 뚜렷한 지역에 속하기에 계절에 따라 일조량도 달라져 수온이 계절별로 많이 달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4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민물고기들이 1년에 1회 산란을 많이 하며 특히 수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늦봄과 초여름에 많이 이루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산란을 하는 민물고기들은 체내에 계절별로 산란하게 되는 생리 기작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본능을 발현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밤낮의 길이, 달의 차고 일그러짐, 그리고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달라지는 광량과 광주기(Photoperiod), 그리고 그 광주기로 달구어진 수온 등 다양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생식에 관여하며 이에 따라 민물고기들은 자연스레 산란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중 민물고기에 있어 산란하는 가장 큰 조건은 두 가지, 광주기(Photoperiod)와 일조량(Amount of sunshine)이다. 계절에 따라 달라진 광주기에 의해 물고기들은 겨울을 지나 봄, 여름이 왔음을 알 수 있으며 늘어난 일조량에 의해 올라간 수온은 물고기의 뇌하수체를 자극하고 호르몬을 분비하여 생식소의 발달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내륙의 수계에 서식하는 민물고기가 산란을 하는 과정이다.

무분별한 남획은 이제 그만

이러한 산란시기는 1년에 한번 오는 것으로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던 물고기들을 눈으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민물고기들은 산란시기가 되면 알의 부화를 쉽게 하기 위해 사람이 쉽게 볼 수 있는 수생식물이나 구조물에 부착하여 산란하거나 얕은 곳에 산란장을 만들어 산란하는데, 이때 물속도 산란으로 번잡하고 뜨겁지만, 물 밖에서도 다른 이유로 번잡해진다.

바로 알자리나 산란을 위해 얕은 곳에 들어온 민물고기를 매우 손쉽게(?) 잡아내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낚시보트의 모터에 칭칭감긴 불법그물. 일명 초크로 불리는 불법그물로 인해 내륙 수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박기현 프로)

평생 한번 보기 힘든 대형 잉어와 붕어들이 얕은 수생식물에 와서 철퍼덕거리며 산란을 할 때, 뜰채로 쓱 떠서 주변의 잉어와 붕어를 다 잡아간다든지, 얕은 곳에서 산란하고 돌아가지 못하게 불법 그물을 친다든지, 불법 전기장치를 이용해 기절시켜 잡는 등 현란한 그들만의 불법 스킬 등쌀에 1년에 가장 위대한 행위를 치르는 민물고기들을 산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죽어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어릴 때 송사리 잡던 수준을 넘어서서 산란철만 되면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곳이 있을 정도이니 이쯤 되면 민물고기에게 산란 시즌은 연중 최고의 파티철이 아니라 가장 힘든 시기이지 않을까 생각되는 정도이다.

전 지구적으로 생물의 소중함과 환경, 종다양성이 가지는 가치가 높아지는 요즈음 무분별한 남획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숙제로 여겨진다. 환경파괴와 지속적인 개발 역시 생물종 감소의 원인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정상적인 낚시나 어업의 범주를 넘어서 법률적으로도 위법행위로 여기는 어로 행위는 단시간 내 생물종을 가장 빠르게 감소시키는 행위이기에,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처벌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처벌 이전에 우리들의 의식전환이 더 중요하다. 산란이야말로 민물고기에게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동임을 안다면 적어도 산란시기만큼은 생태계 최상위 동물로 군림하는 사람으로서 아껴주고 관리해 주는 아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야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더 나아가 칼럼에 언급한 민물고기도 서로서로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연보호는 따로 없다.

바로 이런 의식전환만으로도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은 저절로 보호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 독자분들의 후원으로 더욱 좋은 기사를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딕호더 한 2020-06-15 09:56:50
이야 우리 박프로님. 여윽시 클라쓰..

하단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