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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현 박경묵' 한국화가...무한한 에너지를 붓 끝에 담은 전통과 현대 미술의 공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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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현 박경묵' 한국화가...무한한 에너지를 붓 끝에 담은 전통과 현대 미술의 공존 ①
  • 백석원 기자
  • 승인 2020.01.03 10: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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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묵 화가와 그의 아내는 아침 겸 점심으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박경묵 화가는 평상시에도 친구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거나 맛있는 식사를 직접 차려 먹기 좋아하는 훈훈한 마음을 가진 밝고 긍정적인 화가였다. 테이블 세팅이 미술가답게 아름답고 한국화 같은 정갈함이 묻어났다. 먼 길을 찾아갔지만 정이 느껴지는 따뜻한 맞이로 행복한 인터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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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묵 화가가 직접 식사를 준비 중이다. 우측은 박경묵 화가의 아내 (사진/백석원 기자)

“저의 신체적 결함 때문에 한 번도 그런 부분이 장애가 된다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항상 작업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무한한 에너지를 얘기하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흐르고 변화하는 물의 에너지와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먹을 주로 쓰는 것이고 한지에 먹을 쓰는 것이 전통적일 수도 있지만 오랜 보존과 보관 그리고 편리성과 예술성까지 고려한 끝에 매우 현대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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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박경묵 한국화가의 그림 그리는 모습 (사진/백석원 기자)

Q1.그림을 시작하게 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처음부터  화가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만화를 좋아했던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년시절 사고로 왼팔이 절단 되었습니다. 그때는 크게 인식하지 못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제 신체적 결함 때문에 좀 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잘하고 앞으로 길게 할 수 있는 것의 교집합을 찾다보니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단, 지금도 제가 꿋꿋이 할 수 있는 것은 한 번도 그런 부분을 장애가 된다 생각 한 적이 없다는 거에요.

Q2. 언제 미술을 시작하셨나요?                                                                           

미술학원 등록을 기준으로 따지자면 고등학교 2학년 6월 2일에 시작했습니다. 매달 회비 내는 날이 있어 기억이 납니다.

Q3.미술을 시작하신 시기가 조금 늦은 편이시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기가 늦어진 이유가 있으신가요?

중학교 때 예고를 가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학교에서 오지 말라고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팔이 다쳤다고 오지 말라고 해서 학교를 지원조차 못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도 못 갈 수도 있을 거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으셨는데 제가 항의한다고 해도 학교에 가서도 좋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진학해서 고2때 그때도 일부러 미술을 지망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 상처가 있으니까요. 어렵게 미술공부를 학원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4. 그럼 미술학원에서의 공부과정은 순조로우셨나요?                                               

아니요. 제가 만화도 좋아하고 하다 보니 다방면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선생님께 여쭤보았을 때 학원 선생님께서 수채화를 권유하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2개월 만에 어디론가 가버리시고 수채화를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그 후 새로운 선생님께서 오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는 참 열심히 한다. 그런데 수채화는 색이 생명인데 탁하다.” 배우다 말았고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었는데 나쁘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3때 입시동양화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늦어진 편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먹 냄새가 좋아서 동양화를 한 사람은 아니고 저의 여건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마침 그 학원에 디자인과 동양화를 가르치고 있었고 그 중에 선택한 것뿐입니다.

Q5. 그렇다면 동양화는 본의 아니게 시작하게 되셨는데 왜 대학에 진학하셔서도 끝까지 전공으로 공부하셨나요?

대학교 1학년 초에는 고민을 했어요. 왜냐하면 동양화를 좋아해서 간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흥미가 생기기 시작해서 좀 더 해 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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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한 다도로 차를 달여 대접하는 박경묵 한국화가 (사진/백석원 기자)

 

Q6. 주로 먹을 사용하셔서 그림을 그리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동양화를 했지만 전통주의자가 아닙니다.                                                       

그냥 잉크보다 먹을 쓰는 이유는 잉크는 내가 쓰는 먹의 느낌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먹을 쓰는 것입니다. 잉크와 먹을 비교해 보면 잉크는 편한 느낌을 주지 못합니다. 그냥 BLACK이죠. 까만색 먹은 검정색, 까만색은 그냥 Black color를 얘기하고 검정은 오묘함이 있죠. 색의 느낌이 다릅니다. 편한 느낌이라든지 농담의 변화라든지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먹을 주로 쓰는 것입니다. 먹은 물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흐르고 변화하는 물의 에너지와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먹을 주로 쓰는 것뿐입니다.

Q7. 잉크를 사용하실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죠?

내가 추구하는 것과 맞다면 유화도 좋습니다. 힘이 있거든요. 질감, 채색, 깊이 그런 부분이 있죠. 그런데 하지 않는 이유는 제가 생각한 현대문화는 SMART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대미술은 현대문화의 한 부분이잖아요. 스마트폰은 최소한의 크기와 움직임으로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잖아요. 현대문화는 스마트폰처럼 편리하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은 어떻게 해야 할까? 형상은 간단해 보이지만 많은 내용이 있어야 할 것이고 단순해 보이는 형상이지만 그 안에 섬세하고 복잡한 오묘함이 있으며 여운이 길게 남는 이것이 저의 작업의 형상과 내용에 관한 것입니다.

그 다음 보존과 운반과정이 있지요. 해외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작품이 너무 크면 가져가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종이는 말면 되지 않습니까? 현대문화는 실용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종이가 운반이 편리합니다. 혹시나 구겨져도 잘 펴면됩니다. 유화는 그렇게 못하죠. 조각도 운반이 어렵거나 비를 맞았을 때 보존이 어려울 수도 있고요. 보존은 그대로 놔두었을 때 오래가는 것이 캔버스보다 오히려 닥종이죠. 우리나라 한지가 가장 오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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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泊泫 黙巖風景 Galerie artpark, 카를스루에, 독일 전시에서 현지인들의 감상 모습 (출처/ 박경묵) 

Q8. 한지의 우수성이 무엇인가요?

역사적인 증거로 보아도 조선왕조실록이라든지 그 외에 한지에 그린 작품들을 보면 최소 500년이 넘었는데도 멀쩡하잖아요. 양지가 그보다 못하다는 증거를 대라고 한다면 A4용지나 교과서 같은 것을 보면 몇 년 만 지나도 버스럭거리는 종이도 있고 좀 길게 버티면 10년 30년이죠. 노랗게 돼서 바싹바싹 거리잖아요. 그만큼 양지는 좋지 않습니다.

Q9. 실용적인 면을 많이 고려해서 한지를 사용하셨군요?

게다가 한지에 먹을 쓰면 오래 갑니다. 안료 컬러를 쓰면 갈라질 수도 있고 해서 여러 가지 면으로 제가 고민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지에 먹을 쓰는 것이 전통적일 수도 있지만 합리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현대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는 아직 관심을 못 받는 면이 있겠죠. 

 2019 泊泫 黙巖風景 Galerie artpark, 카를스루에, 독일 전시에서 현지인들의 감상 모습 (출처/ 박경묵)

Q10.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항상 작업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무한한 에너지를 얘기하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흐르는 물을 보고 생각했던 부분이 물이 고여 있으면 먹을 수 있는 물이 아니잖아요. 항상 흘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항상 흐르고 있다는 것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고 변화는 항상 무한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들이 모이고 모여서 조화로움을 형성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물성을 중요시 생각하고 작품에 표현합니다. 먹은 물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흐르고 변화하는 물의 에너지와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먹을 주로 쓰는 것뿐입니다.

 2019 泊泫 黙巖風景 Galerie artpark, 카를스루에, 독일 전시에서 현지인들의 감상 모습 (출처/ 박경묵)

Q11. 외국에서 재료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하셨나요?
최대한 준비를 해서 가지만 최근 독일에서 전시했을 때는 캔버스도 제가 짰죠. 틀어지지 않게 뒤에 보강하는 것까지 높이 240 가로 120 짜리 4개를 제가 못질해서 혼자 짰습니다. 타카도 없어서 제가 본드 바르고 못질해서 직접 작업했습니다.

백현 박경묵 한국화가의 불편한 신체적 장애와 사회의 벽을 넘어 미술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재료의 선택에 있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고민 끝에 오랜 보존과 보관 그리고 편리성과 예술성까지 고려하여 먹과 한지를 선택하게 된 그의 현대 예술가로서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의 인생과 예술에서의 많은 고뇌와 깊은 생각이 느껴졌다.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인터뷰 기사에서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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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오 2020-01-05 13:57:03
그림에 힘이 느껴집니다. 응원하겠습니다.

하얀꽃 2020-01-03 12:24:36
한국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으실텐데
너무 멋지세요. 응원하겠습니다. 철학과 그림도 깊이가 있으시네요.

상현 2020-01-03 11:17:53
현실적이면서 깊이 있는 대화 내용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젊은 작가의 패기가 느껴집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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