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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이해할 수 없는 내 연인의 이상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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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이해할 수 없는 내 연인의 이상한 취미생활
  • 이창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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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도 이유가 있다.

남자친구의 자취방에 놀러 온 희정은 책상 아래 깊숙한 곳에서 수상한 상자 하나를 발견한다. 남자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호기심에 그 상자를 열어본 희정은 두 눈을 의심한다. 그 상자에는 망사 스타킹과 야한 여성용 속옷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희정은 남자친구가 들어오자 추궁하기 시작한다.
“자기! 이 상자 뭐야?”
남자친구는 당황해하며 황급히 상자를 닫는다.
“이거 뭐야? 누구 거야? 나 말고 다른 여자 만나는 거야?”
희정은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나한텐 너뿐이야. 미안해.”
남자친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남자친구의 해명을 들어보던 희정은 더 큰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말았다.
“희정아, 그거 내 거야.”
남자친구의 취미가 여장이었다. 여성의 옷을 입어보는 것뿐만 아니라, 화장까지 하고 늦은 밤에 밖을 돌아다니면서 별도의 SNS 계정에 셀카 사진까지 올리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보여준 사진에 희정은 정신적인 충격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어린 시절 여성에 대한 결핌은 여장이나 화장 등을 통해서 분출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여성에 대한 결핍은 여장이나 화장 등을 통해서 분출되기도 한다. (출처 : Pixabay)

데이트 중에 카페에 들어온 민수는 여자 친구의 쇼핑백에서 만화책 한 권을 발견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직 만화책을 보네.’라며 만화책을 꺼내든 민수는 황급히 그 책을 다시 쇼핑백 안으로 집어넣었다. 만화책의 표지가 음란하고 야한 그림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시중에서는 구하기도 힘든 높은 수위의 성인용 만화책이었다. 민수는 여자 친구에게서 성인용 만화책을 모으는 게 취미라는 이야기를 듣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취향이나 생활 방식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의 사례뿐만 아니라 특정한 물건을 집착적으로 수집하거나, 여윳돈만 생기면 특정한 곳에 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이 친구나 그저 아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 취향이 참 독특하다.’라고 크게 의식하지 않고 넘어가겠지만, 연인이라면 말이 좀 달라진다. 마냥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뭔가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런 독특한 취향이나 생활 방식은 미해결 욕구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미해결 욕구는 어린 시절 충분히 해결되지 못한 욕구를 성인이 되어서 충족시키려는 심리적인 성향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돈에 집착하고, 어릴 때 장난감을 마음껏 가지고 놀지 못했다면 성인이 되어서 장난감에 집착하게 되는 보상 기전을 보인다. 때에 따라서 미해결 욕구는 범죄와 직결되기도 한다.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데이트 성폭력 사례를 분석해보면, 관심과 사랑에 대한 미해결 욕구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들이 많다.

그렇다고 미해결 욕구가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미해결 욕구가 반동의 힘으로 작용하여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의료혜택을 받지 못했던 불우한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에 의사가 되기도 하고,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고령에도 불구하고 박사 학위를 따는 경우도 있다. 미해결 욕구는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서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미해결 욕구는 지문이나 DNA와 같이 모든 사람이 다르다. 긍정적인 표출은 삶에 큰 원동력이 되며, 부정적인 표출은 범죄로 나타나기도 한다. (출처 : Pixabay)
▲미해결 욕구는 지문이나 DNA와 같이 모든 사람이 다르다. 긍정적인 표출은 삶에 큰 원동력이 되며, 부정적인 표출은 범죄로 나타나기도 한다. (출처 : Pixabay)

미해결 욕구는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이한 행동이나 취향을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힘들다. 만약 연애하려고 한다면 미해결 욕구로 인한 상대방의 마음을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게 좋다. 그리고 상대가 가지고 있는 미해결 욕구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일상에 문제가 없는 경미한 수준이라면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극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각하다면 연인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핍 없이 성장한 사람이라면 미해결 욕구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미해결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단, 언제 얼마나 어떻게 나타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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