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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의 세계여행] 예루살렘의 12월은 'Happy Holi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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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의 세계여행] 예루살렘의 12월은 'Happy Holidays'
  • 권동환 여행작가
  • 승인 2020.12.21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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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의 연말축제 '하누카'
-기독교인들의 성지 '성묘교회'
-이슬람교의 성지 '바위의 돔'

매년 12월은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활기차다. 루돌프와 눈사람 그리고 천사와 크리스마스 나무가 추운 겨울을 밝혀준다. 연인들은 특별한 하루를, 아이들은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어른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품을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는 ‘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이 떠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수십 년 전부터 많은 국가에서는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s’라고 연말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독교만을 위한 ‘Merry Christmas’보다는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하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말을 대체한 것이다.

예루살렘의 크리스마스(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예루살렘의 크리스마스(사진=권동환 여행작가)

한편,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도시인 예루살렘을 품고 있는 이스라엘은 고대 이스라엘 왕국이 멸망한 뒤 2천 년을 떠돌던 유대인들이 건국한 나라이다.’Happy Holidays’라는 연말 인사의 탄생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예루살렘에는 예수와 무함마드 등이 남긴 역사적 유적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기독교와 이슬람교 그리고 유대교의 문화가 뒤섞여 있다. 히브리어로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예루살렘은 기원전 1000년 무렵 다윗 왕이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삼았지만 로마군에게 함락된 뒤부터 국교가 기독교인 로마에 의해 자연스럽게 기독교의 성지가 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 예루살렘은 아랍인들에 의해 점령되어 오랜 세월 동안 이슬람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그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의 각축장이 되었다. 세 종교의 주요 성지가 몰려있는 동예루살렘의 구시가지는 높이 약 10m와 길이 약 4km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구시가지는 아르메니아인과 이슬람, 유대인 그리고 기독교 구역으로 나누어져 복잡하다.

예루살렘의 구시가지를 걷다(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예루살렘의 구시가지를 걷다(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우선, 유대인들은 크리스마스 대신에 하누카라는 축제로 연말을 보낸다. 빛의 축제라고도 불리는 하누카는 대개 12월에 총 8일 동안 진행된다.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되찾을 때 성전을 밝혀줄 기름이 하룻밤 분량밖에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기름을 찾아서 채우는데 8일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 문제였다. 그때 마카베오 가문이 촛대의 불꽃을 8일 동안 밝히면서 헌신을 보여줬다. 또한 봉헌을 의미하는 하누카는 마카베오 가문이 두 번째로 예루살렘 성전에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기도 하다. 하누카의 대표적인 상징은 촛대이다.

서로 거리가 떨어져 있도록 고안된 9개 가지의 촛대로 기리는 하누카는 애초에 유대인의 유월절이나 속죄일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지는 성일이었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정도의 축제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연말의 예루살렘에는 수많은 유대인들이 ‘통곡의 벽’에 모인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솔로몬 왕이 세운 성벽의 일부인 서쪽 벽에서 슬퍼했던 유대인들 때문에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이곳은 유대교의 성지이다. 그렇게 모인 유대교인들은 소망을 적은 종이를 갈라진 벽의 틈에 밀어 넣고 기도를 한다.

유대인들의 성지 '통곡의 벽' (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유대인들의 성지 '통곡의 벽' (사진=권동환 여행작가)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예루살렘을 찾아온 기독교들은 예수가 묻힌 장소로 여겨지는 성묘교회로 향한다. 성묘교회는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로 손꼽힌다. 동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건축한 성묘교회는 파괴와 재건이 반복된 곳이다. 현재의 교회는 1149년 십자군이 다시 만든 것이다. 예수의 고난을 품고 있는 이곳에서 그가 십자기에서 내려와 처음 눕혀진 돌바닥에 손을 얹고 흐느끼는 사람들도 가득하다. 또한, 예수의 또 다른 성지도 구시가지 남쪽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지구의 베들레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가 탄생한 마구간에 건축된 교회이다. 예수의 흔적을 찾아 순례길에 오른 기독교인들이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있는 풍경이 아주 인상 깊다. 

크리스마스에 찾아간 성모교회(사진=권동환 여행작가)
▲크리스마스에 찾아간 성모교회(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예루살렘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언덕에 오르자 도시 중앙에 금빛의 건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축물의 정체는 이슬람교에서 가장 신성한 건축물인 바위의 돔이다. 팔각형으로 지어진 사원은 외부를 덮고 있는 타일과 금빛의 돔이 너무 아름답기만 하다. 아주 아이러니한 것은 종교와 역사의 연관성 때문에 바위의 돔은 다른 종교에서도 신성시한다는 점이다. 

세계3대종교가 숨쉬는 예루살렘(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세계3대종교가 숨쉬는 예루살렘(사진=권동환 여행작가)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모하메드가 대천사 가브리엘과 함께 천상으로 올라갔다는 바위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하느님의 제물로 받쳤다고 전해지는 기독교&유대교의 바위가 현재 바위의 돔이 세워진 장소로써 동일하다. 한마디로 바위의 돔 자체가 아닌 바위의 돔이 세워진 그 자리가 신성한 것이다. 유대교에게는 성전, 기독교에게는 부활의 현장, 이슬람교에게는 무함마드의 성지로 여겨지는 4천 년 역사의 예루살렘은 끊이지 않는 순례자들의 발길로 가득하다. 세계 3대 종교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이곳의 12월은 누구에게나 ‘Happy Holiday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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