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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강제 연애의 끝없는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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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강제 연애의 끝없는 늪
  • 이창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6.28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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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인 강제 연애가 불러오는 불행의 지름길

“지금 6년째 연애 중이에요.”

“6년이면 꽤 오랫동안 연애를 했네요?”

희정은 오랫동안 연애를 했다는 것에 자부심 같은 것이 느껴졌다.

“네, 그런데 사실 6년째 강제연애 중이에요.”

“강제연애? 데이트 성폭력이나 뭐 그런 건가요?”

걱정스러운 질문에 오히려 희정은 손을 내저으면서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일부러 연애하고 싶어서 강제적으로 연애하는 거예요.”

희정과 대화가 이어질수록 정서적인 불안감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희정은 스스로 외로움을 무척 많이 타는 성격이라고 했다. 현재 하는 연애도 사랑의 감정 때문에 시작한 게 아니라 외로움이 두려워서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희정은 혼자 있으면 이유 없이 두렵고 걱정이 많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감정을 연애로 달래려는 것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굉장히 많이 의식하는 사람의 경우, SNS에 멋진 연애 사진을 업로드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연애를 계속하기도 한다. (출처 : pixabay)
▲타인의 시선을 굉장히 많이 의식하는 사람의 경우, SNS에 멋진 연애 사진을 업로드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연애를 계속하기도 한다. (출처 : pixabay)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거나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상태를 ‘스톡홀름 신드롬’이라 한다. 표면적으로는 비이성적이라고 하지만 사실 내면적으로는 극한의 공포감에서 자신의 심리를 보호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이다. 저항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낄 때 오히려 범인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심리를 보호하려는 일종의 방어기제, 혹은 자기최면으로 볼 수 있다. 희정도 외로움으로 비롯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강제연애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로움은 상황에 따라서 두려움과 공포를 만들어낸다. 특히 대인관계의 경험이 많지 않은 성장기 청소년이나 젊은 층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더 심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외로움’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 상태다. 단, 대다수가 외로움을 견디고 참아내거나 인내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며 생활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외로움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추며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심리적 성장을 거부하는 상황도 종종 관찰된다. 희정과 같이 강제연애로 외로움을 달래려는 경우도 있고, 친구들끼리 팸이나 패밀리를 결성하여 우정으로 해결하려는 때도 있다. 또 마마보이나 파파걸과 같이 부모로부터 독립을 스스로 거부하며 외로움을 해결하려는 모습도 흔하다.

강제연애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 불행한 결혼생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핍을 충족하려는 결혼은 상대방에게 더 많은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출처 : pixabay)
▲강제연애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 불행한 결혼생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핍을 충족하려는 결혼은 상대방에게 더 많은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출처 : pixabay)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외로움은 자신만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아니다. 두려움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점점 더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강제적’으로 라는 말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결국,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을 계속 미루고 미루는 것일 뿐이다. 마음은 아픈 만큼 성숙하고, 성숙한 만큼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아픈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난 다음 다가올 새로운 인연을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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