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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중국 고급 요리의 정석 베이징 훠궈 '솬양러우(涮羊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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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즈 松延유수현 에세이] 중국 고급 요리의 정석 베이징 훠궈 '솬양러우(涮羊肉)'
  • 松延유수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25 09:5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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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샤부샤부 '훠궈'
솬양러우의 기원은?
침샘 자극하는 솬양러우를 맛있게 먹으려면?

여름에는 더위를 날릴 수 있는 냉면이 있다면, 겨울에는 뜨끈뜨끈한 국물로 한기를 이겨낼 수 있는 '샤부샤부'가 생각난다. 특히 샤부샤부는 따로 반찬이 필요 없어 손님을 접대할 때 환영받는 요리 중 하나이다. 또한 사람들과 테이블에 둘러앉아 푸짐하게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 친목 도모에도 안성맞춤이다. 이 샤부샤부를 중국에서는 ‘훠궈(火鍋)’라고 부른다.

훠궈는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요리 중 하나로,  중국의 어느 지역을 가도 훠궈 전문점은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 가끔 음식 메뉴 선정으로 망설일 때, 훠궈 음식점에 가서 그저 고기랑 야채만 시켜 훠궈 육수에 넣어 익힌 후 소스에 찍어 먹기만 하면 되어 필자도 선호하는 요리이다.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출처/바이두)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출처/바이두)

훠궈는 지역에 따라 크게 베이징 훠궈, 쓰촨 훠궈, 항저우·쑤저우 훠궈, 구이저우 훠궈, 광둥 훠궈 등으로 나뉜다. 훠궈 별로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어 모두 소개하고 싶지만, 그러면 길기도 하거니와 정보가 너무 많아 독자들이 소화불량(?)에 걸릴 수 있어 그중 하나만 골라서 오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려 한다.

원래 공부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처럼 오늘은 '베이징 훠궈'인 '솬양러우'에만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해 보자. 이 솬양러우를 특별히 소개하는 이유는 필자가 베이징에서 오래 살아 베이징 요리에 남달리 애착이 있고, 뽀얀 백탕과 빨간 홍탕으로 이루어진 훠궈는 인지도가 높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다.

 

베이징 훠궈는 '솬양러우(涮羊肉)'나 '양러우훠궈(羊肉火鍋)'로 불린다. 베이징은 중국에서 북방에 위치하는데 북방 사람들은 주로 양고기를 선호한다. 따라서 훠궈 육수에 양고기를 넣어 먹어 ‘솬양러우’라고 부른다. '涮'은 '끓는 물에 흔들어 씻다'라는 뜻이므로 '涮羊肉'는 '양고기를 끓는 육수에 흔들어 데쳐 먹는 것'을 의미한다.

베이징 훠궈 솬양러우(涮羊肉)
▲베이징 훠궈 솬양러우(출처/바이두)

그럼 이 솬양러우는 언제 생겨났을까? 놀랍게도 전쟁 중에 한 요리사의 지혜로 탄생하게 되었다. 솬양러우의 기원은 원나라의 시조이자 징기즈 칸의 손자인 원 세조(世祖) 쿠빌라이 칸과 관련이 있다.

한 번은 쿠빌라이 칸이 군대를 이끌고 남쪽으로 정벌을 떠났다. 원정 중 군사들과 말이 모두 지친 것을 본 쿠빌라이 칸은 잠시 행군을 멈추고 일단 배를 든든히 채우기로 했다. 그리하여 요리사에게 명을 내렸는데 그날따라 쿠빌라이 칸은 고향의 양고기가 그리웠는지 푹 삶은 양고기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에 요리사는 양을 잡아 푹 삶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적군이 쳐들어왔다.

이 소식을 들은 쿠빌라이 칸은 부하들에게 전쟁 준비를 명하면서 한편으로는 요리사를 재촉했다. 그러자 요리사는 고민에 빠졌다. 적군이 코앞에 닥친 판에 양고기를 푹 삶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찌할까 고민하던 차에 갑자기 요리사의 머리 위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요리사는 먼저 양고기를 얇게 썰어 육수에 넣고 몇 번 흔들어 고기를 살짝 익혔다. 그런 다음 양고기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를 만들어 양고기와 함께 쟁반에 받쳐 들고 쿠빌라이 칸에게 갔다.

쿠빌라이 칸은 요리사가 내온 이 음식을 얼른 먹고 나가 적군을 무찌르고 화려하게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왔다. 기분이 좋은 쿠빌라이 칸은 이 모든 것이 요리사가 내온 양고기 음식 때문이라 생각하고 요리사에게 다시 그 음식을 만들어오라고 했다. 두 번째로 이 요리를 맛보게 된 쿠빌라이 칸은 그 맛에 반해 음식 만드는 방법을 따 '솬양러우'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쿠빌라이칸에 의해 생겨났다고 해서 음식점 이름을 원세조 솬양러우 전문점(원조 샤부샤부의 의미를 지님)이라고 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기도 한다.
▲쿠빌라이 칸에 의해 생겨났다고 해서 음식점 이름을 원 세조 솬양러우 전문점(원조 샤부샤부란 의미를 지님)으로 짓고 장사를 하기도 한다.(출처/바이두)

그 후로 솬양러우는 궁중요리로 대접받았으며 굵직한 황실연회에 빠져서는 안 될 요리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따라서 서민들은 구경도 못 하는 음식이었는데, 청나라 도광제(道光帝) 때 한 양 고깃집 주인이 황실의 환관을 매수해 환관으로부터 솬양러우 만드는 법과 그에 곁들여 먹는 소스의 비법을 알아내어 민간에 퍼뜨렸다. 그리하여 솬양러우가 마침내 서민 음식으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솬양러우를 먹는 방법은 우리가 보통 샤부샤부를 먹는 방법과 비슷하다. 샤부샤부용 양고기는 종이처럼 얇게 썰어서 나오기 때문에 육수에 몇 번 흔들어 바로 먹으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고기를 너무 오래 익히면 고기의 영양분도 빠져나가고 육질도 질겨지니 고기를 살짝만 데쳐야 한다.

솬양러우를 먹고 있는 모습(출처/바이두)
▲솬양러우를 먹고 있는 모습(출처/바이두)

그 밖에 깨알 팁이라면 한국은 고기를 인원수에 맞게 1인분 2인분으로 주문하는데 중국은 인분이 아닌 접시로 주문한다. 따라서 고기를 시킬 때는 1접시 2접시로 말해야 한다.

솬양러우를 먹으러 가서 고기 외에 다른 것들도 주문해야 하는데 중국어를 못 해 주문을 못 할까 봐 필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몇 가지를 적고자 한다.

양고기: 羊肉 [yángròu]
소고기(정확히 말하면 차돌박이 비슷한 소고기): 肥牛 [féiniú]
생선 완자: 鱼丸 [yúwán]
새우 완자: 虾丸 [xiāwán]
배추: 白菜 [báicài]
두부: 豆腐 [dòufu]
팽이버섯: 金针菇 [jīnzhēngū]
게맛살(크래미): 蟹棒 [xiè bàng]
스팸: 午餐肉 [wǔcānròu]
넓은 당면: 宽粉 [kuān fĕn]
국수: 面条 [miàntiáo]

이때 위에 필자가 써 놓은 중국어가 너무 복잡해 못 하겠다 하는 분들은 그냥 양고기, 소고기만 기억하고 야채와 버섯은 모둠 세트로 주문하면 된다.

야채 모둠 세트는 중국어로 '슈차이핀판蔬菜拼盘[shūcài pīnpán]'이라고 하고, 버섯 모둠은 중국어로 '모구핀판蘑菇拼盘[mógu pīnpán]'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훠궈의 필수 아이템(?)인 ‘양러우(羊肉)’,’뉴러우(牛肉)’,’슈차이핀판(蔬菜拼盘)’,’모구핀판(蘑菇拼盘)’ 이 네 단어만 알고 가면 거의 골고루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양한 소스(출처/ 바이두)
▲다양한 소스(출처/바이두)

다음은 소스 만드는 깨알 팁을 소개하려 한다. 솬양러우의 소스는 대부분 중국식 깨 소스인 마장(麻酱)인데 처음 먹으면 텁텁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가 자주 만드는 소스 조합을 공개하려 한다. 마장 소스+간장색을 띠는 중국 식초 +다진 마늘+잘게 썬 파 이렇게 섞으면 텁텁한 맛이 부드럽게 변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중국어로는

마장: 麻酱([májiàng]
간장색을 띠는 중국 식초: 陈醋 [chéncù]
다진 마늘: 蒜泥 [suànní]
잘게 썬 파: 葱花 [ cōnghuā]라고 말한다.


황실 요리로 그 지위를 당당히 누렸던 베이징 훠궈 솬양러우! 만약 베이징에 갈 일이 있으면 솬양러우를 먹으면서 황실의 품격을 한 번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특히 매서운 한파로 뜨끈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요즘, 솬양러우로 추위뿐 아니라 꽁꽁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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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bbs 2019-12-28 16:12:52
중국출장처가 북경 외곽지역인데 그곳에 양고기가 특히 맛있는 집이 있어요. 거기서 처음 솬양로우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국물파에겐 좀 아쉬울순있는데 북경 가시면 한번 경험해보시길. 익히 알고있는 훠궈와는 다른 매력이 있답니다

고영미 2019-12-25 18:45:31
올 한해 동안 재미있고 유익한글 감사합니다.
유수현님글을 통해,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졌던 중국이 어느새 옆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내년에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희망 2019-12-25 14:45:58
크리스마스에 무척 어울리는 메뉴 같습니다~^^황실 요리라니 더더욱 먹고 싶네요~^^유익한 글 매번 잘 보고 있어요~유수현 칼럼리스트님 늘 응원합니다. 승승장구 하시길 빕니다~^^

joo 2019-12-25 10:43:25
유수현님 음식 관련 글은 언제 봐도 군침이 흐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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